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연

by J팔

어느 날 길을 걷다, 신호등 앞에서 덩그러니 서서 하늘을 보았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눈물이 하염없이 나서 도저히 멈춰지지가 안았습니다.

신호등 파란불이 몇 번이고 바뀌어도 건너편으로 건널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빨간불일 때 뛰어들어 어떤 일이든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느 정도 감정이 추슬러질 때쯤 길 건너 벤치에 않아 하늘을 올려 봅니다.

사람들이 다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아닌 모든 사람들이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순간만큼은 가족도, 친구도,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 였습니다.

종말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3차 대전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외계인들이 쑥대밭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바이러스가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안 좋은 모든 일들이 이 공간에 내가 살고 있는 이 공간에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그것을 소망하고, 바라고 간절히 원합니다.

나 따위도 잊어버렸습니다. 나도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쳤습니다.

'신이시여 존재하는 것입니까?'

신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대답해주세요 내 질문에

결론 내어 주세요. 내 생각에,

신이시여, 신이시여 당신은 존재합니까?

있다면 나는 왜 이리. 고통받아야 하는 겁니까?, 날 고통을 주는 모든

사람을 죽여주세요. 날고통스럽게 하는 모든 것들은 없애주세요.

당신이 없다면 없다고 말해주세요.

차라리 그러면 이 세상을 원망하겠습니다. 나를 원망하겠습니다.

가슴속으로 울부짖으며 하늘에 대고 계속해서 말을 했습니다.

짖어 됐습니다.

나에 울음 때문인지 나에 대답 때문인지 하늘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맑았던 하늘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비 가 그쳤습니다. 아니 비가 그친 게 아닙니다 무슨 일이 까요.

내 눈이 지금 잘못된 것일까요.

물방울이 일시 정지한 듯 내 눈앞에 멈췄습니다.

얼떨떨해졌습니다. 무슨 일일 까요 나는 눈앞에 물방울을 조심스럽게

천천히 손가락을 같다 됐습니다. 그러자 물방울에서 빛이

나오더니 나에 눈을 멀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빛나다

눈이 차츰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커다란 나무에 서있습니다. 바람이 불고 다리 밑에는 풀들이 살랑이였습니다.

내가 있는 나무 주위로 커다란 물줄기가 원 모양으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얼떨떨한 상황을 어안이 벙벙한 채로 가만히 서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언제였을까 어디였을까 소녀인지, 소년인지 모를 아이가 나에게 걸어왔습니다.

내 앞에 있는 이 존재는 언뜻 보기에는 아이의 모습을 한듯하지만

다르게 보면 어른처럼 또 다르게 보면 노인처럼 또 다르게 보면 인간도 멋도 아닌

무언가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존재하는 듯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듯했습니다.

누가 봐도 누구가 봐도 ‘신’이었습니다.

저는 그 존재에게 물었습니다.

“신이십니까?”

그 존재는 미소 짓는 듯했습니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채로 말입니다.

나는 다시 한번 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신입니까?”

또다시 말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조용한 정적만이 흐르다.

그의 눈을 보았습니다. 그 순간 그의 말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니 읽혔습니다.


“너가 괴롭다면 네가 괴롭게 한 것이고

너가 행복하다면 네가 행복하게 한 것이고

너가 슬프다면 네가 슬프게 한 것이고

너가 아프다면 네가 아프게 한 것이고

너가 기쁘다면 네가 기쁘게 한 것이고

모든 걸 너가한것이고 다 네 가 한 모든 것들이다.”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물었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 것입니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천천히 그 존재는 대답해주었습니다.

“너는 벌을 받고 있는 중이다.

네가 보고 있는 수많은 모든 것들이 너였다

네가 스쳐 지나간 모든 것들,

길을 걷다 우연히 본 아이 한 명, 길을 걷다 본 날으는 새 한 마리,

길을 걷다 너에게 짖는 개 한 마리 모든 것들이 너의 시간 속에서,

공간에서 땅에 하늘에 물에 있는 것들이

네가 아닌 적이 없었다.”

“넌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매 순간 다른 너로 계속 살아가고 있다.

지금 현재의 시간 공간에 나를 마주 보고 있는 너 많이

니 자신이 아니다. 많은 존재가 내 앞에서 있었다

그게 모두 다 너다. 넌 네가 마주한 모든 것들로 살아가고

나에게 오는 중이다 너의 시간 속에서 너의 공간에서 살아간

모든 것들로 살아서 나에게 오는 중이다.”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하나 궁금한 게 있었다.

그의 말에 나는 죄를 지었다고 했다 어떤 죄 때문에

이런 벌을 받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죗값의 끝이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신이시여 저는 무슨 죄를 지어서 벌을 받고 있습니까?

이 시간, 이 공간이 나의 죗값이라 말씀하시니

나에 죗값 끝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무슨 죄를 지었는지에 대한 그것만 알고 싶었는데 억울했던 것인지

나에 앞날에 대한 걱정인지 질문에 질문을 더하게 된다.

그런 질문들을 쏟아내는 나를 신은 가만히 쳐다본다.

아니 어떻게 보면 아련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았다.

그렇게 이야기가 끝나고 신이라는 사람은 질문에 대답을 했다.

“너의 질문은 옳지 안다 그래서 너는 너의 죄에서 벋어 날수 없다

너의 죄를 알 수는 없다. 알 수 없는 것 또한 너의 죗값이다”

나는 화가 났다. 분노가 일렀다. 나는 절규하며 신에게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왜 당신 앞에 있는 것입니까 나의 죗값을 다했기 때문에

나를 당신 앞에 오게 한 것이 아닙니까”

신은 대답 했다.

“지금의 질문은 옳다, 그러나 좀 전에 대답과, 질문은 옳지 않다”

나는 눈물이 났다. 무엇이 아니라는 것인지에 대한 답답함 때문에

그리고 다시 고통을 받아야 하는 삶 속으로 돌아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언제쯤 당신과 다시 마주하게 됩니까 아니 마주 할 수 있게 됩니까?”

신은 대답 했다

“그것은 너의 일이다”

나는 무슨 말인지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동안 다시 신은 말했다.

“너는 나다. 나는 너다.”

떨리는 목소리로 신에게 나는 물었다.

“그, 그것이 무슨 말입니까?, 내가 당신이라뇨?”

신은 말한다.

“너는 내가 되어야 할 시간이다, 너는 나를 신이라 부르지만 현재의 너보다

조금 더 아는 존재일 뿐이다. 그리고 네가 내가 되는 건 너의 죗값에 일부다.”



-수십만의 다른 생명체가 내 앞을 지나 같다. 아니 수십만의 다른 내가 지나 같다

그리고 다른 나들은 나에게 똑같은 질문을 해온다.

자신의 죄는 무엇이고 자신의 죗값 끝에는 무엇이 있는지, 사실 나는 모른다.

그들이 신이라고 부르는 존재가 되었음에도 나는 모른다. 오히려 다른 나에게

질문의 답을 원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 이전의 지금의 나란 존재였던 나도

아마 몰랐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어떤 계기로 그는 이곳이 싫어졌고

다시금 고통의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자신이 해답을 찾으려는 것일 수도 있고

이곳이 오히려 고통이라 생각했을 수도 있다.

지금 내가 그렇게 느끼고 있으니깐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곳에서의

시간이라는 것은 없는 시간과 같았다. 흐르는 것인지 멈춰있는 것인지

모르게 된다.

언제였는지도 이제는 기억이 나지 않는 고통의 시간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수레바퀴처럼 뱅글뱅글 돌아도 좋으니 말이다.

하지만 또한 두렵다 그 고통 속에서의 삶은 다시 다른 곳을 갈망할 것이라는 사실 또한 어렴풋이

기억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어떤 죄를 지었는지 어떻게 하면 죗값을 다할 수 있는지 모른 체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서 나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중 문득 생각이 났다, 하늘을 오랫동안 보지 않았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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