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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Mar 10. 2019

모닝커피가 배달되는 캠핑형 페스티벌은 어때?

매일 커피를 먹는 커피홀릭 대학생이 캠핑형 페스티벌에 건네는 작은 제안

뮤직 페스티벌의 꽃은 밤 8시~12시까지라고 할 수 있다. 페스티벌의 상황에 따라 일부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이 메인 타임이 지난 그 이후,


그리고 그다음 날 오전을 한번 살펴보자


댄스 뮤직 페스티벌의 경우 애프터 파티를 간다면 다음날 오전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캠핑형 페스티벌의 경우에도 헤드라이너가 지나간 늦은 밤 혹은 새벽, 하루의 여운을 뒤로하기 아쉬워 이후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더 즐기다 보면 취침시간은 늦어지기 마련. 다음날 오전에 느끼는 피곤함은 어쩔 수가 없다.

해외 페스티벌들에서 가장 부러웠던 점은 오전과 낮 시간의 효율적인 운영이었다. 코첼라나 투모로우랜드, EDC 등. 다 오전과 낮시간, 즉 본격적인 페스티벌 시간이 시작하기 전에 페스티벌 측에서 준비한 프로그램들이 있었다. 음식들을 제공하는 F&B 부스들은 당연히 열려 있었고, 일부 공간들에서는 요가 강습 프로그램, 웨이트 트레이닝 등이 이루어지는가 하면, 헤어스타일을 코디해주는 공간도 있었고, 플리마켓들하며, 여기저기 쉴 수 있는 작은 공간들이 굉장히 많이 마련되어 있었다.

국내 페스티벌에 부족한 점이 이런게 아닐까 싶은데, 2017 지산락페에서 찜질방 숙박 패키지를 선택하고 가장 후회했던 건, 오전 시간에 잠에서 깨면 불편했던 찜질방에 있기도 힘들고, 페스티벌 공연장으로 오면 할 게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었다.


그런 점에서 한국형 휴식공간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해볼 수 없었다. 페스티벌 주최 측의 입장을 고려하여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놀이기구도 설치할 수 없는 노릇이고, 어쨌든 휴식공간의 마련과 프로그램 아이디어의 문제였다.

캠핑형 페스티벌의 특성상 다른 페스티벌에 비해 이용할 수 있는 공간 부지가 넓기 때문에 해외에서 착안하여 아침에 간단히 운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참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중요한 휴식공간에 대해, 나는 캠핑형 페스티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카페들을 운영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었다. 최고급 바리스타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한국 사람들이 가장 잘 즐기는 방식인 커피 마시며 수다 떠는 방식을 차용하여 오전, 낮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자연적인 분위기에 흘러나오는 노래들, 거기에 약간의 공간 데코만 더해진다면 '인스타 감성 ' 은 금방이다. 여기저기 공간만 마련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운영되는 부지들이 너무나도 많다!) 많은 F&B 부스들이 너무 이벤트와 마케팅 차원에서만 다가가려고 하는데, F&B들 외에 페스티벌 자체에서 일부 공간들을 티타임 하기 좋은 공간으로 만든다면, 아마 관객들은 부담 없이 그 공간을 이용하고 즐길 것이다.

전날의 광란이 가신 뒤, 아침에 오늘의 광란을 대비한 커피 한 잔. 멋지지 않나?


우리나라만큼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들이 도시 내에 즐비한 나라는 찾기 힘들다. 일종의 문화라고 본다. 국내 페스티벌에 그 문화를 받아들여볼 법하지 않을까?


추가적으로 해외 페스티벌의 서비스에서 착안해본 것이 있다. 투모로우 랜드에서는 운영 팀이 아침에 텐트들로 그날의 라인업과 프로그램이 수록된 신문을 배달한다. 인력이 추가로 다수 필요하겠지만, 별다른 마케팅 없이 친환경 컵에 원하는 텐트 이용객들에 한해 아침에 커피를 텐트로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행해 본다면 그 또한 멋진 이벤트가 아닐까 싶다. (물론 그날의 정보가 담긴 팜플렛과 함께 말이다. 더 이상 넘쳐나는 팜플렛들을 인포데스크 앞 테이블에만 비치해두지 말자..) 많은 조직들과 많은 이벤트들이 중요시하는 친환경성을, 가장 환경문제가 일상적으로 맞닿아있는 음료 서비스에서 강조할 수 있다면, 자체 브랜드 이미지를 한결 끌어올릴 수 있다.

여기에 추가로, 배달이다. 한국의 배달 속도와 범용성에 많은 외국인들이 놀란다. 분명 긍정적으로 놀란다. 서비스는 그 목적이 뻔하지 않은 방식으로 이용자의 만족도와 맞물릴 때 가치가 확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페스티벌에서의 모닝커피 배달. 조금은 찝찝한 텐트 숙박 뒤에 커피가 내 앞으로 와 나를 반긴다면, 한국형 페스티벌의 긍정적 이미지 메이킹에도 한 발 더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공연기획자를 꿈꿉니다.

행복을 안겨다 줄 페스티벌을 만들고 싶습니다.

일상 속 작은 아이디어가

작은 배려와 고민이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페스티벌 덕후

Instagram @yoll_s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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