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by J팔

인생이란 참으로 가볍습니다. 인생이란 참으로 낱장과 같습니다. 삶이라는 것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버틸 수 없는 무게를 짓누르게 하다가도 깃털처럼 한없이 나풀나풀 대기도 하니깐요. 인생이란 아무것도 아닙니다. 삶이란 한 끼 식사와도 같습니다. 비싼 음식을 먹던 싼 음식을 먹던 배속에 들어가며 똑같아지니깐요.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이상하다. 불편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단지 지금 저는 혼잣말 중입니다. 살면서 처음 안 사실이지만 저는 혼잣말을 자주 하더군요. 친구와 버스를 타고 약속 장소로 이동 중이었는데 몸은 나른하고 버스 창문으로 간간 이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 살짝 열린 창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좋은 자리에 앉아 있었더랬습니다. 나른하고 기분 좋은 졸음이 나의 몸을 사회 공간에서 쉬게 해 주었습니다. 한숨 잘 잤다고 생각하고 일어났는데 친구가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고 버스에서 내리자고 합니다. 정신없는 와중에 버스 부저를 확인하고 좌석에서 일어납니다. 버스에서 내려 약속 장소까지 걸어가고 있는데 친구가 진지하게 나에게 말합니다. 하지만 오래된 친구여서 그런가 에둘러 말하지 않습니다. “너 이상한 혼 잔말 하던데 무슨 이야기 한 거야?”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아 물어보듯이 말합니다. “혼잣말? 무슨 혼잣말?” 친구가 다시 집어주듯 말합니다.

“너 버스 타고 오면서 혼잣말했잖아”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하는 표정으로 친구를 쳐다보는데 친구 녀석이 휴대폰으로 영상 하나를 보여주는데 방근 전까지 타고 오던 버스 안에서 나의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었습니다. 영상 속의 나는 개슴츠레한 눈으로 어딘지모를 곳을 쳐다보며 혼잣말로 중얼중얼거리고 있습니다. 가끔씩 화가 나는지 어떤 말에는 힘이 느껴질 정도로 욱하고 올라옵니다. 그런 저의 모습이 너무 낯설었습니다. 전혀 기억에 없는 일입니다. 잠시 자고 있을 때 다른 영혼이 내 몸을 비집고 들어와 자신의 이야기를 나불나불 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친구에게 잠꼬대하는 거겠지 라는 말로 얼버무리고 그 순간은 웃고 넘어 같습니다. 실제로 잠꼬대 일수도 있고요. 저는 며칠 안되 가족들과의 식사자리에서 물었습니다. 혹시 내가 혼잣말 한적이 있느냐고 가족들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습니다. 가족들에게 어쩌더 한번 한거겠지라는 말을 들으며 별일아니라고들 했습니다. 하지만 별일 아니다라고 생각하기에는 나 자신이 조금은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 자신을 촬영해보기로 했습니다. 다른 누군가가 있는 공간이 아닌 그보다 나 스스로가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공간에서 혼잣말을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자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몽유병 환자처럼 중얼거리는 저의 모습을 영상을 보았습니다. 개슴츠레한 눈으로 무언가 중얼거리는 것이었습니다. 자세히 그 말을 듣고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 왜 저런 말을 하는 것일까. 두서도 없고 욕도 하는 것 같고 대게는 많이 화나 있습니다.

정신병자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아님 어쩌면 정신병자 일수도 있겠지요.

몇 날을 촬영한 모습을 봤습니다. 처음에 무섭기도 두렵기도 했는데 뭐든 자주 보면 익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문뜩 번쩍하고 스쳐 같습니다. 지금 화면 속 저 사람 아니 내가 말하는 말이 예전 그리고 최근이 될 수도 있고 아무튼 마음으로만 이야기했던 말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뱉고는 싶지만 그러지 못했던 마음의 나에 말 어떤것도 고려하지 않은 순수한 나에 말들을 내뱉는 것 같습니다. 어떤 말은 기억이 날 듯 말듯한 상황도 그려졌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에 너무 오래된 일이었습니다. 정말 정말 그때 일을 누군가 이야기해준데도 잊어버린 일인데 기억에도 없었던 일을 화면 속 나는 계속 주절이 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몇 년 아닌 십년이 지났던 일인데도 아직까지... 그렇다고해도 기억 속에 마음속에 남을 만큼 분했던 그런 종류에 것은 아니었는데 왜 저러는 것일까?

지금의 나는 납득을 하지만 내 마음속 다른 나는 아직 상처받았던 것일까?

나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혼잣말하는 나를 보기 전에는 말이죠. 사회라는 곳에서 자신의 무기력 무능함을 겪고 좌절도 느끼면서 나는 이 세상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관적인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태어났으니 최선을 다해 내 주위에서 가능할 수 있는 행복과 기쁨을 찾으려 노력 했습니다. 전 환생이니 전생이니 그런 것을 믿지 않거든요 인간이란 존재도 기계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어찌어찌 만들어져 수명이 다하면 사라지는 그런 것이요. 인간에 대해 미사여구를 같다 붙인데도 결국은.... 사람은 인간이라 생각합니다. 원초적인것만 충족되면 됐습니다. 몸이던 감정이던

원초적 저를 이해하려 했습니다. 언제 갈증을 느끼는지 그것을 어떡해 해소를 해야 하는지를 말입니다. 화가 났을 때 분노를 느꼈을 때 즐겁고 싶을 때 배가 고플 때 말이죠 하지만 나라는 존재의 능력에 넘치는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계영배의 마음에 저의 욕망을 늘 담으려 했습니다. 갈증은 조금 느낄 수는 있지만 저라는 물리적 한계를 넘지 않게 저라는 감정을 풀어 주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런 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나도 모르는 나라는 존재는 아직 그것을 마음속에 담고 되짚어 보고 곱십고 있었나 봅니다. 어쩌면 예전에 나라는 사람은 화면 속에 저 사람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도저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사하여 새로 나라는 존재가 입사를 한 게 지금의 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나보다는 나에 대해 학습하고 공부를 해서 그나마 조금은 낮게 생활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퇴사한 예전의 나는 아직까지 입사를 못한 체 내 마음 어디 한구석에 방을 만들어 히키코모리처럼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끔 저자신이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예전에 내가 나와 그때는 말하지 못했던 말을 내뱉는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더 이상 나를 촬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 싶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가끔은 치즈케이크 한 조각과 커피우유 한잔을 자기 전에 내 주위 언저리에 나 두었습니다.


epilogue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버스안은 만석이였습니다. 빽빽이 찬 사람들 속에서 버스 손잡이를 잡고 뒷바퀴 쪽 좌석 앞에 서있었습니다. 사람들 체온 때문에 무척이나 후덥지근했습니다. 습하기도 하고요 그 열기가 얼마나 심했던지 버스 창문에 물방울이 비처럼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약간 짜증 난 상태로 있는데 좌석에 앉아있는 한 남자가 케익이 담겨 있는 종이 박스를 무릎에 얹어 놓고 그렇게 케익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종이 박스 위에는 투명한 비닐로 포장되어 안속 내용물이 언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예쁜 꽃 모양 크림이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노란색 분홍색 그리고 흰색의 크림이 잘 어울렸습니다. 크림이 듬북 있을 것 같은 케익을 보는 것만으로도 먼가 달달한 기분이 짜증 나는 기분을 억누르는 듯했습니다.

그렇게 케익을 보며 가고 있는데 케익을 든 남자가 혼자서 중얼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누군가와 대화하듯이 말이죠. 언뜻 보기에는 케익과 대화하는 듯 하기도 했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나 가만히 듣고 있자니 대화 소리는 들리지 않았어요. 입모양만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입이 말을 하는 모양을 바꾸면서 가끔 새어 나오는 소리에 저는 말하는 소리가 나는 듯 느꼈습니다. 누군가도 그런 그를 쳐다보고 있을 것 같아 주위를 순가 둘러보았습니다. 다들 조금씩 짜증스러운 얼굴만 지을 뿐 혼자 중얼거리는 남자에게 시선을 두지 않았습니다. 나 혼자만이 그 혼잣말하는 남자에게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신경 쓰지 않으려 해도 한 번간 눈길은 거두어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신경 쓰이지만 애써 신경 안 쓰려고 하며 몇 정거장을 가는데 그 남자의 손이 버스 부저를 누릅니다. 그런데 육체와 손이 따로 노는 듯했습니다. 버스 부저를 누르는 정도가 되면 혼잣말을 그만두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러지 않습니다. 팔다리 입 손가락 마저 각각 자신들의 자아가 있는 듯 행동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렇게 괴상한 상상을 하고 있을 때 도착역을 알리는 방송이 울렸습니다. 짧은 순간 그 남자와 저는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리고 그 남자는 먼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듯했습니다.네가 생각하는 게 뭔지 알아 하지만 말이야 이해해줘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 줘 알았지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런 사람도 있구나 하고 며칠이 지났는데 웃긴 일입니다. 평소에 관심 없던 일이 관심 있게 되면 눈에 자주 띈다는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전 혼잣말하는 하는 사람이 관심 있지 않은데 왜 이리 혼잣말하는 사람을 자주 목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꼭 남들은 모르는 전염병을 마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거울을 빤히 보았습니다. 혹시 나도

나자신은 모르지만 혼잣말을 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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