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로스

by J팔

꿈을 꿨습니다. 꿈속에서 나는 이상하리 만큼 조용한 방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방은 무척이나 조용했습니다. 심장소리가 들릴 만큼 주위 커다란 책장에 평생을 다 써도 못 읽을 것 같은 책들이 꽂혀 있었습니다. 방안의 느낌은 원통 안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분위가 어색하고 신기해 한참을 두리번거립니다. 자세히 보니 내가 앉은 의자도 나무로 된 의자였습니다. 그리고 향기 같은 것도 느껴졌습니다. 풀냄새 같기도, 물 냄새 같기도 한 자극적이지는 안지만 무언가 신경 쓰이는 냄새였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고개를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누군가 나에 이름을 조용히 부릅니다.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리니 방금 전에는 보이지 않던 어떤 사람이 나와 마주 보고 앉아있습니다. 그 사람의 옷은 회색빛이 도는 멋진 정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신기한 건 그가 안경을 쓴 것 같지만 정작 얼굴이 온통 시커멋습니다. 전혀 얼굴에 윤각이 없는 시꺼먼 색입니다. 사람 그림에 일부로 검은색 크레파스로 덧칠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 그를 기이하게 쳐다보고 있는데 그가 말합니다.

“요즘 자주 꾸는 꿈이 있으시다고요?”

말해야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내가 나로부터 분리되어 꼭 나와 회색빛 정장을 입은 사람의 대화를 엿보는 것처럼 되었습니다.

하지만 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회색빛 정장 차림의 사람이 말하는 질문의 답을 내 생각과 같게 말합니다. 정신 또는 마음인 것 같은 나는 의자에 앉아 있는 육체를 조정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회색빛 정장을 입은 사람이 다시금 차분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합니다.

“자주 꾸는 꿈에 대해 이야기해보죠”

사실 내가 요즘 자주 꾸는 꿈은 이 꿈이다. 회색빛 정장을 입은 이 사람이 나에게 말을 건다.

그리고 나는 육체에서 분리된다. 그리고 회색빛 정장을 입은 사람에게서 반복하여 질문을 받는다. -당신이 자주 꾸는 꿈에 대해 이야기해보라고- 한 번은 그 정장 입은 사람에게 설명해주었다. 지금 꿈속에서 보이는 거 느끼는 것 모든 것에 대해 그렇게 말하니 나는 다른 공간으로 보내졌었다. 어떤 골목길이었는데 아마 어련 풋이 기억으로 어렸을 적 진짜 진짜 어렸을 적 한 번쯤 걸었던 골목길에 내가 서있다. 나의 몸은 많이 작아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유치원생 또는 초등학생 같은 몸이었다. 그리고 나는 골목길을 뛰기도 하고 걷기도 하면서 그곳을 벋어 나려고 애를 썼다. 어떤 공포가 밀려오는 것을 느끼며 나는 계속해서 그곳을 벋어나려 애를 썼다. 모퉁이만 벋어 나면 새로운 골목길이 나오고 모퉁이만 벋어 나면 새로운 골목길이 나왔다. 나는 꿈이라는 생각으로 차라리 힘들이지 말고 그냥 골목길에 서있자

꿈에서 깨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꿈이 깨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어떤 무언가를 느끼지만 꿈에서 깨지 않는다. 골목길을 벋어 나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밀려와 나는 또다시 골목길을 헤맨다. 그렇게 수없이 만은 모퉁이를 돌고 돌다 보면 어느새인가 나무의자에 앉아 질문을 받는다. -당신이 자주 꾸는 꿈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나도 느끼지 못하는 수없는 시간이 지난 다음에 천장을 보며 잠에서 깬다. 온몸에는 땀범벅 인체로 말이다. 몇달째이꿈에서 벋어나려 노력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점점 정신이 피폐해지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왜 나는 이런 꿈을 꾸는 걸까 주위의 사람에게 농담 반 진담반으로 내가 지금 꾸는 꿈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모두들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느냐 아님 개꿈이라는 말뿐이다. 누군가 한 명이 이런 조언을 했다. 그 정장 입은 사람을 죽이라고 꺼림칙한 눈으로 그 말한 사람을 쳐다봤다. 그 사람이 꿈이니깐 그런 거 신경 쓰지 말라 두려움의 존재를 없애야 그곳에서 벋어 날 수 있다고 했다. 아무리 꿈이라도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이 꺼렸지만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버텨낼 수 없는 정신이 되어 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꿈에서 그 회색 정장을 입은 사람을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조언해준 사람이 잠자기 전에 단번에 그를 죽일 수 있는 무언가를 계속 상상하면서 자라고 했다. 어쩌면 그 무기가 꿈속에 발현되어 나타날 수도 있을지 모른다고 말이다.

총 같은 거 말이다. 칼 조차도 나오지 않는 다면 난 그 사람의 목을 직접 졸라 죽여야 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것만큼은 최대한 피하고 싶었다.

잠자기 전 계속해서 영화 속에서 보던 권총을 최대한 구체화해서 상상했다. 그리고 총을 쏘아 죽이는 상상을 계속했다.

그리고 어는 순간 왔다. 그리고 난 정신이 또 분리되어 나의 육체와 회색 정장을 입은 사람이 나란히 마주 않아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어김없이 회색 정장의 사람은 내게 질문을 했다. 자주 꿈꾸는 꿈에 대해 말을 해보라는... 그 질문과 동시에 나의 육체의 손을 확인해보았다. 권총이 손에 쥐어져 있었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무리 꿈이라지만 손으로 그를 죽인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그를 향해 총을 겨누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너는 요즘 자주 꾸는 꿈이 있니?” 그 말을 내뱉는 순간 180도 돌았다. 외쪽이 나, 오른쪽이 회색 정장을 바라보았는데 반대로 되어 버렸다. 왼쪽이 회색 정장 오른쪽이 나로 말이다.

왜 이리되어 버린 것인지 모르겠다. 아무리 꿈이라지만 너무 알 수 없는 요상한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꿈이다. 영문을 알 수 없다. 이 영문을 알 수 없는 뒤바뀜이 묘하게 꾀름직한 감정이 들었다. 그저 바라보는 위치만 봐 뀌었을 뿐인데 말인데 왜 이런 감정이 생기는지 모르겠다.

회색 정장을 죽여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희미하게 든다. 더 이상 죽여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이 꿈에서 아무런 감정 없이 그리고 깨는 순간을 알 수 있었다.

다음날 어떤 생각이었는지 집에 있는 옷들 중에 회색 정장을 입은 사람과 가장 비슷한 옷을 입고 잠이 들었다. 육체에서 내가 빠져나오고 마주했을 때 어느 쪽이 나인지 모르게 되었다.

나를 찾기 위해 손을 들어 보기로 했다. 마주한 두 명이 똑같이 손을 드는 것이다.

아무 말이나 내뱉었는데 그것마저 똑같이 따라 했다. 누가 나인지 못 알아보게 되었다.

이렇게 될 거란 걸 알면서도, 아니 바랬으면서도 두려움이 생겼다. 왜인지 이제는 영영 이곳에서

이 꿈에서 벋어 날수 없을 것 같았다. 나라는 존재를 찾아 그곳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아무리 반반이라는 확률일지라도 나라는 육체에 들어가지 못할 거라는 걸 벌써부터 결론지어 생각하게 돼버린다. 분명 나는 내 껍데기를 찾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아무렇지 않다. 다만 그 이후에 벌 어질 일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 그것이 두렵다. 왜인지 분명 고통스럽거나 괴롭다고 생각하는 일만이 내 앞에 일어날 것 같았다.

그런데 무이식적으로 입으로 말을 내뱉었다. -네가 요즘 자주 꾸는 꿈이 뭐니?- 이 말을 했어야

하는 둘은 다른 말을 하였다. -이 꿈이야 이 꿈을 자주 꿔- 그 말과 함께 두 명의 눈동자가 회색빛으로 변해버렸다. 그리고 브라운관 tv화면이 무엇인가 잘못되었을 때의 화면처럼 검정과 하얀색의 어울려진 그림이 눈동장에 비추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둘의 얼굴 표정이 당혹스러웠다. 두려웠다 하는 표정이 수시로 변했다. 가끔은 헐떡이는 것 같기도 했다. 이곳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은 점점 희미하게 변한 체 그들의 표정을 확인만 하게 되었다. 점점 왜 여기에 있고 왜 여기에 왔으며 지금 나는 무엇을 하려 했고 무엇을 하려고 계획했는지에 대한 모든 것들이 모호하고 희미해지고 뚜렷하게 되지 않을 때마다 주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다. 처음은 유령처럼 보이던 것들이 점점 선명 해지더니 수많은 나와 같은 존재들이 의자에 앉아있는 두 명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의 눈은 흐릿했으며 얼굴에 표정은 아무런 미동이 없었다. 알 수 있었다. 지금 내 모습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아니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난 살아질 거다. 그누 구와도 다르지 않게 그누 구와도 똑같이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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