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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Dec 27. 2018

3. 동심 속의 환상 EDC Korea 2019

누구에게나 놀이공원의 향수와 축제의 환상이 있다. 두 가지를 합쳤다.

2019 트렌드코리아 (김난도교수 저)를 읽었다.

트렌드코리아는 "이것이 내년의 트렌드가 되겠군!" 하면서 신봉하며 읽는다기보다

필자가 몸소 체감하고 있는 트렌드가 과연 내년에도 이어질 것인가

올해에서 내년으로 갈 때 어떤 변화의 양상이 나타날까 하는 호기심에 착안하여 가볍게 읽게 되는 책이다.


이 책에서 김난도 교수가 2019년의 트렌드 키워드로 'Piggy Dream(a.k.a 돼지꿈)' 을 꼽았는데

그 중 P에 해당하는 것이 [Play the Concept 컨셉을 연출하라] 였다.


#갬성 이라는 해쉬태그를 보면 바로 느낌이 올 것이다. '갬성'은 오늘날 자기 연출에 푹 빠진 소비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단어이다. 단순한 '컨셉'이 트렌드가 아닌 '컨셉의 연출'이 트렌드이다. 재미있거나 희귀하거나 공감이 되는 무엇이든 컨셉이 될 수 있고, 이미지에 열광하고 변화무쌍함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기능이 아니라 컨셉을 소비한다고 볼 수 있다. 구구절절한 설명보다 컨셉이 우선인, '기승전컨셉'의 시대. 마케팅은 컨셉팅으로 진화한다.


우리나라 페스티벌은 성장기+성숙기의 양상을 동시에 보이고 있다.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면, 성장할 수 있는 잠재동력이 아직 너무나도 많이 있는데 정체된 느낌이다. 기존의 전통있는 두 락페, 지산락페스티벌과 펜타포트는 국내 락 씬의 침체와, 명확한 정체성 유지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극심한 정체를 겪고 있고

(지산락페는 심지어 락페에서도 벗어나 종합장르 페스티벌을 추구하는 양상으로 변했으나, 그마저도 애매했다는 평이 관람객들 사이에서 많았다. 나는 정말 수준있는 종합장르 페스티벌이 우리나라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 지산밸리페스티벌로 이름이 변경되면서 종합장르를 추구해갈때 응원하는 입장이었는데, 기존 락 매니아층 수요의 기대를 그만큼 못채운 탓일 것이다.)

일렉트로닉 씬의 성장과 함께 이제 우리나라의 메인 4개 일렉페스티벌로 월디페, UMF, 스펙트럼, 월클돔을 꼽을 수 있는데, 이들은 짧게는 2회, 길게는 (월디페 몇회더라) 회를 맞이하면서 정착이 되어가는 추세이다. 하지만 늘 아쉬운 점은 현재 우리나라 페스티벌은 오로지 라인업으로만 승부를 본다는 점이고, 이것이 전반적인 페스티벌 씬에 독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페스티벌 측에서 아티스트를 섭외할 때 몇 개월 이내 다른 페스티벌에 서지 않을 것 등의 조항들도 계약사항에 있다고 한다. 명백한 Lose-Lose 상황이다. 후지락페스티벌이 전세계에 운영 측면에서 깔끔하고 쾌적하기로 유명한 것처럼, TOMORROWLAND와 EDC LAS VEGAS, SENSATION 등이 각각 고유의 컨셉을 잘 유지해오면서 독창적인 색깔로 승부하는 것처럼 라인업보다 페스티벌만의 메리트들로 경쟁을 하는 것이 국내에도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너무도 좋은 타이밍에 EDC KOREA가 국내에 상륙했다.


컨셉팅의 연출 자체가 곧 트렌드가 되는 이 시점에서, 놀이공원+페스티벌로 전세계인들을 매료시킨 EDC만의 컨셉은 분명 기대해보기에 충분하다. 스펙트럼이 SM의 많은 준비와 자본, 고유의 디자인과 컨셉르로 2016년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2회만에 국내 일렉 페스티벌의 탑으로 오른 것처럼, 이번에는 EDC KOREA 1회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이 글도 시작하게 되었다.

필자 역시 해외에 페스티벌을 가게 된다면, 가장 먼저 가고 싶은 페스티벌이바로 Electric Daisy Carnival (EDC)이었다.

EDC Las Vegas는 페스티벌이 이런 느낌으로도 할 수 있구나 하는 강렬한 인상을 주었고 그런 멋진 행사가 일본과 중국에서도 런칭되는 것을 보고 굉장히 부러웠었다.  

놀이공원의 한 중간에서, 아니 사방에서 불꽃이 터지고 LED로 반짝거리는 놀이기구들을 즐기는 중에 텐션을 올려주는 일렉트로닉 음악곳곳에 흐르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그간 빠른 시일 내에 국가를 불문하고 외국에 런칭된 EDC페스티벌에 꼭 가봐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서울랜드 Seoul Land에서 Electric Daisy Carnival - EDC Korea가 열리게 되었다.

다음은 EDC KOREA 2019의 런칭에 대한 관련기사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1997년부터 열린 ‘EDC’는 올해로 22주년을 맞이한 EDM 페스티벌이다. 매년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되며,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각지의 관객들이 모여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8년에는 페스티벌이 개최된 3일간 약 40만명의 관객이 방문했다. 미국 외 멕시코, 중국, 일본 등에서 개최되고 있다. 또한 옴니아, 하카산 등 라스베가스를 대표하는 주요 클럽들과 함께 ‘EDC WEEK’를 개최하며, 행사 주간 내내 라스베가스 도시 전체를 화려한 일렉트릭 뮤직으로 물들이는 일을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

올 해 처음으로 개최되는 ‘EDC코리아’는 카니발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한국 개최 장소를 ‘서울랜드’로 발표했다. 다양한 장르의 스테이지뿐만이 아니라 서울랜드 내의 다양한 구조물들을 활용해 테마 아트워크가 조성되고 각각의 특색 있는 구조물들을 하나의 테마로 활용할 예정이다.

‘EDC코리아’는 지속적인 페스티벌 개최를 위해 ‘서울랜드’와 장기 업무 협약을 지난 17일 체결했다. 양사는 장기 업무 협약을 통해 EDC의 성공적인 한국 개최와 페스티벌의 다양한 기획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EDC 코리아’의 관람객들에게 페스티벌 뿐만 아니라 ‘서울랜드’의 다양한 놀이 기구들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관광공사는 해외 관람객 유치를 위해 이 축제를 특별 후원할 예정이다.

외국인 마케팅의 필요성, 관광과의 연결의 필요성에 대한 강조

인섬니악의 설립자이자 CEO인 파스콸레 로텔라(Pasquale Rotella)는 “지금 이 순간 한국 댄스 음악계를 둘러싼 에너지가 EDC의 한국 진출에 많은 영감을 줬다. EDC는 굉장히 훌륭한 장소에서 좋은 파트너와 함께 준비하고 있으며, 댄스 문화를 흥미진진한 방법으로 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

오피셜 EDC Korea 2019 Trailer

기사를 보고 EDC 코리아에 대해 기대를 품게 된 것은 두 가지 방향에서였다. 첫번째는 지속적인 페스티벌을 염두에 두고 장기 업무 협약을 추진한 것, 유명 페스티벌 브랜드의 국내 런칭인 만큼, 단일계약으로 1회를 진행하는 것과 다년계약으로 진행하는 것과는 천지차이라고 볼 수 있다. 자세한 계약사항은 드러난 바 없지만, 인섬니악 CEO 로텔라의 한국 씬에 대한 기대를 고려해 볼 때, 라스베가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서울랜드에서도 EDC만의 색깔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장기적으로 준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번쨰로는 한국관광공사의 후원에 대한 내용이었다. 페스티벌의 운영, 마케팅의 개선과 발전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필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 요소들 중 하나가 외국인 관람객 유입에 대한 것이었다. UMF와 월드클럽돔의 경우, 이름값 만으로도 외국인 관람객들의 유입이 다른 페스티벌에 비해서 상당하다. 우리나라보다 페스티벌 문화가 훨씬 대중적으로 퍼져있는 미국이나 유럽권 국가들의 경우, 한국 관광 시점에 UMF 등의 페스티벌이 고려대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중국, 일본 등의 같은 동아시아권 국가 관람객들은 논의에서 제외한다. 동네이웃끼리 마실다니는 것은 좀 다른 문제다) 필자는 늘 왜 이 환경에서 더 발전을 시키지 않을까 궁금했었다. 브랜드만으로 유입되는 외국인이 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기회이다. 여기에 외국인들을 매료시킬 관광상품 결합이 이루어진다면, 고민중인 외국인 관람객들과, 한국에 대해 잘 몰랐던 외국인들까지도 타겟 대상을 넓힐 수 있다고 본다. 

훗날 이 관광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쓰고자 한다. 지금은 한국관광공사의 특별후원을 이끌어낸 EDC KOREA에게 그저 아낌없는 박수를 치는것만으로 이 부분에 대한 논의를 잠시 접어두겠다.


EDC의 본진 EDC Las Vegas 2019의 오피셜 트레일러. EDC의 면모를 하나하나 볼 수 있다.

필자의 경우 2015년, 2016년에는 하루종일 일상에서 탈출하는 페스티벌의 재미를 알아버렸고
2017년에는 귀로만 접했던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퀄리티높은 무대와 셋들을 경험했다.
2018년을 돌아보니 올해부터는 페스티벌 자체에 더 관심이 많아진 듯하다. 아쉬웠던 페스티벌은 정말 아쉬움을 넘어 실망스럽기도 했고, 반대로 정말 멋진 페스티벌로 각인된 것들도 많았다.

위의 EDC Las Vegas 2019 Official Trailer 영상을 보면 느낄 수 있지만, EDC는 컨셉과 구성 면에 있어서는 독보적이다. 이제까지의 국내 페스티벌의 아쉬웠던 컨셉의 측면과, 라인업에 대한 과한 의존현상을 테마파크라는 컨셉과 테마파크를 둘러싼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들의 공존, 페스티벌을 공연의 연속을 넘어선 진짜 축제이자 놀이공간으로 만든다는 것이 EDC의 최대 매력이다.

EDC에 대해 알지 못했을 때 EDC 피날레의 전경을 담은 이 사진과 비슷한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정말 충격적인 비쥬얼이다. "이 정도의 규모인 페스티벌이 있다고?" "저렇게 아름다운 장면을 볼 수 있다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냉정하게는 우리나라에서 이정도까지의 비쥬얼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민원 문제도 있고, 규모 문제도 있고, 등등 우리나라엔 제약이 많긴 하다. 그러나 규모의 문제일 뿐 페스티벌 내 테마파크가 들어간 이상 공연 피날레를 빛내줄 불꽃놀이가 사방에서 터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LED 광채로 가득찬 각종 놀이기구들과 함께 무대 곳곳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진다면, 라스베가스에 비해 비교적 작은, 많이 작은 서울랜드에서도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필자에게는 2019년의 페스티벌 중 가장 기대하는 페스티벌이 EDC Korea가 되어버렸다. 아직 첫회라서 (어느 페스티벌이든 페스티벌의 1회는 사실 완전한 만족을 기대하기 어렵다) 미숙한 점도 있을 것이고, 인썸니악 주최측이 발벗고 나서서 EDC KOREA를 연출하긴 하지만 라스베가스에서의 테마파크 페스티벌을 서울랜드에서 얼마나 구현해낼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이 부분은 EDC China와 EDC Japan이 어땠는지, 어느 정도의 규모였는지를 참고해보면 좋을 듯하다. (자세한 사항과 함께 EDC Korea Preview가 추후 이어질 예정이다.) 


필자가 가장 걱정하고 있는 부분은 사실 장소적인 측면이다. 놀이공원을 메인으로 한 것 때문에 잠실 주경기장, 난지 한강공원 등의 국내 페스티벌 메카와는 다른 선택을 한 셈이긴 하지만 몇년 전 라인컬 페스티벌(Life In Color) 때와 딱 같은 장소로 선례가 존재한다. 필자는 그 때의 교통대란을 잊을 수 없다. 밤에 모두가 택시를 기다리는 상황. 물론 페스티벌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고 정착되기 이전의 페스티벌이었기 때문에 교통 문제에 있어서도 운영 상의 미숙한 부분은 존재할 수 있었다고 본다. 몇년 새에 다수 페스티벌에서 위치가 애매할 경우 교통 문제를 셔틀, 꽃가마 등의 대안으로 잘 해결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EDC에는 그런 의미에서 교통문제에 대한 명확하고 효과적인 대안이 필수적이다. 관객들이, 특히 서울 관객들이 페스티벌의 접근성에 대해서 의심은 커녕 전혀 걱정하지 않도록, 소비자를 만족시키면서도 정말 효율적인 교통 루틴을 주최측에서 반드시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페스티벌 관람객 이외의 기존 놀이공원 이용객과의 조율은 어떻게 할 것인지, 뒷처리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과천에도 잠실처럼 민원 문제가 크지는 않은지, 이런 고려사항들이 충분히 많이 남아있다. 인썸니악의 주도 하에 국내에 성공적인 EDC Korea 1회가 유치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과 함께 EDC KOREA 2019의 첫번째 프리뷰를 이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공연기획자를 꿈꿉니다.

일상 속에 툭툭 튀어나온 생각들에서

관심을 갖고 접하는 서적과 매체들에서 

그간 다녔던 수많은 공연들의 기억에서

앞으로 다니게 될 수많은 공연들에 대한 기대에서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고민과 아이디어들이 모여 더 크고 구체적이고 생산적인 기획안의 발판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페스티벌이 각광받는 요인? 페스티벌의 방향성은?

관객을 유치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부수적 운영에 대한 아이디어?

그래서 내가 기획해본다면? 


페스티벌과 공연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보고 싶습니다.

instagram @yoll_s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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