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리는게 당연할 수밖에.
PO가 습관처럼 하는 일 중 하나가 문제 정의입니다.
마치 직업병처럼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마치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들을 마주한 것처럼 문제 정의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지 떠오르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여러 솔루션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죠.
그리고 나면, PO의 실행력이 발휘될 차례입니다.
솔루션을 정합니다. 그리고 팀원들과 열심히 개발합니다.
(사실 개발은 개발자가 해요. 이 시점부터 PO는 의사결정만 돕죠)
그래서 짜잔.
세상에 내가 멋지게 정의한 문제와 그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을 내놓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유저들은 생각한 대로 움직이지 않고, 지표도 꿈쩍하지 않습니다.
문제 정의가 잘못되었나 봅니다.
본질을 봐야 하는데 못 봤나 봐요! 이렇게 또 하나 배웁니다!
괜찮아요. 저는 회복탄력성이 좋은 PO입니다. 이런 실패는 문제가 되지 않아요.
다시 하면 됩니다. 다시 문제 정의부터,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이번에는 본질적인 문제를 찾아낼 겁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처음 PO일을 시작했을 때의 저의 모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문제 정의는 자신이 있었어요.
'문제의 본질을 봐야 한다' '이면의 진짜 니즈를 찾아야 한다'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매일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연습도 많이 했고요.
그런데 말처럼 쉽지 않았고,
제가 문제를 제대로 보고 있는지 자책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One size fits all'과 같은 솔루션은 없습니다.
그리고 모든 솔루션은 '지금의 문제'를 해결합니다.
지금의 해결된 문제는 시간이 지나거나 상황이 변하면 새로운 문제가 됩니다.
마켓과 유저의 속도에 따라 새로운 문제로 변하는 속도도 비례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덤벼들었다간,
일 년을 아니, 남은 런웨이가 끝날 때까지 솔루션을 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뿌리가 깊어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단 하나의 솔루션은 마치 기적을 찾는 것과 같아서
한 번의 시도로 해결되지 않고,
단 하나의 솔루션으로 해결이 가능한 문제는 마치 흐르는 물과 같아서
문제의 성질이 계속 변합니다.
오늘 문제 정의가 틀렸으면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잘 돌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지 구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변화무쌍한 문제를 보고 계신가요,
아니면 오래 걸릴 문제를 보고 계신가요.
이전 회사에 같이 일하던 분이 PO로 직무전환하며 이직하시게 되었다며,
저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다는 요청이 왔습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PO라면 지겹도록 듣는 것들에 대해 한 마디씩 덧붙일 수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문제 정의'에 대해서 한 마디 덧붙여 보았습니다.
문제 정의는 정말 쉽지 않아요.
그래서 실패가 많죠.
[수많은 가설과 실험을 해야 해!]
이 말조차도 문제 정의의 실패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오늘 글이 그 막막함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