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페또의 페스티벌 여행기] 1. Ultra Korea 2016
페스티벌을 다니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가볍게 풀어보고 싶어
[수페또의 페스티벌 여행기(FESTISODE)]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신기하게도 늘 UMF KOREA 기간은 필자의 학교 시험기간이었다.
참고로 필자의 학교 시험 시스템은 I-Campus로 불리는 온라인 강의와 일반 오프라인 강의의 시험기간 일정이 다르게 운영된다. 대개 기말고사는 일반 강의들보다 I-Campus 시험이 한 주 빨리 진행되곤 한다.
온라인 수업의 특성 상, 정해진 수강 요일이 따로 없기 때문에 시험은 늘 주말에 진행되었고,
공교롭게도 기말고사는 늘 UMF KOREA 기간이었다.
그래서인지, 이제까지 재학 중이던 친구들과 움프를 즐겨본 기억이 거의 없다.
보통 휴학하는 친구들 아니면 취업을 앞둔 형이나 지인들과 함께 했다.
음... 그럼 학교를 다니고 있었던 나는 뭐였을까 싶긴 하다.
당시의 나의 마인드는, 시험 일자와 겹친다고, 시험 하루 전과 페스티벌이 겹친다고 해서 이 것이 공부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이미 그 이전에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시험기간에 페스티벌을 가기 위한 완벽한 자기합리화였을지도.
실제로 마음먹었던 대로 사전에 철저한 시험 준비를 해두었다면 이야긴 달라졌겠지만, 놀기 좋아하는 대학생에게 이는 너무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학생에게 시험기간은 '시험 전날'부터라고 하지 않았던가.
결국 대부분의 과목을 1회독 정도만 해둔 채 움프+ 시험기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고, 이 책임만큼은 확실하게 지는 스타일이었기에, UMF 기간 동안 밤샘공부(a.k.a 철야)를 끝장나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벼랑 끝에서 할 수 있는게 철야 뿐이기도 했고, 나름 체력에는 자신감이 있었기도 했다.
철야를 하러 와서 학교 열람실에서 남긴 사진이다.
하필 이 날은 헤드라이너 타임에 폭우가 와 온 몸이 흠뻑 젖기까지 한 상황.
젖은 옷을 겨우 말리고, 팔에는 입장밴드와 팔찌, 헤나를 가득 채운 채 열람실에 앉아 철야공부를 했다.
웃긴 건 페스티벌을 즐기는 동안 술과 함께 레드불을 하도 많이 마셔서 레드불 각성효과가 공부하는 동안 제대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밤까지 중간 중간 쪽잠 한 시간 씩을 제외하고는 일체 잠을 자지 않고 철야와 움프 스케쥴을 모두 소화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6년, 2017년, 두 번 모두 이렇게 움프 기간을 보냈고, 성적은 B+ 정도로 Not Bad인 결과를 받았지만
다시 하라 그러면 못할 것 같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