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시작이라는 두려움과 설렘

시작했을 때를 기억하라

by 오늘내일

"시작이 반이다"


사실 시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바꾸고 싶다.


"시작이 전부이다"


무엇이든 시작했을 때를 기억하는가?

밤잠을 설치며 내일이 얼른 오기만을 바라며 설레기도 하고, 오늘 지구가 멸망해서 내일이 오지 말았으면 하기도 하는 시작했을 때를 말이다.



처음 입사원서를 넣었을 때였다.

나는 남들이 말하는 스펙 하나 제대로 없었지만 면접은 항상 자신 있었다. 결국 문제는 서류 통과였는데, 자소서가 나의 부족한 스펙을 커버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평범하면서도 특이한 내 이야기들을 글로서 상대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나는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회사는 대기업인 C그룹이었다. 일주일 밤낮을 쓰고 고치고, 고치고 쓰며 자소서를 완성해갔다. 집에서 연락될 수 있는 인맥(인사 부서 계통 및 간부급 직장인)을 다 동원해서 내 자소서를 확인 요청드렸다. 동원된 인맥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분들은 자기 자식처럼 내 자소서를 열심히 검토해주셨다.

그리고 그들의 반응은 무조건 된다 였다. 그런데 그 앞에 붙는 전제조건이 ‘자소서는’이었다.

인사부서 계통 분들은 자소서 만으로는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었다.

결국 나는 서류전형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3일 동안 무기력한 날들을 보냈다. 입사원서를 넣을 때만 해도 설렘이 가득했는데, 귀하와 함께 할 수 없습니다 라는 문구가 나의 설렘을 절망으로 바꿔 버린 것이었다.


일주일 뒤 현실을 직시하고 내 기준(연봉 및 부서) 보다 낮지 않다고 판단되는 곳은 원서를 넣었다.

정확히 100개의 원서를 넣었고, 6개 회사에 합격을 했지만 내가 선택한 곳은 부산에서 일할 수 있는 중견기업이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마케팅과 기획은 조금 작은 회사였거나 다른 지방이었고, 대기업라고 불리는 곳도 있었지만 서울에서 시작하는 조건 및 몇 가지가 내게 막 와 닿지 않았다.


취직하기 전의 설렘이 익숙함으로 바뀌었고 합격하는 순간 안도감으로 차례대로 바뀌었다.

또한 직장에서 아무것도 모를 때의 그 걱정과 설렘은, 업무의 익숙함으로 바뀌었고 무기력함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사표를 내고 세계일주를 처음 시작할 때도 똑같았다.

하루하루 잠을 자지 않아도 에너지가 넘쳤고, 군대 제대하는 병장처럼 달력에 하루하루 줄을 그어가며 날짜를 기다렸다. 그때는 할 것들이 뭐가 그리 많았는지 모르겠지만, 사람 만나느라 바빠서 놓친 것도 많기도 했다.

그 바쁨마저 나는 좋았고 행복했다.

김해공항에서 비행기 탑승 전도 똑같았다. 시작에 대한 설렘이 계속 이어졌다.


정확히 6개월 뒤인 터키에서부터는 익숙함이 되었고 무기력함으로 바뀌는 데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언제 소매치기를 당할까, 밤늦게 돌아다니지 말아야지' 하던 그 조심스러움 조차도

'에이 뭐 어때, 한국이랑 다를 것도 없는데' 라는 익숙함과 방심으로 바뀌었다.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지, 내 친구들은 더 나은 삶을 바라보며 달려가고 있는데 '

나를 엄습한 무기력함과 불안감은 내가 선택한 여행에 대한 느낌표를 물음표로 바꾸기도 했다.


그래도 나는 계속 무엇들을 시작할 것이다.

지금 선택한 여행이 내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분명 시작은 설렘이 가득한 단어이나 그 끝은 설렘으로 끝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당신이 직장이든 세계일주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시작을 '잘' 해야 한다.

시작할 때의 설렘과 미세한 두려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남들보다 빠르게 익숙함과 무기력함, 불안감이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까지는 아프리카에 있을 예정입니다

지금은 세네갈입니다

인터넷이 매우 매우 느린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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