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윤회를 믿으세요?
전 가끔 믿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정말이지 간절히 믿고 싶어져요. 비록 그닥 착하게 산 것이 아니기는 하겠지만 이 많은 인간군상들을 줄을 세웠을 때 그래도 지옥불이 아닌 인간으로 태어날 커트라인에 들어갈 정도의 착함은 했다고 봅니다.
아무튼 빌어먹을 세상이 뭐 같다고 느낄 때면 차가운 한강물은 덤이고 높디높은 고층 건물에 올라 하늘을 쳐다보기 일쑤입니다. 다시 태어나면 이런 꼬라지는 전혀 모르고 사는, 곱디곱게 자라나는 그런 곳에서 태어나고 싶을 뿐입니다.
어떤 이는 말합니다. 너가 원하고자 하는 태어남을 위해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모든 상황들이 너의 고행이요, 업이라고 말입니다. 고행을 겪으며 업을 털어내고 덕을 쌓는 것이라고요. 처음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배와 술로 짙어질 대로 짙어진 탁한 생각을 훌훌 털어냈지만 자주 빈번히 겪으면 그렇지 않더군요.
고행과 덕과 업이라는 것을 어디에서 대출이 안 될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끌이라도 해서 대출받은 다음 당차게 개똥밭에 구르고 나서 온갖 지옥이라는 지옥을 겪는 게 차라리 나을 것 같다는 마음뿐입니다.
물론 그때 또한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밑도 끝도 없는 의문을 가질 거라는 것도 알지만 지금 이 순간이 숨이 턱턱 막히니 별수가 없습니다.
어차피 ‘답’이라는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잖아요. 다만 답이 아닌 것을 답이 되게 하려는 노력만 있을 뿐이니까요.
오늘도 10km를 뛰었습니다. 당장 죽어도 아쉬울 게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말이죠. 영양제는 꼬박꼬박 챙겨 먹고 몸에 좋다고 말하는 음식은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돈이 얼마이든 챙겨 먹으려고 합니다. 이 순간에도 죽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어쩌면 맞닥뜨리고 있는 이 모든 상황들이 항상 이중적인 맘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스스로가 이기적인 행동을 하면서도 타인이 하는 이기적인 행동은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처럼요.
온전한 지금의 기억으로 다음 생을 태어난다 해도 아마도 새로이 태어난 생의 삶을 불평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태어난다면 이해는 안 가더라도 이해해보려는 시도 정도는 하겠지만 말이죠.
그런 식이라면 전의 삶에서 원하던 삶이 지금의 삶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의 삶이 어떤 삶이었는지, 없었는지, 있었다면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분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스스로가 현재의 삶을 ‘꽝’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말이죠.
태초의 나부터 이전의 나에게 전부 말이죠. 그러니 조금 도와주셔요. 현재를 살고 있는 나에게 말이죠.
토익 대박, 주식 대박, 로또 당첨이면 진짜진짜 좋겠지만 세상 평균보다는 높게 욕심이라고 생각하신다 해도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조금이라도 높게 살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