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은 나에게 얼마의 가치를 갖고 있나요?
대학생들에게 추운 겨울이란 한편으로는 반가운 시기입니다.
대학생들에게 종강이 갖는 의미는 상당이 크기 마련이죠.
종강이란 학기가 종료되었다는 의미 외에 학점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짐을 뜻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대학생활을 하면서 개개인마다 학점에 대해 갖는 인식, 그 중요도가 다르다는 것은 확연히 느꼈습니다.
누군가에겐 중요하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이기도 했고, 누군가에겐 대학생활과 자신의 20대를 자가점검할 수 있는 척도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우머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대학 학점의 가치에 대해 한번 다뤄보고 싶었는데, 학기 중에는 아무래도 학점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제대로 돌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어, 종강한 후로 그 시기를 잡았습니다.
이번 하우머치 열두번째 이야기의 주제는 <대학 학점의 가치>입니다.
나에게 대학 학점이 어느 정도의 가치로 다가오는지에 대해 하우머치 멤버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보았습니다.
하우머치 프로젝트에서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모든 참여멤버들에게는 오로지 그 주의 테마만 제공합니다.
현실적인 기대가격을 제시하든, 내가 생각하는 이 상품의 가치를 제시하든, 나에게 이 아이템과 관련한 특별한 기억이 있어 그 기억에 대한 가격을 제시하든, 모든 것은 자유입니다.
모든 하우머치 프로젝트의 이야기들은 익명으로 공개됩니다.
개인적으로 학벌주의 중심의 사회를 안 좋아하고, 그에 따른 차별을 받은 기억이 있다.
학점을 만점을 받았든, 겨우 졸업할 수 있는 커트라인 만큼만 받았든, 내가 경험한 사회에서 원하는 건 최종학력이다.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혹은 대학원인지, 외국대학인지 한국 대학인지. SKY 인지 SKY가 아닌지 등 요즘엔 (편입하지 않는 이상) 성적에 대해 큰 관심이 없어진 만큼 만점을 준다고 해도 굳이 돈을 지불하고 싶진 않다.
편입한다 하더라도 굳이....?
오히려 대충 수업하는 (날로먹는) 교수들에게 낸 등록금을 환불받으면 모를까!
사실 대학 학점은 사회에 나와서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고등학교 내신이면 대학가는데 중요했겠지만, 대학교 학점은 내가 느끼기엔 졸업 이후에 그다지 그렇게 큰 영향력은 없는 것 같다.
취업이든 그외 다른 활동이든, 물론 학점이 높으면 좋지만 그것보단 다른 면(인성, 대인관계, 열정이나 전문성 등)에 포커스를 주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높은 학점, 더더욱이 만점이라면 그것으로 보여줄 수 있는 건 분명히 있다.
무엇보다 성실하다는 것, 공부를 열심히 했고 출결도 신경을 썼고 그 짜증나고 힘빠지는 팀플까지 무사히 최고 성적으로 마쳤다는 거니까 그런 과정을 보여주는 점수라고 생각하면 만점이란 건 실제로 엄청난 것이다!
그치만 뭐 나는 만점까진 안 바란다.
허덕허덕거리며 만점을 받는 것보다 대학시절은 훨씬 중요한게 많은 시기니까, 그냥 보통의 평범한 점수에 잘 놀고 이것저것 경험하고 여행 다니고 내가 하고 싶은 거 찾아서 미래를 그리는 것만으로도 내 기준 만족스러운 시간일 것 같다.
학점 만점 이면의 과정을 생각해서 ‘대학 학점 만점’이란 나에겐 이 정도의 가치이지만 졸업 후 돌아보는 지금 누가 돈내고 학점 만점으로 바꿔줄게 한다면~ 한 삼만원 정도 낼까?
(만원은 적고 오만원은 많은 느낌이라)
그래도 한 학기는 만점을 받아 봐서 다행이다.
만점 생각보다 별건 아니다.
졸라 힘들게 학교 다녔더니 만점이 나왔다.
그런데 그 졸라 힘든 동안 뭐 소중한 걸 얻었다거나 좋은 경험을 하진 않았다.
어차피 다음 학기가 되면 다 까먹을 내용을 꾸역꾸역 공부했을 뿐이다.
그냥 작은 자신감? 학교 다니며 한번쯤 공부좀 해봤다는 경험담? 이정도를 준다.
그 학점이 만점이 아니었어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었을 것이다.
만점을 받으려면 많은 것을 희생해야할 수도 있다. 한 번쯤 해볼만은 하다.
그런데 학점보다 소중한 무언가에 열정을 쏟고 싶다면 그러는 편이 훨씬 값진 경험이 될 것 같다.
그런데 어쨌든 8학기 중에 만점 한번 정도 있는 건 나쁘지 않다.
등록금의 3분의 1인 100만원 정도로 하자
대학 학점 만점을 위해 지불하고픈 금액은 ‘0원’이다.
나에게도 새내기 시절 그리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심했던 시절, 누가 봐도 평균에 해당되는 학점에 괴로워하던 순간이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면 나도 모르게 ‘아, 학점이라도 좋아야 할텐데..’라는 말을 주변사람들에 하고 있곤 했다. 학생에게 학점이란 사실 뗄래야 뗄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사람들 저마다 자아실현을 가능케 하는 요소가 각기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학점은 자아실현의 요소가 아니다.
오히려 막연히 하고 싶다고 생각한 일을 좇는 게 혹자가 보기에는 쓸모 없고 한심해 보일지라도 나에게는 학점보다 가치있는 일이다. 오해의 여지가 있을까봐 분명히 해두자면, 학점을 잘 받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또한 멋있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성실하게 학기 도중 공부에 임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기에. 하지만, 나에게 학점은 내 삶에 많은 부분를 차지하지 않기 대문에 ‘대학 학점 만점’에 대한 아의 지불용의는 ‘0원’이다.
먼저 나는 한번도 학점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없었다는 점을 밝힌다.
학점이 나오기 전에 쫄리는 마음은 느껴봤었지. 하지만 이미 나온 학점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은 적은 없었다. 학점이 좋아서 그랬냐 하면, 답은 아니다이다. 오히려 학점이 흔히 얘기하는 좋다는 그 기준을 충족했더라면 스트레스를 받았을 수도 있지.
나는 학점에 욕심이 아예 없었다. 때문에 학점을 위한 공부를 하는데 많은 시간 투자를 하지 않았다.
그것이 오히려 부담갖지 않고 공부를 해서 학점이 잘 나온 케이스로 연결되기도 했고, 투자를 상대적으로 안 한만큼 그에 준하는 성적을 받기도 했다. 아쉬운 학점 그레이딩을 받았다면 받아들이는 것은 오롯이 나의 몫이었기에, 투자한만큼 받은 것이라 생각할 뿐이었다.
그래서 학점이 나에게 주는 가치를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마 '좋은' 학점이 나에게 주는 가치를 의미하는 것이겠지?
기분이다! 하고 학점 나온 날 친구들한테 술 한 번 쏘는 정도가 아닐까. 딱 그 정도인 것 같다.
5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