사 학년 이반 친구들은 나를 싫어하는 듯합니다.
날 괴롭게 하는 모든 것들을 맨날, 맨날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못나서 그런 걸까요?, 아님 내가 모르는 못된 짓을 그들에게 한 게 있을까요?
나 자신을 탓해보기도, 아이들을 원망하기도, 빌어보기도, 부탁해보기도 했지만
돌아오는 것들은 놀림과, 또 다른 웃음거리, 그리고... 괴롭힘 들이였습니다.
하루가 더해갈수록 몸과 마음은 적응하라고 합니다.
마음이 약해져서 몸이 약해진 걸까요?
몸이 지쳐 마음이 꺾인 것일까요?
고민에 의한 고민 때문에 고통받았던 순간들, 생각을 놓으니 차라리
편해지는 것 같습니다.
누가 나에게 뭐라 하던, 무슨 짓을 하던 무감각 해져 버리 감정들
때문인지, 많은 것들이 오히려 쉬워지고 편안해졌습니다.
다만 유일하게 마음 한구석에 거슬리는 것이 있습니다.
나 자신이 온전히 나 자신일 때만 있었던 어떤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여전히 나기 때문에 고통받는 그 무엇입니다.
이것을 아직까지도 느끼는 것은 다 그 아이 때문입니다.
그 아이는 다른 아이들이 하는 행동을 따라 하지 않았으며,
자신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관심을 보이지 않던 아이입니다.
무엇보다 저를 괴롭히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런 걸까요 저는 이아이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나를 괴롭히지 않는 단 하나의 이유로 누구를 좋아해도 되는 걸까요?
가끔은 이런 저의 모습이 너무 추운 겨울에 창문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햇빛이
너무따듯해 쬐고 있는데, 구름이 해를 가릴 때마다 그 빛이 사라져 추워지면
구름을 미워하게 되는 마음 같습니다.
그 아이의 무관심이 나를 따듯하게 만듭니다. 나를 편하게 합니다.
영원히 날 쳐다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곳을 나가기 전까지만이 라도
날 쳐다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랬으면 합니다.
힘들었던 수업이 끝나고 철문을 나왔습니다. 철문밖에는 문방구점이 세 개가 있습니다.
문방구에는 아이들이 부쩍, 부쩍 거립니다. 문방구점에 있는 흥밋거리들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나에게 관심을 같던 친구들은 전부 거기로 몰립니다. 몰려있는 아이들을
피해 집으로 돌아가곤 합니다. 근데 오늘은 저도 같은 곳에 시선을 두 개 됩니다.
문방구집 아저씨가 커다란 쥐 한 마리를 잡아 기다란 꼬리를 잡고 흔들어 되며
몰려있는 아이들에게 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 아이들은 놀라면서도
낄낄되며 웃고 있습니다. 쥐는 아픈 건지, 아니면 화가 나는 건지, 계속해서
절규에 가깝게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쥐는 쮝, 쮝 이라고 배운 것 같은데
그런 소리가 아녔습니다. 처음 들어봤지만 처음 들어본 소리가 아닌 소리였습니다.
문방구집 아저씨는 발악하는 쥐를 농락하며 꼬리를 잡고 빙빙 돌렸습니다.
쥐도 처음에는 꿈들, 꿈들 거렸지만 이네 지쳤는지 그냥 축 늘어진 체 가만히 있습니다.
아이들도, 문방구집 아저씨도 흥미가 떨어졌는지 축 늘어진 쥐를 무미건조한 눈빛으로
더 움직여 보라는 듯 쳐다보았습니다. 그렇게 수분을 기다려도 움직이지 않자,
문방구집 아저씨는 아이들에게 잠깐 기다려보라는 듯 손짓하고는 잠시 어디 갔다 왔습니다.
아저씨는 반틈 잘린 페트병에 물 같은걸 담아 왔습니다. 그곳에 쥐를 몇 번 담갔고
그럴 때마다 움직이지는 안 았지만 쥐는 끽, 끽 거리는 소리를 내뱉으며 외마디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렇게 충분히 적셨다고 생각한 문방구집 아저씨는, 쥐를 길바닥 위에
놓아주고 그위에 샤워를 시켜주듯 쥐 몸 위에 페트병에 있던 액체를 살짝 부어 주었습니다.
아저씨는 그리고 기다렸습니다. 아이들은 아저씨의 움직임에 따라 시선이 움직였습니다.
나 또한 그들과 똑같이 시선이 같습니다. 쥐는 바닥 위에 잠시 비틀거리다,
자신의 발을 디딜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문방구집 아저씨는 라이터로 바닥에 적셔진 액체 위에
불을 붙였습니다. 기다란 쥐 꼬랑지에 적셔진 액체가 쥐가 달렸던 자리에
길 위에 그려져 있었습니다. 꼬랑지 때문에 길게 그려진 줄 그림이 도화선처럼
불이 그 줄 따라 불이 붙어 쥐에게 다다를 대까지 순식간에 일이었습니다.
쥐는 처음은 무슨 일인지 모르는 듯했습니다. 자신에게 닥 친일이 말이죠
그렇게, 그렇게 몇 발자국 달리다 비명과 함께 길 위에 가만히 누웠습니다.
쥐의 몸은 점점 검게 변해 같습니다, 움직임이지 않는 쥐는 흥밋거리가 아녔는지
아이들은 하나, 둘 등을 돌리고 문방구집 가게 앞에 다른 것들을 구경하기 시작했어요.
길 위에 있던 검게 타버린 쥐는 문방구집 아저씨가 하수구 구멍 아래로 집어넣었습니다.
쥐가 불쌍하다는 생각해야 하는 걸까요? 이상합니다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불쌍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감정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나는 다시 발걸음을 옮겨 다른 아이들이 나를 알아보지 않기를 바라며 길을 걷습니다.
익숙한 골목을 지나, 육교를 건너, 큰길을 걷다, 집으로 가는 마지막 골목을 가던 중
한 아이를 보았습니다. 그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게 나와 같이 지나친 관심을 받고 있는 듯
했습니다. 신경은 쓰이지만 신경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가 처해있는 상황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내가 어떻게... 정의까지는 아니어도 누군가의 상황에 간섭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났습니다. 모른 척 최대한 내가 없는 듯 그 골목을 빠져나오려 했습니다.
하지만 얼떨결에 그 아이를 쳐다보았어요 그러다 그 아이와 눈을 마주쳤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쳐다보지 말았어야 했는데 애써 눈빛을 피해 걸음을 옮겼습니다.
골목을 지나 집 근처까지 왔을 때 검게 타버린 쥐가 생각이 났습니다.
짧은 비명을 지르고 죽어버린 그 쥐가 생각났습니다. 아이들과 문방구집 아저씨에게
조롱당하며 죽어 가던 쥐가 생각이 났습니다.
무슨 감정 때문이었을까요?, 어떤 생각이었던 걸까요?
저는 가는 길을 멈추고 등을 돌려 왔던 길을 되돌아갔습니다. 가는 길에 널브러져 있던
나무 막대기를 하나 들어 방금 전 그 아이가 있던 골목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불에 타버린 쥐처럼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그 아이를 괴롭히던 아이 세명에게
앞 허공에 막대기를 휘저었습니다.
“하지 마, 하지 마, 꺼져, 꺼져”
아이들 눈이 휘둥그래 졌습니다. 몇 번의 저의 막 대길 질을 보고는 반대편 골목 입구로
빠져 나 같습니다.
저와 그 아이만이 텅 빈 골목에 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어색함만이 남아있더군요
그 아이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고마워”
저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손에 쥐고 있던 막대기를 바닥에 내려놓고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그 아이가 다시 말을 걸어왔습니다.
“몇 학년이야?”
나보다 학년이 높을까 걱정하며 조심스레 말하는 듯했습니다.
“사, 사... 사 학년”
그 아이는 이야기를 듣고는 약간 아쉽다는 표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웃으며 말했습니다.
“전 삼 학년이에요 형”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잠시 생각해보니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형이라 부르는 이아이에게 뭐라 말해야 할까요?
그 아이를 가만히 쳐다보다 저는 ‘조심해’라는 말과 함께 집으로 가려했지만
집에 같이 놀지 않겠냐며 그 아이가 말을 했습니다.
보통은 거절하는 것이 맞는데 이상하게 거절을 할 수 없었습니다.
내심 이아이를 구해줬다는 생각 때문일까요? 아님 어쩌면 나보다 어릴지라도
친구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일까요? 그 아이를 뒤를 쫓아 약간은
기분 좋음으로 길을 따랐습니다. 그 아이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 같습니다.
분명 집으로 간다 했는데 내가 생각하는 집이 아닌 커다란 건물로 들어가
3층으로 같습니다. 3층에 오니 유리로 된 문에 피아노 학원이라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저는 의아하다는 듯 그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집에 간다 하지 않았어?”
그 아이는 여기가 자기 엄마가 하는 학원이라며,
놀게 여기에 더 많다 했습니다.
조금은 어색했지만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그 아이를 따라 문안으로 학원 안으로 들어 같습니다.
아직 수업시간이 아닌지 피아노 학원은 조용했습니다.
학원 안은 바닥은 푹신한 무언가가 깔려있었고 신발이 아닌 실내화를 갈아 신어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안은 간단했습니다 'ㄱ' 모양으로
학원은 여러 개의 조그마한 방들이 있어고 조그마한 방 문중 간에는
네모난 유리로 안이 보였습니다. 방안에는 피아노와 의자 그리고 책이 보였습니다.
사람이 세사 람정도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피아노 수업실 밖 거실은 넓었습니다. 구석쯤에 티브이 한대 만있을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아이의 말처럼 놀만 한 것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혹시 몰라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피아노가 있는 방이 아닌 다른 방에서 한 아주머니가 나왔습니다.
아줌마처럼은 보였지만 아줌마라고 하기에는 젊어 보였습니다.
“왔어”
그 아이를 불렀지만 저에게 시선을 두었습니다.
아이는 해명하듯이 저를 소개했습니다.
“응 친구야 여기서 놀다 가두되?”
아이가 말하자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습니다.
“조금 있으면 수업 있으니깐 방해 안되게 해야 해”
이렇게 말하고는 아주머니는 나왔던 방으로 다시 들어 같습니다.
나는 그 모습을 확인하고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며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뭐하고 놀 거야?”
아이는 티브이 아래 옆 조그마한 수납장에서 게임보이를 꺼냈습니다.
그 아이는 이걸 하자며 나를 부릅니다.
저는 그 아이 옆에 않아 그 아이가 알려주는 데로 조이스틱을 조작합니다.
그 아이는 테트리스를 좋아했습니다.
저 또한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오락실에서 자주 해서 못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조이스틱이 사용방법이 달라 조금 어색해했지만
차츰 낳아졌습니다. 그렇게 테트리스에 빠져 게임하는데 등 뒤 쪽으로
문이 열리면서 실내화가 끌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누군가 걸어가 방 안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테트리스의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저의 손가락이 게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결국 게임에 죽고 말았습니다.
옆에 있던 아이는 더 할 수 있다는 듯 눈에 빛이 납니다.
게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피아노 소리가 들립니다.
방금점에 들어온 사람이 피아노를 치는 듯합니다. 나는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눈을 이리저리 돌립니다. 그리고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그 아이입니다. 다른 아이와 달리 날 무관심하게 대해줘서 내가 좋아하는 그 아이입니다.
네모난 유리창 너머 보이는 그 아이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유리창이 작게 느껴집니다.
피아노 소리가 들립니다. 분명 그 아이가 치는 것일 겁니다. 그 아이의 손은 보이지 않지만
그 아이가 치고 있습니다. 유리창 사이로 보이는 그 아이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가 치는 피아노 소리는 왜 이리 감정이 선명하게 느껴지는 걸까요.
그 아이는 충분히 무안가를 했는지 손가락을 깍지를 껴 머리 위로 팔을 들어 쭉 하고 뺍니다.
그렇게 기지개를 켜고 유리창 너머로 시선을 둡니다.
그 순간 저와 눈이 마주칩니다. 처음 봤습니다 그 아이가 당황하는 모습을요
눈동자가 흔들리는 모습을요 아니 처음으로 그 아이의 눈동자를 본 것 같습니다.
그 아이는 한참을 저를 빤히 쳐다봤습니다. 이상한 일이죠 막상 그 아이가 저를 쳐다보니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그 아이가 아무렇지 않게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아이의 엄마가 그 방으로 들어갑니다. 나를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고
방에 들어오는 아이의 엄마에게 인사를 합니다.
피아노 의자에 안은 아이의 엄마는 책을 가리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그 아이와 나눕니다.
그리고 잠시 뒤 피아노 소리가 들립니다.
살면서 처음 들어 본 것 같습니다. 피아노 소리를요 이렇게 좋은 소리가 세상에 더 있을까
싶습니다.
나와 게임을 하던 아이가 죽고 말았나 봅니다. 저를 부르며 한판만 더하고 다른 거 하자며
말합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게임을 합니다. 피아노 소리를 들으면서요
처음으로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내가 세상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해서일까요?, 좋은 노래를 듣고 있어서 일까요?, 아님 둘다때문일까요?
나도 모르게 미소가 나오는 듯했습니다. 다른 좋은 생각을 해서일까요 게임에 집중이 되지
않아 금방 죽고 말았습니다. 그 아이도 내가 죽고는 흥미를 일었는지 금방 죽었습니다.
다른 게임을 하자며 말하고는 과자를 가져올 테니 잠시만 기다리라 했습니다.
저는 아이가 일어서는 모습을 보고 그 아이가 있는 방 쪽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창문 넘어 방안 쪽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때마침 그 아이가 나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 손가락을
따라 아이 엄마의 고개가 돌려집니다.
그리고 아이 엄마와 눈이 마주칩니다. 여기서는 그들의 대화가 들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분명 좋은 쪽의 이야기는 아닌듯합니다.
그 아이를 쳐다봅니다. 그 아이의 눈과 마주칩니다 방금 전까지의 당황스러움은 사라지고
겨울바람 같은 눈빛을 하고 있습니다. 그 순간 아이의 엄마가 문을 열고 저벅, 저벅 나에게
걸어옵니다. 그리고 조용하고, 차분하고, 예를 가추려 하지만 냉정한 말투로 나에게 말합니다.
“너 사 학년이라면서”
이 말에 너는 우리 아들과 한 학년 많으면서 왜 친구로 소개했으며
지금 여기서 내 아들과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어찌 말해야 할지 몰라 멍하게 있었습니다. 아이 엄마의 어깨너머 방문 창 사이로 보이는
그 아이의 눈빛도 보였습니다. 그 눈빛은 아무런 감정이 없었습니다.
자기 할 일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눈빛도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당혹하게 한 무언가의,
무언가를 관찰한달까요, 확인한달까요 그런 눈빛였습니다.
엄마라는 분은 계속 대답을 재촉합니다.
나는 아무런 죄를 짓지 않았다 생각하지만 한 학년을 거짓말한 이유로 이 엄마에게만큼은
거짓말쟁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게 멍하게 있을 때 엄마의 아들이 과자를 들고 오며 말합니다.
“그게 아니라 이형이 말이야 방금....”
“됐어 애야 너는 이만 집에 가봐라”
엄마는 아이의 말을 다 듣지 않고 말을 했습니다.
저는 가방을 울러 매고 학원 문쪽으로 걸어갑니다.
신발을 신고 학원을 나가기 전 방안에 있는 그 아이를 다시 한번 쳐다봅니다.
그 아이는 조그마한 별일이 이제는 사라져 다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시작합니다.
저는 그 모습을 끝으로 학원 밖을 나옵니다.
그리고 두 시간 전쯤 했었던 일 집으로 가는 것을 합니다.
걷는 내내 저의 모습은 마치 너무 추운 겨울에 창문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햇빛이
너무따듯해 쬐고 있는데 구름이 해를 가릴 때마다 그 빛이 사라져 추워지면
구름을 미워하게 되는 마음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