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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스템의 연인(Hang The DJ)

by 욜수기 yollsugi

사람을 만나다 보면 이 사람과는 오랜 기간동안 관계를 유지하겠다, 혹은 이 사람과의 인연은 그리 길지 않을 것 같다 라는 예감이 온다.


그 감은 틀리는 경우도 상당히 많고,

내 뜻대로 되지 않아 답답한 경우도 많지만,

어쨌든 감이 오긴 온다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의 매력은 이런 불확실성과 '알 수 없는 신념'스러운 느낌에 있는 것 같다.


다 정해져 있으면 재미없으니까.


블랙미러 시리즈가 늘 그렇듯,

짧은 시간 동안 흥미로운 소재, 빠른 전개, 그리고 결말이 주는 메시지가 들어있는

블랙미러 시즌 4 4화 시스템의 연인[Hang The DJ]이다.


간단하게 시스템이 자신의 짝이 될 사람을 정해주는, 단순히 누구냐만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과는 얼마 동안 만남을 가지는지, 훗날 최종적인 나의 짝은 누구인지까지 정해주는 소재를 다룬 내용이다.

줄거리는 예고편이 허락하는 여기까지.

여러 블랙미러 스토리들이 그러하듯, 이 스토리 또한

"와, 실제로 이렇게 되면 끔찍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앞서 얘기한 사람만의 예감이 어떠냐에 따라서, 그 사람과 이루어가는 스토리도 달라진다. 괜히 연애가 시소와 줄다리기에 비유될까. 시작과 끝이 정해져서 그 미묘한 움직임이 없어지면 감정이 커질 만한 요소도 없는게 아닐까.


나는 연애할 때 연애의 끝을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이 사람과 언젠가 헤어지겠지 라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이미 타이머가 시작되는 기분이라서.

한치 앞을 모르는 연애이지만 그 관계를 오랫동안 지켜나가고 싶은 마음으로 임한달까.


시작은 첫인상, 또는 처음 몇 번의 만남에서 오는 '감'으로 시작되고, 그 감을 나도 굉장히 신뢰하는 편이지만

끝을 모르는 아낌없는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 하나 때문에

시작 단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것이 늘 참 어려운 과정이다. 이 감이 틀릴까봐 걱정되긴 하는거지.


정말 사람마다 짝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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