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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May 11. 2019

[유튜브] 매력 그 자체,
무파사를 논하다

유튜브 채널 리뷰 [MUFASA 무파사]

예전에는 일상을 기록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일상을 어떻게 '매력적으로' 기록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적어 수많은 일상 V-Logger들 사이에서는 말이다.


유튜브에는 불문율처럼, 조회수가 많고 인기많은, 일명 '성공한' 브이로그 영상 대한 기본 공식이 있다.

영상길이 10분을 넘지않고 최적은 5~6분 정도로.

"안녕하세요 입니다!" 하며 채널을 소개하는 인트로 등.

대부분의 브이로그 영상들이 이러하다.


많은 유튜버들이 자기만의 색깔을 갖춰 나가야 함을 강조하면서도, 영상을 자주 올리고 매일의 일상을 기록하는 과정 속에서, '자기만의 색깔'까지 유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결국 일부를 제외하면, 정해진 주제 안에서 크게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브이로그들이 수없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차별성이 있는 일부 때문에 브이로그의 매력이 여전히 살아서 많은 이들을 자극하고 있지 않나. 오늘은 그 일부 중 한 유튜버에 대한 이야기이다.


바로 MUFASA 무파사.

그의 영상 시작에는 느낌있는 인트로 음악과 함께 늘 눈에 확 들어오는 VLOG BY MUFASA 가 자리한다.
무파사. (본명 이학석 씨) [출처 매일경제 뉴스]

이 유튜버의 직업은 유튜버이자, 주부이자,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버지이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이 사람이 추구하는 아이덴티티가 바로 이것들이다.

원래 직업은 목수였다고 들었는데 아내가 임신하면서 그만두었다고 알고 있다.


보통 브이로거들과 같이 일상을 기록하는 유투버들이나 인사이트를 줄만한 유튜브의 주인들을 발견하면 그들이 채널에 직접 적은 소개를 보곤 한다. [정보] 탭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심도 갖지 않는 그곳에는 일부 사람들의 철학이 담겨있다. 


나 또한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내 소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내 아이덴티티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고, 아직까지도 완벽히 만족스러운 해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이 직접 적은 소개글에 중점을 두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제는 브이로그들이 너무나도 많아 명확한 색깔이 담긴 브이로그가 좋긴 하다!)


무파사의 소개글이다.

설명
제 작업실은 상수동입니다
거주지는 남양주 어디쯤이구요

가족이 첫째, 유튜브가 그 다음입니다
뷰티유튜버 '다영' 의 남편이기도 합니다
우리 딸의 아빠구요

많은 변화를 거치면서
사실상 전례가 없는 채널 아이덴티티 변경에, 고군분투 중입니다
여기에 나의 자취를 남기고 싶어요

나의 장비 (정말 정말 무겁습니다, 비추천)
메인카메라 Canon EOS R
서브카메라 Canon 6D Mark II
메인광각렌즈 Canon 16-35mm F2.8L III USM
표준줌렌즈 Canon 24-70mm F2.8L II USM
망원렌즈  Canon 70-200mm F2.8L IS III USM
마이크 RODE Videomic Pro Plus

*
 서브카메라 Canon 80D  (6D Mark II 보다 선호함)
메인광각렌즈 1) Canon 10-18mm F4.5 - 5.6 IS STM                           
                      2) Tokina 11-20mm F2.8 PRO DX
Canon 17-55mm F2.8 IS USM
Sigma 18-35mm F1.8 DC HSM

가끔쓰는똑딱이 두가지
Sony RX100M3
Canon G7X Mk II

편집 툴   
Finalcut Pro X (대부분의 경우)
Adobe Premier CC

2017년 6월 ~ 도담이키우기 (아빠의 가족 채널)
2018년 5월 ~ 무파사키우기 (육아 채널 탈피)
2018년 11월 ~ 무파사 (솔로 브이로그)

딱딱하고 투박하다. 

그러나 그는 실제로 그의 구독자라면 알고 있는 아이덴티티 변경에 고군분투 중이고, 지금은 성공적으로 아이덴티티를 바꾼 상태라고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그의 말대로 초반에는 도담이라는 무파사의 딸을 육아하는 과정에 중점을 둔 채널이었고, 어느 순간 육아 채널에서 벗어나 좀 더 본인의 생각을 담은 영상들을 많이 만들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마음에 들었던 점은, "그럼 도담이와 아내 다영씨의 대한 이야기들은 비중이 확 줄어들고, 그의 생각을 논하는 영상들을 많이 보게 되는 것일까?"라는 예상을 가뿐히 무시하고, 내 아이덴티티는 도담이와 다영씨와 함께하는 일상으로 만들어간다는 그만의 색깔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즉, 아직도 그의 영상에는 그의 아내와 딸의 비중이 대부분이다. 

도담이가 걸어가는 모습을 담은 인트로. <우리 딸이랑 데이트 하기 참 힘드네요> 내 기준 역대급 인트로이다.

내가 미약하게나마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유튜브 영상들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생긴 가장 큰 변화는

그들의 영상편집에 대한 노고와 고민의 흔적들을 하나 둘씩 발견하고 경외로워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얼마나 고된 작업인지를 알고, 영상을 어떻게 찍어서 한 편의 스토리라인을 완성할지에 대한 고민이 없거나 부족하다면, 그것이 보는 사람들에게도 여실없이 드러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만들어보고 나서야..! 역시 인간이란). 그리고 배경음악을 고르는 과정에도 어마어마한 시간이 소요되고, 실제로 영상에 어울리면서, 보는 사람들까지 잡을 수 있는 No-Copyright (Free Loyalty), 즉 저작권이 없는 무료 음악을 고르는 데는 많은 노력이 수반된다. 

 

무파사의 편집실력은 굉장히 뛰어나고, 시네마틱한 구성과 편집도 자주 보이지만, 그와는 별개로 그의 영상 한 편 한 편에는 스토리가 있고 이 것이 자연스럽게 보는 사람들을 화면 속에 잡아둔다. 

유튜브를 시작할 때 가장 많이 받았던 피드백 중 하나가 '영상을 길게 뽑지 말라'는 것이었다. 나는 페스티벌 리뷰를 담은 인터뷰 영상을 처음으로 올리면서, 인터뷰라는 특성을 감안함에도 영상이 길어지면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조언을 많이 받았었다. 물론 당연히 정답이다. 유튜브 영상을 그렇게 많이 보는 나도 유튜브에 들어가 썸네일들을 하나하나 보며 영상 길이가 9분, 10분을 넘어가면 자연스레 안보게 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채널의 영상은 '나중에 볼 영상'에 담아두고 때로는 안보고 넘어가기도 한다. )  

대부분이 10분을 넘어가고 20분을 넘는 영상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무파사의 영상들은 예외였다. 그의 영상들은 대부분 10분이 넘어간다. 그냥 넘는게 아니라 훌쩍 넘어간다. 그러나 하루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유튜브를 켤 때 그의 영상 한편은 끊임없이 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 긴 걸 알면서도. 그만의 색깔이 담겨 있고, 그가 이전에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독자가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를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언급하였듯, 그냥 어디선가 아는 재미있고 매력있는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고 보는 기분이 들어 긴 영상길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듯하다.


무파사는 음악 면에서도, 인트로 음악마다, 그리고 영상 중간중간에 조용히 들리는 배경 음악을 고르는 데에 탁월하다. 보통 Jazz Hip-hop 장르의 음악들을 많이 사용하는데, 재즈와 힙합이 섞인 특유의 바이브 때문에 그의 일상에 멋을 더하는 느낌이랄까. 그의 영상으로 영상 공부를 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고 밝힌 것처럼, 나도 혹시나 첨부한 사진 하나에 그와 그의 가족이 상처가 되는 요소가 있을 까 싶어 이제까지 중 가장 조심스레 사진을 골랐다

내가 써놓은 것에 비하면 그의 22만 구독자 수가 얼핏 보면 작아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 뿐 아니라 그의 구독자는 굉장히 견고한 팬덤을 유지 중이다. 

구독자 수와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영상, 자극적인 썸네일과 제목이 판을 치고, 

그저 어디 갔다 왔고 무얼 먹었는지를 보여주는 브이로그들이 상당 수인 유튜브 속에서 

혹시 새롭게 볼 채널을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파사를 아직 접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오늘은 이 채널을 한번 들어가보는 것이 어떨까.


MUFASA 채널의 무궁한 번영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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