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벌레

by J팔

믿는 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이 금기라는 사실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 거다. 진짜 진짜라는 죽고 못 사는 이라는 말들을 하는 사이일수록 더더욱 자신의 아킬레스건을 보여서는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보여줬다면 상관없지만 술에 힘에, 분위기에 취해 낭만이라 착각하고 자신을 주절히 주절히 떠들어서는 안 된다. 너를 보듬어 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일은 로또의 확률만큼이다.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지는 당신에게 물어보라!? 그리고 보기도 보았고, 겪어 보기도 겪어 보았다. 같은 벌레라 생각했던 내가 좋아하거나 사랑했던 벌레들이 가면을 벗고 ‘새’로 변한다 그 새들은 약하다고 생각한 벌레들을 어떻게 쪼아대는지를 오묘한 건 벌레 인척 하는 새를 아둔하고 모자란 벌레들은 끝까지 벌레로 보기도 한다. 분명히 새인데 분명히 나를 쪼아되는 새인데 왜 못 알아보는 것인지 영문을 모르겠다. 앞에서는 편하게 대한다. 벌레들이 자신을 경계 하지 않게 편하게 생각하게끔 약간의 독만 없애도 벌레들은 새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한다. 새들은 벌레의 말을 편안하게 공감하는 듯 두리뭉실하게 듣지만 하소연하는 벌레가 없는 자리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된다. 벌레의 공허함을 그날의 안주거리로 삼아버린다. 자신들에게 온 벌레들이 속 안이 텅 빈 빈 깡통이라는 것을 안다. 빈 깡통이라는 것을 벌레 자신도 안다 그래서 그런 모습을 안 들키려 노력하려 한다. 하지만 그 노력은 과장되어 보일 수밖에 없다. 자신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새들은 그런 벌레의 모습을 즐긴다. 과하면 과할수록 더더욱 즐긴다. 깡통이 요란해 보일수록 그들은 더욱 신나 한다. 한 끼 식사의 반찬이 된다. 그것이 새들이 자존감을 채우는 방법이다. 자신들을 최소한 저런 벌레는 아니구나 하는 것 말이다. 텅 빈 마음에서 오는 헛 발짓을 보며 괜찮냐는 말의 빈말, 도와준다는 빈말의 공수표를 마구 던지며 누텔라 잼 같은 힐링을 느낀다. ‘새’들은 벌레들의 말을 뒤틀리게 만들기도 한다. ‘점 하나로 어 다르고 아’ 다르게 만들어버린다. ‘생각했다’에서 ‘생각’을 빼버리고 ‘했다’로 바꿀 수도 있다. 말도 안 되는 ‘예’ 일지도 모른다. ‘억지’ 일지도 모른다. 말도 안 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때로는 어떠한 교묘한 ‘수’ 보다 말도 안 될 정도의 ‘말’이 벌레들을 속이기가 쉽다. 새들은 자신이 영악함을 안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할 줄도 안다. 벌레들의 빈 깡통 따위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빈 깡통에서 나는 요란한 소리에만 관심이 있다. 벌레들에게 말한다. 외로워지지 말아라 아니 외로워도 다른 방법을 찾아라 요즘은 그러기 쉬운 세상이지 않는가 외롭다해서 새들을 찾아가지 말아라 너의 외로움을 새들에게서 채우려 하지 말아라 그럼 넌 잡혀 먹히거나, 잡혀 먹힐 수 있거나, 잡혀 먹힐지 모르거나, 잡혀 먹힌다. 그러니 외로움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계속해서 어쩌면 있을지 모르는 착할 벌레를 기다리며 벌레 분장한 새에게 아킬레스건을 들키지 말아라 적어도 당신의 아킬레스건을 들키기 전까지는 절대 스스로 말해주어서는 안 된다. 누가 널 위한 벌레인지 새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명심할 건 벌레의 가면을 쓴 새가 되지 말라 약하디 약한 벌레가 와서 너에게 아킬레스건을 보인다면 넌 그 벌레의 로또가 되어 주어야 한다. 1등 아니 5등 당첨이라는 기쁨이 되어 줄 필요도 없다. 꽝 종이 여도 된다. 새만 아니 되었으면 한다.

-이스트 에그-

금고가 있다. 금고문을 열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두 명뿐이다. 금고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아는 것도 두 명뿐이다. 어느 날 금고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누군가 알게 되었다.

누군가는 어떻게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