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표현, 단어, 시작과 끝맺음.
2024년 10월, 나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해 도전을 시작했다.
링크드인에 100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글쓰기.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생각이 아니었다.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당연히 돈을 벌 방법으로 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도전하고 싶었다.
매번 도전하려다가 이래서 못하고, 저래서 못하는 모습을 이겨보고 싶었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첫 번째 글을 올리고 100일간의 글쓰기를 시작했다.
거창한 글쓰기는 아니었고, 링크드인이라는 매체에 맞게 짧은 글을 주로 썼다.
(사실 그 글을 브런치에 '회사 사람 이야기'로 재발행하고 있다.)
원래도 이런저런 생각하기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글쓰기가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이 기특하게 느껴졌고,
꽤 즐거웠는지 사람들에게 흘리듯이 자랑하고 다녔다.
그렇게 50일을 잘 넘겼다.
하지만 60일에서 70일로 넘어가는 시점에 무언가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매일 글을 써야 하는 부담감이 아니었다.
무엇에 대해 쓸지 쓸거리가 없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아니었다.
(물론 이 두 가지도 고통스러웠지만...)
내가 좋아하는 방식의 글쓰기를 못하고 있었던 것이 불편했다.
내가 좋아하는 표현 방법,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 전개 방식,
내가 좋아하는 글의 시작과 끝맺음, 내가 좋아하는 단어가 내 글에 없었다.
사실 이전까지는 내 글에 대한 애착이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글쓰기는 그냥 머릿속에 있는 무언가를 꺼내는 도구일 뿐, 다른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글쓰기를 못하게 된 상황으로 인해 글을 쓰기 힘들어졌고,
이를 깨닫고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도전을 했고, 그 나름의 의미가 있었지만,
100일 이상을 더 이어갈 도전은 아닌 것 같다.
내 글쓰기를 하고 싶다.
이런 욕심은 내도 되지 않나.
100일의 도전을 무사히 끝낸 것은 감사할 일입니다.
덕분에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끈기도 배웠고, 너무 고민하지 않고 글을 쓰는 방법도 배웠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제가 하는 자기 검열의 의미를 알았습니다.
제 자기 검열은 '좋은 콘텐츠인가?' '잘 쓴 글인가?'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보다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쓰였는가?'를 관찰하는 과정임을 알았습니다.
앞으로는 도전의 형식을 빌려 글을 쓰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제가 좋아하는 표현들로,
제가 좋아하는 단어들로 쓰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