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하우머치라는 작은 글쓰기가 갖는 가치
하우머치 프로젝트의 시즌1 열아홉번째 이야기 테마는 ‘하우머치 프로젝트’입니다.
시즌1은 처음부터 스무 편의 이야기로 계획했었습니다. “과연 스무편을 무사히 잘 마치고 시즌2를 바라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어느덧 열아홉번째가 되었습니다. 시즌1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두 편의 이야기는 ‘하우머치 프로젝트’ 자체를 돌아보기로 하였습니다.
하우머치에 참여해온 멤버들에게 물었습니다.
“나에게 하우머치라는 작은 글쓰기가 갖는 가치는 어느정도인가요?”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저에게는 굉장히 뜻깊은 열아홉번째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물론 하우머치 프로젝트가 긴 글을 요구하지 않지만 매주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실 바쁘다는 핑계로 넘기기도 했고 써야한다는 사실을 까먹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일상에 존재하는, 너무나 당연하고 추상적인 소재들을 돈으로 환산한다는 그 아이디어는 정말 매력있었고 나를 충분히 생각하게 만들었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판단하고 생각하는 것들을 문자로 직접 적으면서 나의 사고를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해준 이 프로젝트의 가치는 책정할 수 없을 만큼 무한하다. 앞으로 다가올 시즌 2를 기다리며 이 빛나는 아이디어를 고안한 수현씨께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500만원
한 주에 한 번이지만, 우리 기획자님 덕분에 일상 생활에서 어쩌면 당연하다고 느꼈던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가치도 매겨보고, 일상 속에서 무언가를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가정 하에 예산을 짜보기도 하고! 활력소가 된 느낌?
가끔 생각할 때가 필요하기도 하고, 쉴 때도 필요하지만 딱 적당한 선에서 삶에 필요한 가치를 생각하는 건 참 좋은 것 같아요 :)
PD를 하겠답시고 1년 정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PD가 되려면 작문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 시험의 주제는 굉장히 폭이 넓다. 올 해는 뭐가 나올지 전혀 알 수 없다. 그래서 매주 새로운 주제로 글을 연습한다.
이런 내게 하우머치는 매주 새로운 생각을 글로 표현해볼 수 있는 괜찮은 기회였다. 도대체 어떻게 가격을 계산하라는 건지 모르겠을 때가 많았지만 어쨌든 그 과정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됐으니 말이다.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10만원
프로그램으로서 하우머치를 본다기보다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작은 글짓기라고 말하고 싶다.
일상에서 이런 기회를 자발적으로 만들기는 어렵다. (항상 마지막 날에 마감하는 걸 보면 더더욱)
자의 반 타의 반으로라도 (특히 지금의 내겐) 이런 성찰의 글짓기가 필요하다.
적지도 크지도 않은 돈 10만원으로 (그래서) 베팅.
막상 내 삶에 10만원 돈을 요구하는 것도 마땅치 않은 마당에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하우머치가 종료되더라도 틈틈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은 마련해야지.
나에게 하우머치라는 글쓰기가 갖는 가치: 30,000원
나는 초창기 멤버가 아니라 중간에 들어와서 함께 한 기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분명 하우머치를 함께하며 많이 변한 것 같다. 나의 생각을 글로 써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처음에는 시간이 굉장히 오래걸리고 고민도 많이 했었다. 그러나 회차가 거듭해가며 좀더 단순하게 생각해보기도, 복잡하게 생각해보기도 하면서 고민하는 그 순간이 너무 즐거웠다. 특정한 상황이나 순간을 돈의 가치로 변환하여 표현해내는게 재미있었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가는것도 너무 좋았다.
이렇게 소중한 순간을 돈으로 계산해본다면... 시즌2에 참가하는 비용으로 생각하면 되려나?ㅋㅋㅋ 물론 이 액수보다는 더 큰 값어치가 있지만 시즌2를 한다고 했을때 참가비가 필요하다면 3만원까지는 정말 쿨하게 낼 수 있을 것 같다!
하우머치 시즌1에 합류해서 매주 글을 쓴 지도 벌써 곧 두달이 된다. 매주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쓰면서 흥미로운 주제도 많았고, 평소 쉬이 생각하지 않는 주제도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막연히 좋다고는 생각해왔지만, 구체적으로 가격으로 나타내려니 막막해 비교대상을 찾아봤다. 정기적으로 구독료를 내는 넷플릭스에 비교해서 가치를 생각해보겠다. 사실 괜찮은 비교대상인지는 확신이 안 선다. 매주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이자, 면대면으로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으니. 하지만, 단순히 내가 글을 쓰믄 행위로서 생각해 보면, 내게 하우머치는 매달 정기구독료를 내고 구독하는 넷플릭스 같은 취미로 여겨지는 듯하다. 그래서 하우머치라는 작은 글쓰기가 갖는 가치는 내 넷플릭스 구독료인 14,500원이라 하고 싶다.
1.5억
4개월 동안 하우머치가 내게 어떤 의미였을지 생각하면서 여태 썼던 내용을 쭉 읽어보았다. 그러면서 느낀 두가지 생각.
1. 돈의 금액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각각의 가치를 절대적인 수치로 매긴 것이 아니고, 그 가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을 빌려서 정한 상대적인 금액이었으니까.
행복/ 사랑/ 음식/ 직업/ 여행/ 취미 등의 가치가 내 인생 20대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 늘 다이어리에 끄적거리고 숨겨두었던 생각이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하니까 좀 더 다듬으면서, 한 주제 한 주제 가볍지 않게 생각해보고 적었던 것 같다.
2. 한 주에 하나 씩, 짧게나마 글을 쓰는 것이 꽤 어렵고 신경이 쓰이는 일이라는 걸 느꼈다. 글을 쓰는 게 어려웠던 건지, 꾸준한 게 어려웠던 건지 무튼 답변을 제출하기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었다. 이번 주제도 마찬가지이고.
그래도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두는 건 정말 잘했다고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별거 아니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이제 돌아보면서 쌓인 걸 보니, 하우머치 글이 소중해졌다. 가치를 기록하는 것, 훗날 천천히 이 글을 읽어볼 때 그때는 뭐가 같고 뭐가 다를지, 얼마나 변해서 지금을 추억하게 될 지, 지금과는 또 다른 마음이 들 것 같아서 기다려진다.
‘하우머치의 가격 = 나의 가치 이야기에 대한 기록 + 꾸준함 + 미래에 느낄 감정과 기대’ 를 어떻게 금액으로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여태껏 써놓은 가치의 금액 중 최고가격과 최저가격의 평균인 중간값으로 적어 주었다. 흐흐 돈의 금액은 중요하지 않으니까! 그래도 억 단위라 마음이 드는군!
편당 2,000원
글은 참 신기한게, 자주 쓰면 술술 풀리다가도 한동안 안쓰면 아무리 짧은 글이라도 쓰기가 어렵다. 그런 면에서 하우머치는 나의 문장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인 것 같다.
최근 ‘세줄일기’라는 플랫폼에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하우머치와 더불어서 내 문장을 풍성하게 해 줄 수 있는 자양분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발차기를 하루에 1만 번 연습하는 사람보다, 하루에 한 번 1만 일을 연습하는 사람이 더 무섭다’ - 브루스 리
나는 ‘하우머치’를 쓰는 사람 중 가장 불성실하다. 답변이 늦는 것은 물론이고 제출하지 않을 때도 다반사다. 이 글도 마감기한 4시간을 넘어서 제출한다. ‘하우머치’는 나에게 어려웠다.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나는 모든 재화나 서비스의 값은 시장에서의 가치로 매겨진다고 배웠다. 세뇌 당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시장이 아닌 나의 기준으로 물건이나 경험에 가격을 붙이는 건 익숙하지 않았다. 또한 마이클 센델이 그의 저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서 말하듯이 신체기관이나 특정한 경험 등 비시장적인 물건이나 서비스에 값을 매긴다면, 그것들의 무한한 가치를 세속적으로 한정시키는 것 같았다. 글을 쓸 때마다 이러한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 노트북 앞에 앉아 자주 망설였던 것 같다.
시즌1, 그리고 앞으로 있을 시즌 2, 3, 4에 참여할 사람들은 나처럼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딱 1000원, 크런키바 하나만큼만의 가벼운 짐을 지고 글을 썼으면 좋겠다.
하우머치 시즌2에 참여할 새 멤버를 모집합니다.
(물론 기존멤버를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이 프로젝트가 무슨 의미로 다가오는지, 어떤 점이 좋은지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모두에게 의미가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테마만 있고, 가이드라인 없이, 분량의 기준 없이, 하고싶은 말,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만을 담는 프로젝트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인스타그램 @yoll_sugi로 메시지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