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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Oct 06. 2019

NBA에도 디스배틀이 있다?

NBA 시즌 개막 D-50 '느바 맛보기' DAY 33

얼마전 샤킬 오닐과 릴라드의 디스 배틀이 있었다.

인터뷰에서 서로를 디스한 것이냐고? 아니다.


실제로 이들 둘은 디스 랩이 담긴 트랙을 공개하면서 농담반 진담반의 신경전을 펼쳤다.

NBA 선수 중에는 힙합 씬에도 발을 담근 선수들이 여럿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데미안 릴라드.

다른 선수들은 몰라도 데미안 릴라드는 누구보다 진지하게 힙합에 임하고 있는 선수이다.

올해 나온 10 트랙의 앨범을 포함해 이제까지 여러 싱글과 앨범을 발매했었다. Dame Dolla라는 랩네임으로 활동중인데 릴라드의 경우 미국 힙합 씬에서도 어느정도 리스펙을 해주고 있다.


이런 릴라드에 디스트랙을 발표한 샤킬 오닐의 의도는 사실 장난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이 디스트랙의 가사를 보면

"Take your time to respond, there is no hurry / You'll never be Westbrook, never be Steph Curry"

"What's in your wallet, American Express or Visa? / Talking like you're Bron, you ain't even Trevor Ariza."
 
"넌 절대 웨스트브룩이나 커리 급이 될 수 없어, 
너의 지갑에는 뭐가 있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니 비자니?너는 스스로 르브론인 것 처럼 여기지만, 넌 아리자 급도 안되는 선수야."


이렇게 릴라드의 신경을 제대로 긁어줄 만한 재치있는 가사로 가득하다. 하지만 데임 돌라의 스웩을 무시해서는 안될 일, 데임돌라는 이에 마찬가지로 재치있게 디스트랙으로 맞받아친다. 심지어 두 트랙으로 말이다.

"We both could be working at Kinkos and Kobe won you them rings, though" and "Even in Miami, won that on the strength of Flash."
우리 둘 다 킨코스에서 일을 하고 있을 수 있었겠지만, 코비가 너에게 우승 반지를 안겨다줬어. 마이애미에서도 웨이드 덕에 넌 우승했지.


NBA 팬들에게는 이들 둘의 디스배틀이 또 하나의 재미로 다가왔을 것이다. 심지어 릴라드는 랩을 잘하고 샤크도 트랙을 잘 뽑았다.

(샤킬오닐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샤킬 오닐 또한 진지하게 씬에서 DJ Diesel이라는 활동명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일렉트로닉 DJ이다. 올해 투모로우랜드에도 섰다.)


현지에서는 데미안 릴라드와 샤킬 오닐 중 누구의 트랙이 더 재치있고 뛰어났는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NBA를 위해서인지, 심심해서인지 알 수 없지만, 이렇게 한번씩 관심을 이끌어내는 샤킬 오닐도 대단하고, 샤킬 오닐에 재치있게 대응해준 릴라드도 대단하다.


번외로 말하자면, 이번이 디스 배틀의 처음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씬에서 ZO라는 랩네임으로 몇 개의 트랙을 발매한 론조 볼 또한 이전에 레이커스에서 뛰던 시절 같은 팀의 카일 쿠즈마를 디스한 적이 있다.


힙합이 농구와 상당히 밀접하게 연관되어있고, 그 두 문화가 공유하는 접점이 많다는 것은 이전부터 많이 느껴왔다.

미국에서 J.Cole, Meek Mill, Quavo, Drake 등이 본업만큼이나 농구를 열심히 하고 열심히 보는 것을 지켜보며 힙합 아티스트들에게 농구가 상당히 큰 영감으로 다가오기도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Dame Dolla와 샤킬 오닐의 이번 디스 배틀을 보면 그 반대 역시 성립하는 듯 하다. 아무렴, 둘 다 서로의 문화에 대한 리스펙이 있고, 서로의 분야에 멋을 느껴서 둘 다 향유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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