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추악함
아무리 부정을 하려 해도 가끔은 나라는 존재가 추악하다는 걸 안다.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머리로 마음으로 생각하고 느끼는 이것을 누군가에게 내비 취거나 말한 적이 없지만 보통의 인간과는 다른 상식 밖의 무언가라는 걸 알 수 있다. <어떻게 장담하죠?> 감!? 직감!? 그런 거라 말하면 웃을 수도 있지만 그런 거다. 다른 누군가와 받아들이는 게 틀리다는 것을 안다. <당신이 특별한 사람이라 착각하는 건 아닐까요!?> 미친 사람이라고 말해도 좋다.
당신이 나에게 질문을 해오기 전부터 나에 대해 털어놓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 중한 가지의 반응이 당신과 같다. 수십수백 번을 생각했던 장면이라 놀랍지도 않다. 웃기지 않는 가 추악한 나를 추악하다고 말하는데 조차 누군가의 생각이 필요하다는 게 누군가가 추악하다고 해야지만 내가 추악한 인간이라 한다면 추악해지지 않으려 하는 나는 그걸 증명해지고 싶어 진다.
#2 거울
가끔 이유도 없이 거울 속 나를 빤히 볼 때가 있습니다. 눈동자를 봅니다. 혹시나 눈동자가 나를 아닌 다른 것을 보고 있지는 않을까 하고 말이죠. 가끔은 몇 시간을 바라본 적도 있습니다. 눈동자의 핏발은 서고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데도 말입니다. 아무 이유 없이 바라보고 있으면 가끔은 어떠한 공포 같은 것이 밀려올 때도 있습니다. 사실 공포라는 단어가 제가 느끼는 이 어떤 감정을 담아낼 수 없습니다. 두려움, 무서움 이런 게 아닙니다. 추운 겨울 어두운 밤 달빛조차 없어 커다란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만 들리는 해변에 혼자 덩그러니 서있는 것 같은 그런 것입니다. 막연함에서 오는 그런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막연함이라는 단어만큼 무서운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혹시 나하고 어쩌면 하는 그런 것들이 가장 두려운 것입니다. 왜 나를 바라보는데 막연함이 떠오르는 것일까 의문을 품어봅니다. 내가 나를 바라보는데 막연함이라 스스로 가 생각해도 의문입니다.
#3 눈
화면 속에 한 남자가 보입니다. 그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몸으로 거울 앞에 우두 커니 서있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째 거울 앞에 있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혼자서 중얼중얼 거리기도 합니다.
또 어느 순가에는 누군가와 대화하듯 말을 합니다. 또 어느 순간에는 죽어 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만히 거울 속 자신의 눈만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면 내 주위에 있는 공기가 무거워집니다. 다른 쪽 카메라로 거울에 비추어진 남자의 모습을 봅니다. 파리 한 마리가 눈동자 위에 앉아 기어 가는데 조차 아무런 미동이 없습니다.
카메라를 거울 속 남자를 확대해 보았습니다. 남자의 눈동자가 움직였습니다.
기분이 이상합니다. 거울 속 남자는 카메라로 지켜보는 저를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그와 저의 거리는 먼 거리에 서로 떨어져 있지만 카메라를 쳐다보는듯한 그의 눈동자는 나의 옆에서 나를 지켜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거울 속에 그는 다른 존재인 것 같습니다. 내가 알던 그의 눈빛이 아닙니다. 그의 눈은 푸른 바다와 같았습니다. 무거운 눈빛 하지만 거울 속에 비추어진 그의 눈빛은 추악해 보였습니다.
짙으면서도 가벼운 내가 생각할 수 없는 일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그런 눈빛였습니다.
확연히 다른 눈 때문에 거울 속에 비추어진 그가 그의 모습 그대로 비추어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