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범

by J팔

숲이 우거진 곳을 걸어가고 있다. 왜인지 나는 지쳐있다. 푹푹 찌는 날씨 때문일수도 있고 신발에 들러붙은 진흙 때문에 한걸음 한걸음이 무겁게만 느껴져서 일지도 모른다.

목도 타고. 배도 고프다. 왜 여기 있는지 조차... 왜 이렇게 정처 없이 걷고 있는 것인지 조차 모르겠다. 지금 당장이라도 쉬고 싶지만 분명 나는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 그것으로부터 도망가는 중이다. 실체는 없지만 느낄 수 있다. 분명 나는 도망가고 있다. 어떠한 공포로부터 허겁지겁 뛰다 보니 어떠한 넓은 공간이 나왔다. 돔처럼 생긴 공간에 눈앞에 보이는 건 끝을 알 수 없는 절벽이다. 그 절벽에는 얇은 물줄기가 수없이 흐른다. 무성한 풀들 알 수 없는 새들의 소리 그 안에는 알 수 없는 원두 막이 있었다. 통나무로 지어졌고 문 옆에는 얼굴 두 개 크기 정도의 창문이 있다. 꼭 지쳐있는 나를 위해 만든 집 같았다. 그 집 안으로 들어 같는데 문을 열고 간 기억이 사라졌다. 그리고 눈만 깜빡이고 다시 뜬것 같았는데 집안에는 어떠한 삶에 대한 흔적이 짖게 배어 있었다. 방안에는 온같 잡동산이들이 나뒹굴고 벽에는 알 수 없는 핏빛의 자국들이 난자하게 있는 것만 같았다. 여전히 나는 피곤해하고 있다. 그리고 무언가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있다. 목이 말랐다. 불이라도 삼킨 것처럼 갈증이 마구 일렀다. 허겁지겁 화장실로가 물을 틀어 수도꼭지에 얼굴을 처박고 물을 마셔 대기 시작했다. 한참을 마시고 나서야 갈증이 사라졌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거울 속에 나의 모습을 보았다. 어색했다 분명 나인데 내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아닌 사람을 쳐다보는 것 같았다. 젊다면 젊고 늙었다면 늙어 보이는 외모에 무언가에 짖게 배어 있는 깊은 어떤 그늘이 있었다. 거실에는 어색하게 노여진 나무 의자가 덩그러니 있었다. 지쳐있는 나의 몸을 나무의자에 의지해본다. 다시금 집안을 둘러본다. 축축한 느낌의 집이다. 사람들의 웅성이는 소리가 콘크리트 벽을 타고 내 귀를 자극한다. 집 벽 금이 간 작은 균열 사이로 소리가 비집고 나오는 듯하다. 머리에 핏대가 서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소리가 자극적이게 느껴진다. 기운이 없지만 내 몸안 속에 분노는 아직 용광로처럼 부글부글 끓는다. 나는 무엇을 잡았는지도 모르게 손에 잡히는 대로 물건을 벽에 던져된다. 파괴된다. 어떤 존재의 이유가 있었던 것들이 부서지는 소리 파괴되는 소리가 이어진다. 그 폭풍 같은 분노가 집안을 휩슬고 있을 때 맘 큼은 오히려 고효해진다. 어떤 평화로운 휴양지 벤치에 않아 따듯한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노을진 바닷가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말이다. 나는 그고요함때문에 지금의 폭력이 나온다. 분노가 나온다. 집을 부술 것 같은 기세로 한바탕 하고 나니 온몸에 땀범벅이 되었다. 숨을 헐떡인다. 숨을 헐떡인다. 헉헉헉 심장이 뛰는 소리가 내고막에까지 전달된다. 두근두근두근 모든 것들이 커졌다 작아졌다. 작은 불빛들이 커졌다 작아졌다 한다. 나도 모르게 바닥에 쓰러져 누웠다. 주황색 조명이 집안 천장을 밝힌다. 천장 색깔이 원래 주황빛이었는지 하얀색이었는지 뜬금없는 궁금증이 일어났다.

한껏 고요해진 집안 공기에 심취해 잠이 들려는데 날카로운 노크소리가 세 번 났다 똑, 똑, 똑

나는 피곤했고 어떤 공포가 살아졌고 알 수 없는 소리가 없어졌다. 언제였는지 모르는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노크소리를 무시하자 나는 잠을 자야 한다. 하지만 노크소리는 방금 전보다. 더욱 날카롭게 느껴졌다. 똑똑똑, 똑똑똑, 똑똑똑 또 다시 머리에 핏대가 느껴지는 분노를 느꼈다. 하지만 지금의 분노는 방금 전관은 다르다 공포인지 두려움인지 모를 그런 것과 한대 썩여 있는 그런 형태의 어떤 것이었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어떤 죽음이라는 것을 비린내가 났다. 방금 전까지 보이지 않던 침대에 아래에서 소총 한 자루를 꺼냈다.

그리고 총알을 채워 넣었다. 써늘한 기분이 느껴졌다. 머리를 치켜세워 위를 보는데 사람 얼굴 두 개 크기의 창문에 어떤 눈이 눈동자가 총 안에 총알을 채우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놀란 나머지 공포마저 잊어버리고 총을 침대 아래 던지듯 넣어놓고 문을 박차고 나 같다.

넓은 풀밭에 세명이 있었다. 두 명은 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야기하고 있었고 한 명은 집 창문 옆에 서있었다. 창문 옆에 있던 사람에게 나는 말했다. “내 총을 훔치러 왔지 그렇치” 그자가 놀란 눈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무슨 소리하는 거예요 총이라뇨?” 나는 한층 더 위협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내 총을 훔치러 왔잖아 그렇찬아” 나는 도저히 참을 수없는 분노로 그자의 목덜미를 부여잡고 옷깃으로 그자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 총 훔치러 왔지 내 총 훔치러 왔지를 큰 목소리로 말했다. 멀찌감치 있던 두 명의 남자가 달려왔다. 목 조르고 있은 나를 밀치고 때리면서 목이 졸려 쓰러 져있는 그자에게서 때 내려 안감힘을 섰다.

어디서 이런 힘이 있었는지 나는 그자의 조르는 두 손을 때지 않았다.한참의 실랑이 끝에 나는 결국 그자의 목 졸려 죽여 버렸다. 나는 살인을 했다. 죽이고 나니 밀물처럼 두려움이 왔다. 빨리 이 자리에서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곧장 앞으로 뛰었다. 숨이 차도 차도 달렸다. 앞만 보고 계속해서 달렸다. 달리고 달리고 달렸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는............ 숲이 우거진 곳을 걸어가고 있었다. 왜인지 나는 지쳐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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