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이라는 늪
살다 보면 가지고 싶지 않은데 가지게 되는 것이 편견이다.
언제부터 가지게 되었을까라고 생각한다면 친구라는 개념이 인지되는 순간부터가 아닐까 생각한다.
‘A는 뚱뚱하니까 못생겼어’
‘B는 옷이 매일 똑같아. 가난한가 봐’
‘아버지 없는 애랑은 어울리지 말자’
친구와의 사소한 이야기가 자신도 모르게 편견이라는 것을 만들어 버리고 부모와 대중매체를 통해 점점 확고해진다.
그러나 편견이 완전히 나에게 뿌리 박히는 일은 내가 직접 그 경험을 겪어 봤을 때이다.
내가 겪은 경험이 나쁜 결과를 만들고 편견을 만들었다면 아마 이 편견은 10년이든 혹은 죽기 전까지 든 없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회사에는 수많은 부서가 있다. 영업 부서라도 영업 직원들하고만 업무를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 연구, 회계, 마케팅, 기획 등 각종 부서와 업무를 공유하며 진행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서로 얼굴 붉혀봤자 좋은 것도 없고, 좋은 것이 좋은 거다 라는 마음으로 업무를 공유하고 협의한다. 그러나 상대방은 한 사람과 업무를 공유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과 업무 사이에도 우선순위라는 것이 생기게 된다. 나는 급해도 상대방의 우선순위에 내가 뒷자리라면 그냥 '나만 급한 일' 이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 언성도 높아지고 서로의 기분을 상하는 말들도 내뱉고는 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사람에 대한 편견이 생기기도 하고 부서 자체에 대한 편견이 생기기도 한다.
대략 회계, 재무 팀은 쓸데없이 깐깐하며 까다롭고, 기획 및 마케팅 팀은 현실은 모르고 탁상 토론만 하고 있고, 제조, 연구는 그냥 느리다는 편견 말이다.
당연히 영업은 과장이 심하고 항상 급하다는 편견은 그들의 몫이다.
연애를 하면 상대의 친구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런데 내 사람의 친구이기에 무조건 잘 보여야 된다는 압박감이 있고, 이는 회사의 최종면접 보다 떨릴 때가 있다. 그러다 보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평소보다 말을 많이 하기도 하고 많이 웃기도 한다. 그러면 항상 들었던 말들이 있다.
"진짜 영업 잘 하시겠어요. 영업이 천성인 것 같아요"
또한 일반적인 술자리에서 나보다 연배가 높으신 지인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듣는 이야기가 있다.
"이 친구 말 잘하네, 영업 잘 하겠어"
"과장이 조금 심하네, 영업해서 그런가"
그리고 정점은 예전에 만났던 사람에게 아래와 같은 말을 들었을 때였다.
"영업하는 사람하고 만날 것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 그냥 영업이라는 직무가 돈도 많이 쓰기도 하고 잃기도 하고 거짓말도 많이 하는 것 같고 그냥 좀 안 좋게 생각했거든"
편견은 각자의 몫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사회생활보다 편견을 가질 때가 더 많다. 음식에 대한 편견, 인종에 대한 편견, 나라에 대한 편견들이다.
‘아프리카는 가난하다’ ‘인도인들은 사기를 많이 친다’ ‘영국 음식은 맛이 없다’ ‘ 독일 사람은 재미없다’
‘중동 사람은 위험하다’ ‘중국사람은 시끄럽다’
나는 여행을 하면서 이러한 편견들을 지우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편견들이 생기기도 했다.
아프리카는 시골만 가난했고, 모든 사람은 기회가 있을 때 사기를 치려고 노력했고, 영국 음식은 그래도 먹을 만했고, 독일 사람은 유머가 있었고, 중동 사람은 위험하지 않았고, 중국사람은 시끄러웠다.
중국사람이 시끄럽다는 편견의 이유는 있었다. 여행을 하다 보면 내가 머물고 있는 나라의 사람보다 중국사람을 먼저 만나는 경우도 종종 있을 만큼 중국인 여행자가 많다. 중국의 경제가 성장하고 급격하게 성장한 부를 소비하고자 하는 것이 여행이다. 그러다 보니 중국의 인구에 비례하여 여행자가 생기는 것이고 그들의 한 마디들이 모여 큰 목소리를 만드는 것이고 시끄러워지는 것이다. 그들의 인성이 문제가 아니라 단지 여행자의 수에서 발생하는 일인 것이다. 우리나라 또한 사람이 모이면 중국 사람만큼 시끄러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일부 여행객들이 벌이는 예의 없는 행동들이 중국 인구의 비례하듯이 여행자들에게 좋지 않게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나는 여행은 힘들어야 남는 것이고, 한 도시에는 오래 머물러야 그 도시를 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여행자 중에 일주일 간 7개 도시를 여행하던가, 맛있는 음식과 디저트를 먹기 위한 여행은 나에게 큰 편견이었다. 사실 그건 여행이 아니라고 단정 지은 적도 있었다.
그런데 리스본에서 에그타르트에 빠져서 3일 동안 15군데의 제과점에 들리기도 했고, 모로코에서 15일 동안 10개의 도시를 여행하면서 나의 이러한 편견들은 모두 사라졌다.
모든 것에는 그 사람만의 사정이 있고 이유가 있는데, 특히 여행은 더욱 그러한 것임을 알았다.
내가 하는 여행만이 정답은 아니다.
꼭 편견을 없애야만 하는 것인가 라고 묻는다면 그렇다 라고 대답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편견도 결국은 자신의 의견이고 생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편견을 지우면 좀 더 넓은 시야로 사람과 세상을 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이는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으로 당신의 삶에 영향을 줄 것이다.
올해까지는 아프리카에 머물 예정입니다.
지금은 세네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