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비아네스캠프 Feb 08. 2023

06. 해외 한 달 살기, 초3 아이는 뭐 하나요

겨울방학을 말레이시아에서 보내는 방법




점점 많은 분들이 자녀의 방학을 앞두고 해외 한 달 살기를 고민하거나 실행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도 내 퇴사로 갑작스레 말레이시아에서 예비 초3 아들 겨울방학을 보내는 중이다. 아내와 나의 의지가 강했던 결정인데, 한국과 기온차가 30도가 넘는 나라에 와서 아들은 어떻게 이번 방학을 지내고 있을까.


영어캠프냐 체험이냐

나와 같은 날, 대학교 후배는 딸 둘과 괌으로 한 달 살기를 떠났다. 마침 SNS로 소식을 접했고, 피드를 보니 영어캠프를 보내고 있다. 영어로 다과목 수업이라니 멋지긴 하다. 말레이시아도 영어를 쓰는 국가라 필리핀처럼 영어캠프로 한 달 살기를 하는 케이스도 많은 것 같다. 높지 않은 가격으로 단기에 많은 노출과 현지에서 직접 써 볼 기회가 있다는 건 큰 메리트다.


다만 우리는 캠프나 어학원을 택하지 않았는데,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어지는 스케줄이 아들 성향과 선행 수준에 비해 벅찰 것 같았다. 그리고 나와 아내도 등하원 시간에 픽업을 도와야 하니 시간적 제약이 많아지는 게 걸렸다.


그래서 우리의 컨셉은

가족여행과 아들 체험으로 정했다. 영어캠프는 이번 한 달 살기를 잘 끝내고 더 고학년이 된 뒤에 고민해 볼 생각이다. 다행히 말레이시아는 아이가 할 수 있는 체험과 클래스가 꽤 다양하고 가격도 높지 않을뿐더러,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노출과 경험으로도 좋은 선택지라 생각했다.




현재까지 예비 초3 아들이 경험하고 있는 것들은 아래와 같다.


마트 계산 & 카페 주문 체험

단순한 부분이지만 마트나 카페를 갈 때, 부모 뒤에만 있지 않고 가끔은 직접 계산하거나 주문해보게 한다. Can I pay? May I Order? This one please- 정도의 단순한 문장이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작은 도전을 해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분명 있다. 다행히 이곳 사람들은 모두 친절해서 상냥하게 응대해 주고 어떤 곳에선 여러 직원들이 함께 박수를 쳐 주기도 했다.



키링 액세서리 만들기

여기 와서 했던 첫 번째 유료 체험이다. 파빌리온 6층 도쿄스트리트를 걷다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공예 파츠로 폰케이스나 키링을 만드는 데 키링 기준 25링깃(약 7,500원)으로 저렴하다. 현장 결제 가능한 체험이고, 가이드가 영어로 차분히 설명해 주고 결과물도 예뻐서 아들도 좋아했다.



과학체험관 페트로사인스

수리야몰 4층에 있는 과학체험관 페트로사인스는 부모&아이 3인에 62링깃(약 19,000원)으로 저렴했는데 콘텐츠가 굉장히 풍부하고 좋았다. 과학 원리를 신기하게 풀어낸 체험도 많고, 자원 에너지에 대한 공부도 할 수 있어서 아들이 3시간 가까이 하이텐션을 유지할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클룩은 3명 예약이 안된다. 로컬앱 traveloka를 쓰면 되고, 막상 깔아보면 사용은 쉽다. 링크)



바틱 컬러링 클래스

말레이시아 전통 섬유 공예인 바틱(batik) 컬러링 체험도 좋았다. 클룩 예약이나 Jadi Batek gallery에 가서 현장 결제도 가능한 것 같다. 미리 마련된 도안 패턴을 골라 1:1 영어 코칭으로 컬러 염색 체험을 해볼 수 있다. 가격은 1만 원 정도이고, 추가 키트도 24링깃(약 7,000원) 정도에 추가구매할 수 있다.



베이킹 클래스

마이타운몰 2층에는 'Good Times'라는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베이킹 클래스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아내와 아들 2인으로 신청(약 59,000원)했는데 베이킹 재료비율부터 시작해서 믹스하고, 반죽하고, 굽고, 토핑까지 꽤 디테일한 체험이었다. 이 또한 영어로 진행되고 마지막에 예쁜 케이크 박스에 담아서 마무리된다. 아내는 치즈 타르트를, 아들은 초코케이크를 만들었는데 다음날 숙소에서 커피와 먹었더니 아주 굿이다.



터프팅 클래스

베이킹 바로 맞은편에는 터프팅 클래스도 있다. <환승연애2>에서 보고 궁금했었는데, 내친김에 현장 결제로 신청했다. 다만, 터프팅 건은 무게도 있고 조심히 다뤄야 하기 때문에(체험 첫 코스가 안전교육이다) 체험은 내가 하고 아들은 도안과 실 컬러를 같이 골랐다. 40x40cm 사이즈 기준, 현장 결제는 140링깃(약 42,000원)이며 클룩은 몇 천원 저렴하다. 국내 터프팅 클래스를 검색해 보니 2배 가량 비싼 것 같아 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주석 그릇 만들기 체험

말레이시아의 천연자원 주석 공예로 가장 유명한 '로얄 셀랑고르' 비지터 센터에 가면, 주석 박물관과 브랜드 역사, 공장견학을 무료로 할 수 있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어서 자칫 어려울 수 있는 금속공예에 대해 비교적 쉽게 접근 가능하다. 특히 좋았던 건, 주석 그릇 만들기 체험이었는데(75링깃, 약 22,000원) 바닥에 이름을 새긴 주석 그릇을 두드려 만들어 볼 수 있다. 그릇과 앞치마까지 멋진 쇼핑백에 담아준다.



이상 현재까지의 체험이고, 앞으로도 머무는 동안 여러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예정이다. 그리고 다행스럽고 감사하게도 우리 아들은 아직까지 늘 즐겁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기본 학습

사실 방학 동안 평소에 하던 학원, 학습지를 모두 끊고 왔지만 기본 학습 습관이 흐트러지는 걸 원하진 않았다. 3학년 진학을 앞두고 연산 복습, 국어 독해, 독서를 챙겨야 하기 때문. 그렇다고 책이나 교재를 바리바리 가져올 수 없기 때문에 선택한 게 바로 스마트패드다.


사실 스마트패드 학습을 시켜보지 않았었기 때문에 걱정도 했지만 지인찬스 할인도 가능했고, 한 달 전에 샘플체험을 하고 일주일 전에 정식으로 받아서 가져왔는데 매일 저녁 일과 마무리로 잘 활용하고 있다. 옆에서 지켜보니 데일리 진도도 있고, 온라인 강의 품질도 맘에 든다.




아들은 한국으로 돌아가면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3학년이 된다. 이 시기동안 즐겁고 다양한 인풋을 많이 하고, 좋은 기억과 감정을 가지고 다음 학년을 맞이했으면 한다.


덧붙임.

사실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글이라 이제와 얻게 된 것들을 다음의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05. 쿠알라룸푸르 물가 체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