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을 왱왱왱 하고 맴돌다 앉아 쉬고, 맴돌다, 앉아 쉬고 하고 있어요.
한 번은 죽을 뻔했지만 그 이후로는 죽일 생각이 없는지 날 내버려 두었어요.
내가 맴돌고 있는 방안은 연한 분홍빛으로 뒤덮여 있어요. 파스텔톤의 방안은 무언가
꿈나라에 온 것만 같아요. 방안 가구들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어요. 딱 필요한 것들만 있었어요.
그녀는 그리 복잡하게 사는 인간이 아닌 것 같더군요. 시계를 보니 이제 그녀가 일어날 시간이에요. 그녀는 일어날 때쯤 노래가 흘러나와요. 그것도 크게 말이죠. 얼마 있지 않았지만 그녀는 항상 같은 노래에 일어나는 듯해요. 어쩌고 저쩌고 비비디 바비디부라는 말이 계속 나오는 노래인데 어느 노인이 불러요. 지겹다는 생각도 들지만 계속 듣다 보니 정이 가서 그런가 이제 이 노래 아니면 상상 이 가지 않아요. 그녀가 막 침대에 일어나 양반다리를 한채 기지개를 켜고 있어요 기다란 두 팔을 머리 위로
쭉늘어 틀려서 말이죠. 그녀의 침대는 커다란 창문 옆에 있는데 창문을 살짝 열어 놓고 자요.
그래서인지 창문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바람 때문에 하얀색 커튼이 하늘하늘거려요.
커튼은 창문 밖 풍경이 다보 일정도로 얇아서 무언가 몽환적인 풍경이 만들어져요.
그녀의 몸은 참으로 예뻐요. 얼굴도 말이죠. 길게 뻗은 팔, 길게 뻗은 다리 모든 것이 완벽한 몸이었어요. 약간의 상처들이 보이 기는 하지만 그것은 흠이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 그 자체였어요. 그녀를 바로 보고 있자면 아마 신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예요.
그래서 여신이라는 말이 만들어진 걸까 싶습니다. 그녀는 가만히 하늘거리는 커튼 밖 풍경을 바라보며
아직 침대에서 일어난 잠의 여운을 느끼는 같습니다. 충분히 그렇게 앉아 있다 일어나
침대 밑바닥에 누워 간단한 스트레칭을 합니다. 그녀의 얼굴에서 나오는 표정은 여유로움이
물 신풍 깁니다. 나는 좋은 자리에 앉아 그녀의 스트레칭 장면을 구경합니다. 그녀는 시간을 들여 몸 구석 수석 풀어 주고 있어요. 그러다 그녀는 배를 스담 스담 하면서 배를 만지작 거립니다. 배가 고픈 듯합니다. 그녀는 일어나 주방으로 갑니다. 전날에 큰 솥에 만은 재료들을 넣어 끓여 먹었습니다. 먹을 것이 남았는지 그녀는 솥을 열어 국자로 휘익 휘익 저어 봅니다. 충분히 먹을 양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합니다. 그녀는 애매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다시 한번 국자를 휘익 휘익 저어봅니다. 그리고 고개를 한두 번 까닥입니다. 그녀는 냉장고에 혹시 수프에 넣을만한 게 있나 확인합니다. 냉장고 안은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 뒤져 보지 않아도 한눈에도 무엇이 보이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녀는 ‘흠’이라는 소리를 내며 피곤한 눈빛을 내비칩니다. 그녀는 기지개를 한번 더 켜고 주방 옆 문을 엽니다. 나무로 된 계단이 보입니다. 그녀는 어두운 계단 아래로 천천 히 내려갑니다. 자주 드나들던 곳이라
불빛이 없어도 일정한 나무의 뒤틀리는 소리를 내며 내려갑니다. 나는 여기가 어디인지 압니다 내가 태어 난 곳이기도 하고 내사촌들이 있는 곳입니다. 계단 아래에는 다시 문이 있습니다. 이문은 당기는 게 아니라 옆으로 미는 문입니다. 문을 옆으로 미니 따듯한 느낌의 형광등이 보입니다. 나는 저 불빛을 좋아합니다. 꼭 저녁노을 같거든요. 형광등 아래에는 나무로 된 책상이 있고 책상 위엔 LP플레이어가
있어요. 그녀는 이곳에서 딱한 곡만 들어요. 쁘띠, 쁘띠, 쁘띠를 반복하는 노래인데 여기 올 때마다 매번 듣는 거지만 묘한 중독성이 있어요. 그녀는 LP플레이어를 실행시키고 노래가 제대로 나오는지 확인 후 그녀는 가만히 형광등 불빛을 지긋이 쳐다보고 숨을 크게 마셨다 내뱉어요. 그리고 책상 옆에 비닐로 된 커튼을 옆으로 제치니 앞에는 커다라 소파가 있고 소파에는 여전히 며칠 전부터 앉아 있던 사람이 보입니다. 전에는 무엇이 좋은지 방방 뛰었는데 오늘은 그러지 않네요 일인용 소파의자 앞에는 영화가 나오는데 4명인가 5명의 사람과 그녀가 마구 엉키는 영화였어요. 영화에는 지금 소파에 앉아 있은 이 사람도 나와요 이 사람은 웃는 모습으로 그녀를 만져요. 그녀는 울고 있고 비틀비틀 거리며 이리저리 뒹굴거리고 있어요. 주위의 사람들은 그런 그녀를 보며 웃고 있어요. 무슨 내용의 영화인지 모르겠지만 이영화를 소파에 앉아있는 사람은 무엇이 재미있는지 며칠에 보고 있어요. 그녀는 소파 옆 오른편 책상에 와요. 책상 옆에는 옷걸이 같은 게 있는데 그녀의 체격보다 커다란 앞치마를 그녀
요령껏 입어요. 그리고 책상 위에는 여러 종류의 칼들이 있어요 한참을 지긋이 쳐다보다.
가위 같기도 한 뺀치 같은 것과. 기다란 칼 한 자루를 꺼내요. 노랫소리에 맞혀 몸을 움직여요.
책상 위에는 사진이 한 장 붙어있어요 영화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얼굴이 보여요 소파에
앉아있는 사람만 빼고 전부 얼굴에 빨간색 매직 같은 걸로 X자 표시가 되어 있어요.
그녀는 펜치 같은 가위와 칼을 들고 등 뒤로 몸을 돌려 소파에 앉아 있는 남자를 확인해요.
칼끝으로 앉아있는 사람의 안쪽 허버지 부위를 살짝 식 쿡쿡 찔러봅니다. 며칠 전에는
바둥바둥 되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조용합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그 사람에게 코에 가까이 돼봅니다. 숨결을 확인하는 듯해요. 며칠째 반복입니다. 그녀는 어디서 인지 모르겠지만 주사기를 소파에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 사람에게 찔러 넣어요. 잠시 후 축 늘어져있던 사람은 다시금 팔딱팔딱거립니다. 그리고 눈알을 부르르르 떨다 눈을 다시금 뜹니다. 세 번째까지는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팔딱팔딱거렸는데 이제 그의 눈알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이 제발 좀 죽여 달라는 것처럼 보여요. 공포도, 두려움도 없어요 다시 이렇게 살아 움직이는 것 자체가 괴로운 듯 제발 좀 죽여 달라는 눈빛처럼 공허한 눈빛만이 그의 눈언저리에 있어요. 그녀는 소파에 앉은 사람의 자세를 고쳐주고 빔프 록 젝트로 뿜어져 나오는 영상을 잘 보이게끔 해줘요. 그녀는 옆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며 다시 한번 무언가 고칠 게 없는지 확인해요. 그리곤 소파에 안은 사람에게 묶여있는 끈을 다시금 확인해요. 만족했는지 다시 주사기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칼과 펜치를 들고 소파 옆 비닐커튼을 제쳐요. 차가운 기운이 그녀의 몸을 감싸요. 비닐 안에는 몇 주 전에는 소파에 앉아있던 사람 있어요. 지금은 S모양의 갈고리가 목 뒷덜미에 꽂힌 상태로 대롱대롱 매달려있어요. 코와, 귀, 팔, 다리 어디 하나 성한대가 없어요. 지금은 세 사람이지만 한 사람이 더 있었는데 그 사람의 마지막 허벅다리가 주방에 있는 솥 안에 들어가 있어요. 내가 태어난 곳이 그 사람 몸안이었어요. 지금 몇몇 나의 사촌들 수백이 지금 매달려있는 사람의 창자 안 어딘가에 있을 거예요. 그녀가 펜치로 몇 개 없던 손가락을 똑, 똑, 똑
소리를 내며 짜르기 시작해요. 그리곤 허벅다리 쪽을 얇게 베어내요. 그렇게 비닐에 담아요. 늘 생각하는 거지만 그녀의 식욕은 대단해요. 이렇게 많이 먹는데 살이 안 찌는 것도 대단한 일인 것 같아요. 그녀는 하던 행동을 멈추고 잠시 고민하는 듯해해요. 아마 더 먹을지 안 먹을지을 고민하는 것일 것이에요. 쇼핑하듯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사람들을 확인한 후 담은 비닐봉지를 들고 나왔어요. 빌닐커튼을 닫고 왔던 동선 반대로 움직이며 이동해요. 그녀는 방안을 한 바퀴 둘러보고는 방안을 나와요. LP플레이에는 여전히 빙글빙글 돌며 노래가 나오고 있어요. 그녀는 노래를 끄고 문을 열어 비닐봉지를 털래털래 들고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요.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일정하게 그래서인지 경쾌하게 들려요. 저는 파리예요 이 집을 맴돌아요. 이 집에 대해 모르게 없어요 죽을 뻔한 적도 있지만 살아 그녀 주변을 맴돌아요. 그녀는 예쁘고 아름답다. 몇몇의 상처는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문제가 아니에요. 그녀의 모든 것이 완벽해요. 사랑받아야 마땅하고 고귀한 여신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