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창살 넘어 보이는 반짝이는 별을 무심히 여자는 쳐다본다. 새벽이 다가올 때까지 잠을 들지 못하고 있다. 아니 안 자고 있다는 게 맞을 거다. 닭이 우는 시간이 끝이며 집에 도착하기를 바라며 달리는 도로가 꽉 막히는 시간이 시작인 삶을 벌써 수년을 했다. 무얼 하며 살고 있는지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고 없다. 시작하면 끝나기를 바라고, 끝나면 시작하는 것이 늦게 오기를 바랄 뿐이다. 사람 세 사람 정도 누울 방안에서의 유일한 유희는 브라운관에서 수시로 반짝이는 화면들 그리고 가끔이지만 어쩌다 방안에 들어오게 되는 신문 쪼가리 그것이 유일한 유희요 낙이였다. 내 삶이 어떡하다 이렇게 됐나를 탓한 것도 몇 해 전부터 그만둔 지 오래였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라는 생각을 정신이 미쳐 버릴 정도로 했다. 미쳐버리고 나니 시작과 끝만 이 나의 삶을 돌아가게 하는 채바퀴가 되었다. 먹고, 자고, 싸고, 먹고, 자고, 싸고 이런 단순함의 노동이 나의 전부였다. 별을 보는 것만큼 설례이고 재미있는 게 없다. 누군가에게 이런 나의 속마음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별을 보는 것이 설례인다고 그러자 그 누군가는 그것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왜?라는 대답 많이 돌아왔다. 누군가는 아마 조금은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좁은 방 안에서 보는 별은 누군가에게 어떤 것도 와닸지 못하게 한다. 오직 이방 안에 살아가는 나만이 그 별의 의미를 알리라...
어느 날 어쩌다 들어온 신문지에 <별>이라는 제목의 글이 하나 적혀있었다. 우주에 태어난 어떤 별 하나가 자신과 우주와 공간에 대해 주절이 주절이 떠들며 이야기하는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글을 최대한 이쁘게 접어서 심심할 때마다 읽고 또 읽었다. 모든 내용을 외울 정도로 보았지만 신문지가 먼지가 되도록 펼쳐보며 또 읽었다.
창문 창살 사이로 유난히 빛나는 별 하나
그 별 주위로 옅게 빛나는 수많은 별들 그렇게 어울려져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다시는 못 찍을 예쁜 사진처럼 그렇게 눈앞에 아른거린다. 거울 속에 조금은 어두운 푸른빛의 얼굴이 비추어진 내 모습을 본다. 마지막으로 거울을 본 게 아마 수년 전 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생각해왔던 나의 모습이 지금은 거울 속에 없다. 브라운관의 반짝임에 따라 얼굴색이 변했다.
붉게도 푸르게도 여러 가지 형형색색으로 바뀌었다. 얼굴은 그대로인데 표정은 그대로인데 얼굴의 색깔만 계속 바뀌었다. 색깔만 바뀌는 것만으로도 의문이 생겼다. 저 거울 속에 나는 누구일까? 수년만에 미치도록 한 내가 누구일까라는 도돌이표 생각을 한다. 결국 해답은 없다.
그해답은 정신에서 나오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정신이 옳다 해도 결국은 내가 앉아있고 서있고 누워있는 곳이 정답이 된다. 그걸 삶에서 말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대답은 ‘현실’이라 부르더라 애써 거울 속 나의 모습을 외면하고 창살 너머 별을 본다. 반짝이는 별을 본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으려 눈물을 흘린다. 그러면 더 많은 별들이 내 눈앞에 펼쳐진다. 브라운관에서 예쁜 목소리 노래가 흐른다. 지금 이 순간의 이 공간에 가장 좋은 음악이다. 그 음악에 끌려 브라운관을 쳐다본다. 긴 생머리 신들만이 입을 것 같은 반짝이는 드레스 브라운관 속 여자는 성스 로워 보였다. 피아노를 치며 천상의 목소리를 내며 공영장 전체를 메운다. 공연장 관객들을 반짝이는 무언가를 들으며 그 목소리에 환호한다. 드레스를 살랑이며 무대 위를 천천히 움직이며 천상의 목소리를 공연장 구석구석 퍼트린다. 작은 손짓 몸짓 하나에 공연장의 사람들은 환호하고 환호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환호하는 소리에 공영장 전체는 웅장해진다. 브라운관에 펼쳐 치는 광활함에 한치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영원하였으면 하는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말 그대로 시간은 흐르게 되었고 영원할 것 같은 시간은 끝이 나 버렸다. 하지만 여운이 엄청나 꺼져버린 브라운관 앞에 비친 나의 모습을 한참을 바라본다. 그림자 같은 나의 모습이 비치어 지지만 상상속은 아직도 브라운관에서 펼쳐졌던 공연장이 보이는 듯하다. 귓가에는 노랫소리가 웅장하게 울린다. 한참을 그렇게 쳐다보다. 다시금 창살 넘어 사이로 비추어진 별들을 본다.
유난히도 반짝이는 별이 눈에 들어온다. 다른 별들에 비해 더욱 반짝이고 빛나는 별이다.
계속 쳐다보다 그것 많이 눈에 들어온다. 두 뺨에 물이 흘러내렸다. 천장을 올려봤지만
물이 세지는 않았다. 웬 물 이지하고 뺨에 묻은 물의 정체를 확인하려 거울을 쳐다보는데
울고 있었다. 멈출생각없이 눈에서 눈물이 나왔다. 어떠한 감정도 느끼지 않고 있는데 눈물을 계속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