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히다.

by J팔

뭐부터 적어야 하나... 그래 이렇게 시작하자 어느 날 갑자기 뜬금없이 세상에 종말이 왔다. 어떤 종말이냐고? 그리고 너는 어디에 있고? 너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기다려봐라 차근차근 이야기해줄 테니 일단 종말의 원인은 바이러스다 뭐~ 진부하지만 바이러스다. 행성 충돌 이런 거였으면 내가 이렇게 살아서 이런 거나 적고 있지 않았겠지 어떤 바이러스인지 궁금할 거다. 뭐 이것도 진부하지만 좀비 같은 걸로 변화하는 거다. 근데 왜 같은 거라 말을 붙였냐면 빨리 죽는다. 좀비로 변하고 TV에서 나온 말로는 좀비로 변하고 3~6시간 정도 심한 공격성을 보이며 사람들이나 동물들에게 달려든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폭발하면서 죽는다. 이렇게 빨리 죽는 좀비 임에도 바이러스가 확산되었던 건 폭발 때문이었다. 피가 사방에 튀면서 그 피를 맞으면 피부로 흡수되어 또 다른 숙주를 만든다. 뭐 내가 이렇게 오래 살아남은 것도 다행히 좀비들이 빨리 죽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살아 돌아다녔다면 나는 진작 죽었겠지. 내가 어디 있냐고 나는 지금 편의점 안이다. 편의점에서 폰으로 좀비관련 뉴스를 봤다. 그리고 가계 유리창 너머 누군가 폭발하는 걸 봤고 나는 1초의 망설임 없이 셔터문을 닫아 버렸다. 일단 가계 문을 닫고 5분도 안되어서 전쟁이 난 것처럼 세상이 온통 시끄러웠다. 사람 살려, 살려줘, 오지 마, 저리 가 세상에서 들을 수 있는 온갖욕들은 다 들었다. TV에서 나온 것처럼 6시간 정도 지나니 뭐 조용해졌다. 사실 문을 열어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지만 뭐든 영화의 빠른 죽음은 호기심에서 시작되지 않던가 그래서 그날 술도 마시지 않았다. 술 먹고 혹시다 모를 근거 없는 자신감이 훅하고 올라와 명을 재촉할지 몰라 그날은 술은 마시지 않았다. 하지만 내생에 처음으로 담배를 피웠다. 담배연기만 맡아도 헉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싫었는데 그날따라 왜인지 담배 생각이 간절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위스키 맛같은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 같다. 조용했다. 그렇다고 해서 밖같이 안전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름의 계획을 세워보기로 했다. 한 달 후에 문을 열어보기로 일단은 편의점에 있는 음식들을 분류할 필요가 있었다. 한 달 정도는 너끈히 먹고 남을 터였지만 빨리 상하는 음식부터 그리고 유통기한이 짧은 것부터 먹어야 했다. 그리고 지금은 전기가 살아 있지만 언제 끊길지 모르니 냉장음식 위주로 먹어 없애 야했다. 여기서 가장 귀한 건 생각보다 물이었다. 물은 진짜 아껴야 했다. 생각 없이 먹고 싸다 가는 큰일이었다. 똥은 다행히 일회용 비닐이 있었다. 세 번 정도 싸서 보관하면 될 터였다. 비닐은 넉넉하게 있었다. 휴지도 넉넉하게 있었고 오줌은 빈 폐드병에 해결하면 될 터였다. 편의점에 갇힌 게 정말이지 감사하게 느껴졌다. 3일 정도 지나니 아무 방송도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인터넷도 되지 않았다. 세상과의 단절이 되었다. 그래도 전기는 끊기지 않았다.

3일 동안 생각보다. 많은 음식먹고 쓰레기를 만들어 냈다. 원래 그런거 였는데 내가 몰라던가 아님 유난히 긴장돼서 그런 건가 아님 편의점이라는 한정된 장소라서 그런가 먹기는 뭐같이 먹고 쓰레기는 엄청나 와 댔다. 고작 3일 지났는데 한 달 뒤면 쓰레기에 파묻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먹고 난 쓰레기는 관리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니 냄새가 올라왔다. 밀폐되어 있는 상태라 더욱 심했다. 쓰레기도 똥을 쳐리 하듯 쳐리 했다. 고작 3일인데 이런생활이 슬슬 지겨워졌다. 유희 거리가 필요했다. 평소에 마음만 먹으면 게임, 드라마, 영화, 유튜브 눈만 돌리면 볼 거 투성이었는데 지금 미쳐버릴 것 같다. 편의점에 신문 쪼가리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비품실에 찾아봐도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과자나 음료수 뒤편에 적힌 성분표를 보고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그래도 나름의 룰이 있었다. 술을 먹되 절대로 취할 정도로 먹지 않는다는 것 아무리 지루하고 짜증이나도 술만큼은 자제했다 그리고 간단한 운동은 쪼금 식이라도 했다. 씻는 거는 물을 사용하지 않고 물티슈 몇 장으로 해결했다. 다행히 평소 깔끔한 성격이 아니어서 그런 건가 아니면 물티슈의 성분이 좋아서 그런 건가 몇 장으로 몸을 닦아도 개운하다는 느낌은 들었다. 그렇게 15일이라는 시간이 지나 같다. 2주라는 시간이 나쁘지 않게 지나 같다 그 이후로는 시간이 정말이지 너무너무 기어서 가는 것 같았다 몇 번이나 문을 박차고 나가고 싶었지만 이상한 고집인지 모르겠지만 버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군이라던지, 경찰이 와서 생존 여부를 묻는 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일단 버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이 신중해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일단 그 미련한 시간 속에서도 살아있으니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지겨운 나날이 되니 글이라도 적어서 현재 상황을 기록 으로 남기기로 했다. 생각보다 적을 게 없었다. 인터넷은 안된다. 밖 같은 너무나도 조용하다. 차 소리, 사람 소리, 아무 소리 없이 고요하다. 세상에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보름 동안 편의점에 있는 음식들 3분에 1은 먹어 없엤다. 할 일이 없으니 배고파서 먹는 다기보다는 습관처럼 먹어 됐다. 이렇게 글로써 지금 상황을 적어 나가니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음식을 먹는 것을 줄여야겠다. 밖에 음식이 있을지 의문이고 건너편에 빵집이 있기는 했는데 지금쯤이면 다 상했을 터이다. 마트에서 파는 통조림 빼고는 신선제품들은 이미 다 상했을 거다. 아껴야 한다. 밖 같아 좀비와 다른 문제점이 없더라도 음식과 물 때문에 대부분의 행동을 해야 할게 분명했다. 신기한 건 티브이는 안 나오는데 전기는 오래 같다.

세상 사람들이 다 죽으니 전기를 조금 써서 전기가 오래가는 건지 발전소가 아직도 가동되어서 오래가는 건지 도통 이해가 되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몇이나 살아남았으려나 아니 살아있는 생물이 있기는 한 걸까 그러면 이 지구는 나부터 새로 시작하는 건간 아니면 아담과 이브가 세상에 다시 내려오는 건가 아무튼 세상이 리셋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나 혼자만 살아 있다면 그럼 내가 아담이자 이브가 되는 건가 만약 혼자만 살아남고 어떻게 자손을 남기게 된다면 몇만년 후의 찰스 다윈 같은 사람은 무어라 말할까? 너무 궁금해졌다. 생각해보며 나 말고 다른 인류의 사람들도 이런 뜬금없는 바이러스 때문에 멸종되어서 다멸종된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며 몇 번의 인류가 이런식으로 살아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나는 몇 번째 인류의 생존자일까 3번? 4번? 이런 쓸데없는 상상을 하다 보니 20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2주 같은 5일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안 가는 것 같다. 이제는 과자에 나오는 성분표마저 외워 버릴 것 같았다. 술을 안 먹게 다는 다짐을 도저히 이겨낼 수 없었다. 점점 의지가 살아지고 모든 것이 답답했다. 알코 중독자가 아니더라도 지금 골초가 된 지 오래이다. 담배를 그렇게 싫어했었는데 지금 담배마저 없었다면 아마 자살해버렸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슬 문을 열어 볼까 싶었는데 이제는 겁이 나기 시작했다. 만약에 좀비가 있을까 봐가 아니라 세상이 안 망해져 있으면 어떡하지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살아서 돌아다니면 어떡하지 하는 공포가 밀려왔다. 내가 미쳐가는 걸까 아님 그런 마음이 있었는데 이런 상황이 되고 보니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사람들이 살아 돌아다닌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나 아님 자연스럽게 장사를 다시 시작해야 하나. 편의점에 온같오물이 있으니 그것부터 치우고 시작해야겠지 아니다 사장한테 먼저 전화해야 하는 건가 이쯤 되니 처음 사람이 폭발했던 장면이 내가 확실하게 폭발한 것을 본 것인지 아닌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담배를 연달아 세개비를 피워 됐다.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멘털이 나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내가 이리 약한 인간이었던가 하는 정신적으로 그리 약한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은 무슨 일이던 겪어봐야 알 수 있는 것 같았다. 겪어봐야 자신의 한계를 알 수 있는 듯했다. 내가 이리도 약한 인간이었다니 며칠 안 남았지만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육체적으로 지치게 만들어야 다른 쓸데없는 생각을 줄이고 좀 더 나은 생각을 할 수 있을 듯했다 좀 더 나은 생각이라는 것은 가장 단순한 생각이었으면 했다 배고프면 밥 먹자 잠 오면 잠자자 같은 거 말이다. 그이 상의 생각은 현재 나의 정신으로는 공포로만 나가 왔다.

먹는 것도 줄였다. 정신을 예민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했다. 적당한 음식 고된 운동 담배도 참았다. 나 스스로도 까칠해져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모든 감각이 곤두서 있다는 느낌이 나쁘지는 않았다. D-day가 얼마 남지 않았다. 조금만 참자 조금만 참으면 세상을 알 수 있다.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했다. 세상이 망했을 경우, 사람이 있을 경우, 세상이 망했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 사람들이 살아있다면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세상일지 아니면 몇몇 생존자들만이 있을지 생존자들이 있다면 우호적 일지 아니면 공격적 일지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상황들을 머릿속에 그리고 그에 맞는 나에 대처 방법들을 생각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한들 사실 겪어보지 않는 이상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거다. 생각은 하되 꼭 그래야만 한다는 생각 또한 같이 버려야 했다. 가장 무서운 적은 내 생각일 때가 있다. 고정관념 같은 거 말이다. 상황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 지금은 어느 하나 처음이 아닌 게 없으니깐 말이다.

드디어 지겨운 시간이 지나가고 바로 그날이 왔다. 비닐봉지에 간단히 마실 것과 먹을 것을 넣었다. 세상이 정상적 으로 돌아간다면 집으로, 만약 아무도 없다면 근처에 대형 쇼핑몰로 가기로 정했다. 하나, 둘, 셋 햇빛이 눈을 찔렀다. 너무 밝아 앞이 보이지 않았다. 몇 초가 지나고 앞이 보였다. 나도 모르게 “다행이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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