쎈 선배의 편지
‘완벽하다’는 참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단어입니다. 어떤 일이든, 어떤 상황이든 실수 없이 모든 과정을 완벽하게 마무리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일과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작든 크든 실수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보통 어떻게 대응하나요?
실수의 규모에 따라 리더와 담당자의 반응은 달라집니다. 사소한 실수라면 리더는 가볍게 지적하고, 담당자는 머리를 긁적이며 ‘어쩌다 일어난 해프닝’쯤으로 넘깁니다. 이런 실수는 일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기에 이렇듯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일의 결과를 바꿀 만큼 중대한 실수가 생기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그때는 리더도 담당자도 심각해집니다. 이때는 실수의 내용이 뭐든 대략 다음과 같은 장면이 펼쳐집니다.
“○○님, 일을 이렇게 처리하면 어떡합니까? 이런 실수는 신입도 안 해요. 어떻게 책임질 거죠?”
“□□님, 죄송합니다. 외주 업체와 협업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마감 일정이 촉박했습니다.”
이런 장면은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을 겁니다. 리더로서도 담당자로서도 경험해 봤을 법한 장면일 겁니다. 이때 리더와 담당자의 속마음은 그려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을 겁니다.
먼저 리더의 속마음입니다.
화가 납니다. 일의 최종 책임자가 본인임을 잊고 그 화를 담당자에게 쏟아붓습니다. 그러다 보면 본질은 흐려집니다. 감정이 앞서 목소리가 높아지고, 해결책을 찾기보다 담당자가 눈앞에서 사라지길 바라게 됩니다. 그러다 “나가세요.”라는 말로 그 자리를 모면하곤 합니다.
이제 담당자의 속마음입니다.
놀랍니다. 놀라서 심장이 발밑으로 떨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리더가 화를 냅니다. 내가 잘못했으니 혼나도 싸지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리더의 분노가 지나치게 느껴지면서 마음이 닫히기 시작합니다. 리더도 책임이 있는데 왜 나만 이렇게 몰아붙일까 하는 생각에 억울함이 차오르고, 그 감정은 결국 리더에 대한 반감으로 변합니다. 실수의 원인보다 리더에 대한 감정이 더 크게 자리 잡습니다.
여기까지의 상황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저도 리더로서도 담당자로서도 이런 경험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실수 없는 조직은 없습니다. 리더든 담당자든 실수 앞에서는 누구나 불완전하고요. 그렇다면 실수를 마주하는 바람직한 자세는 무엇일까요?
리더는 감정을 앞세워서는 안 됩니다. 실수의 원인을 차분히 파악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리더에게 중요한 건 ‘누가 잘못했느냐’가 아니라 ‘실수를 어떻게 회복하고 재발을 막을 것인가’입니다.
담당자는 실수를 진지하게 돌아보고 마음 깊게 새겨야 합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를 찾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실수가 리더와 담당자의 관계를 무너뜨려서는 안 됩니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것을 다루는 태도는 성숙도를 드러냅니다. 리더는 담당자와 실수를 분리해 바라보고, 담당자는 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임으로써 오히려 관계를 더 단단히 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피터 드러커는 말했습니다. “성장은 실수를 통해 이루어진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 안에서 배워라.”라고.
실수는 가능한 줄여야겠지만, 실수가 있다면 성장의 디딤돌이 되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