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작가 '밤호수'입니다.
요즘 나는,
태어나서 가장 많은 글을 쓰고 있다.
블로그에, 브런치에, 혼자만의 파일에
이런저런 글들이 차곡차곡 쌓여간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글짓기 선생님을 담임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호되게 몰아치던 글짓기 대회에 작품을 출품하던 때에도
이렇게 글을 많이 쓰진 않았다.
밀려있던, 몰아있던, 나의 글감들이
휘몰아쳐 나오는 때가 내 나이 마흔이 넘어서. 이제. 바로 지금인가 보다.
아이를 키우면서 약 십년간.
글을 쓰지 않고 살았다.
그리고 어느 날인가.
문득. 눈물이 났다.
글이 너무 쓰고 싶어서.
<잊고 있었다. 그랬었지.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었더랬지.
혼돈과 절망의 시절. 나는 글을 쓰고 살았구나. 나 자신을 위한 글을. >
어딘가에 이렇게 적어놓은 나의 글을 발견했다.
아이들이 자라고,
감성이 메마르고,
눈물로 가슴을 치지 않게 되면서
나는 글을 쓰지 않게 되었다.
아주. 아주 가끔씩.
반짝이는 반딧불이의 불빛처럼 감성이 반짝 할 때가 있을 뿐.
내 감성은 사라져 버렸다.
잊고 있었다.
진짜 눈물을.
나의 삶에서 '눈물'이 사라지면서
글도 멀어졌다.
청춘의 눈물.
허무의 눈물.
고민의 눈물.
사랑과 우정. 기쁨과 고통의 눈물.
그 많은 눈물들이 사라지면서
내 삶에 글도 함께 날아가 버렸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글은 눈물에서 나오는 걸까?
적어도. 내가 쓰는 글은 내 '눈물'에서 나왔던 건 확실한 것 같다.
그리고 나의 눈물은
언제나 '그리움'에서 나온다.
기억에 대한 그리움.
언젠가 그리워할 '오늘'에 대한 그리움.
오늘을 그리워할 그날에 대한 그리움.
가슴이 먹먹한 날의 그리움.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리움의 작가' 밤호수이다.
나는 그렇게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매일매일.
나는 나의 글에
그리움을 담고 눈물을 담는다.
그냥 그렇게.
글을 쓰자.
나를 위해.
그리고 단 한사람이라도
나의 글을 읽어주는 이를 위해.
그걸로 족하다.
그걸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