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질문을 했다. “J 씨는 만약 옆에 있는 사람이 냄새가 난다면 어떻게 할 건가요?”
그 자리에 있는 몇 명의 사람들이 나를 보았다. 딱히 궁금해서 보는 눈빛은 아니다 다만 여기의 주체자인 사람이 상석에 앉아 내게 질문을 했기 때문에 관심은 없지만 애써 관심을 가지는 척해야 하기 때문에 나를 쳐다본다. 나에게 관심이 있어 보는 눈빛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부담스럽지는 않다. 대충 아무 말이 나 얼 버부리고 끝내면 되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주체자가 하는 질문은 그냥 아무렇게나 하는 질문이 아니었다. 집에서 책을 읽다 생각나서 하는 질문도 아니었고 길가다 밥을 먹나 문득 생각이 나서 하는 질문이 아니었다. 왜 꼭 집어 나에게 질문하는지 나는 안다. 이유는 지난주에 모였을 때 나는 입고 갈 옷이 없었다. 입고 싶었던 옷을 전날 세탁을 했지만 예매한 상태로 말랐다. 뽀송뽀송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축축하지 않은 정도로 건조되어 있었다. 나는 이 옷을 입기 위해 다른 모든 것을 준비했기 때문에 안 입을 수가 없었다. 날씨를 보니 햇빛이 쨍쨍했다. 그리고 사람 피부에 닿으면 자연스럽게 더 빨리 마를 터였다. 시간만 더 있었다면 말리고 같을 것인데 어쩔 수 없었다. 결국 조금 축축한 체로 입고 같다. 결국 문제가 생기고야 말았다. 입기 전까지는 냄새가 나지 않았었는데 도착하고 의자에 앉았는데 어떤 냄새가 느껴졌다 옷이 덜 말랐을 때의 냄새였다. 당황스러웠다. 분명 입기 전까지는 섬유유연제의 향긋함이 스멀스멀 났었는데 말이다. 밖에는 쨍쨍한 날씨였다 눅눅하지 않은 날씨였다. 걸으면서 마를 거라 생각했는데 땀냄새가 스며들어 이런 냄새가 나나 생각했지만 아니다 이건 땀냄새가 아니었다 좀 더 이상한 냄새였다 냄새도 애매한 냄새가 났다.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악취가 될 수도 생활냄새가 될 수도 그냥 그저 그런 냄새가 될 수 있었다. 이날 무척이나 옆에 있던 사람을 신경 썼었다
현재 주체자가 냄새에 대한 질문을 내게 한다. 그때 내 옆에 앉아있던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
분명 오늘 나오지 않으면서 주체자에게 말했으리라 옆에 있던 사람에게서 냄새가 도저히 같이 못 있겠다고 주체자가 질문하면서 보이는 표정의 말이 이러했다. 너의 냄새 때문에 사람 한 명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냄새 때문에 누구를 민망하게 만든 다면 나의 위신이 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본인 스스로가 본인을 민망하게 하고 싶다. 너의 대답이 결국 너의 얼굴이다.
침을 뱉으려면 네가 스스로 니 얼굴에 침을 뱉어라 였다.
그래서 내심 주체자는 내 입에서 냄새나는 사람을 비난하고 욕하고 아니꼽게 이야기하기를 바라는 듯했다. 간교하게 느껴지는 주체자를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울컥 일어났다.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냥 그냥 물 흐르듯이 그게 나의 정체성이었는데 적어도 여기에서 그랬는데 화가 났다. 특히 내 옆에 있던 사람을 사람이 아닌 사람을 만들고 싶었다.
나는 그래서 거짓말을 하기로 했다. 아니 그 비슷한 것을 하기로 했다.
“흠~ 글쎄요 그 냄새의 주체가 무엇이냐에 따라 틀리지 않을까요.”
주체자는 자기가 듣고 싶어 하는 소리가 아닌 왜 이상한 소리를 짓거리고 있지라는 눈빛으로 날보고 있지만 입에서 나오는 말은 질문이었다.
“주체... 무슨 말인가요?”
난 이 상황과 맞은 생각을 예전에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생각했던 것을 최대한 기억해서 이야기해주었다.
“지금 여기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서로서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각각 살아가는 환경이 틀리죠 그런 사람들과 많이 그리고 자주 부대끼는 곳은 아마 대중교통 일 겁니다. 지하철이라던지 버스 말입니다.
그 안에서 다 향한 냄새를 우리는 접합니다. 어떤 냄새는 향기로 울 수 있고 어떤 냄새들은 고약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그리 좋은 향기를 맡을 수없다고 생각합니다. 향기롭다는 기준은 개인마다 틀리니깐요. 향수 취향 같은 거죠 세상이 이건 좋은 향기야라고 말하는 것도 때로는 누구에게는 악취가 될 수 있으니깐요. 반대로 악취라고 생각하는 것이 어떤 이에게는 향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요?”
주체자가 짜증 나지만 억누르듯 말의 추임새를 넣어준다. 앉아있던 사람들도 내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내 이야기보다는 주체자의 짜증 난 표정을 처음 봐서여서 그럴지도 모른다.
항상 감정 없는 기계처럼 말을 했기 때문이다. 오랜만인지 처음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체자의 감정이 섞이 말투는 충분히 구경거리였다.
거만한 인간일수록 오만한 인간을 두고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인간들 무리에서 오직 오로지 자신 혼자만이 용납된다. 자신과 같은 인간이 나오면 싫다 특히 아무 생각 없이 보이는 인간일수록말이다. 지금 경우가 그렇다. 그냥 그렇게 지날 갈거라 밥 먹는 것처럼 숨 쉬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아도 그냥 자연스럽게 하던 일에서 돌부리 하나가 덜컥하고 나온 거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땀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생 때는 이런 냄새를 싫어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게 생각합니다.
아마 노동하는 인간이 되고부터 그랬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일에 따라 틀리겠지만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 고된 일 일 이수록 땀냄새가 납니다.
물론 냄새가 향기롭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냄새에 이야기를 듣는다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은 왜 이런 냄새를 풍기는 걸까라는 생각을 한다면 조금은 틀려진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을 생각해 씻고 다녀야 하는 거 아니냐 냄새가 나면 차를 타고 다니면 되지 않느냐 관리 좀 하고 다녀라 한 끗 차이인 사람들이 더더 냄새나는 인간을 못 견뎌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옛날에 백성들을 위해 신분제도를 폐지시키려 했는데 가장 반대한 집단이 양반이 아니라 평민이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은 주체자는 “그런가요”라는 말과 함께 다른 사람에게도 나에게 했던 질문은 했다. 가볍게 던 지 말에 왜 무게를 두느냐 왜 오버하냐 그러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