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욜수기 yollsugi Jun 03. 2020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다가.

욜수기의 짧은 호흡 #8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시청하다 보면, 분명 솔루션의 직접적인 대상은 요식업 종사자인데, 요식업과 전혀 관계없는 나에게도 “오, 이건 나도 기억해야겠다” 하면서 다가오는 인사이트들이 종종 있다. 사실 이와 같은 경험이 이상하다고만 볼 수는 없는 것이, 백종원 씨는 종목이 ‘요식업’일 뿐, 국내에서 경험 기반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축적한 가장 뛰어난 사업가 중 한 명이다. 때문에 푸근한 인상과 목소리에서 나오는 솔루션 한 마디 한 마디를 요식업계가 아니라 해서 지나쳐 버리기에는 너무나 아쉽다.


최근 수원 골목 편에서 ‘오리 주물럭’ 집에 솔루션을 해주는 장면이 방송에 나왔다. 고모와 조카가 함께 운영하며 메뉴 선정부터 조리법에 대한 고민을 이어나가고 있는 곳이었는데, 여기서 백종원 씨가 건넨 솔루션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모두 적용될 수 있는 말이라 생각해서 VOD로 몇 번을 돌려보았다.


백종원 씨는 두 가지를 순차적으로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과연 하려고 하는 메뉴를 다른 곳에서 많이 하고 있는가.
혹시 하지 않고 있다면, 왜 안 하고 있는가.



연탄불로 고기를 구웠을 때 가장 맛있지만 왜 그럼에도 대부분의 고깃집에서 연탄불을 쓰지 않고 있는지에 대해서 본인의 과거 경험을 들어서 아주 이해하기 쉽게 얘기해주었다. 예전에 “왜 연탄불에 구우면 맛있는데 아무도 안 할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겸사겸사 그 불에 점심시간에는 생선까지 구워가며, 바깥에서 냄새로 고객 유치도 하고 그랬다고 말이다. 과거의 백종원 씨가 간과한 문제는 바로 연탄불 그 자체였다. 구우면 맛은 있지만, 당장에 연탄불에서 나오는 연기를 버틸 수가 없다. 잠깐 왔다가는 손님 입장에서는 괜찮을 수 있지만 하루 종일 그 연기를 마시고 있는 직원들이 못 버텼다고. 뿐만 아니라 지하의 노래방으로도 연기가 내려가서 계속된 항의를 받았었다고 했다.


요식업에서 전방위로 생각을 확장시켜보자. 새로운 시작을 계획함에 있어 블루오션을 찾아 출발하는 것은 아주 좋은 자세이다. 경험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의 자신이 있다면 시작을 망설일 이유는 없다. 하지만 백종원 씨가 말하는 것은 시장 내 경쟁을 고려하고, 포지셔닝을 잘해야 한다는 것. 언뜻 보았을 때 블루오션으로 보이지만,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왜 사람들이 그 옵션을 선택하지 않는가에 대한 이유가 명확히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지셔닝을 아주 구체적으로 하되, 이미 같은 것을 하고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지, 만약 없다면 특별히 하지 않는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 깊은 사유가 필요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