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M 페스티벌에 대해 입문해보고 싶다면, 검증된 월디페로!
EDM 페스티벌 중 가장 진입장벽이 낮다고 생각되는 페스티벌, 바로 월디페이다.
EDM 시장이 국내에서도 점점 규모가 커져가고 대중의 관심도 날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점점 많은 페스티벌들이 생기고, 많은 국내 디제이들도 생겨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전통이 있는', '국내 DJ들을 위한', '가장 색깔이 있는' 페스티벌이라면 월디페를 떠올리게 된다.
월디페는 류스기획의 류재현 대표가 처음 시작하여, 지금은 국내 대표 공연기획사인 BEPC 탄젠트에서 주최하고 있다.
나도 EDM에 대해, 페스티벌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이 많이 없었을 때에도 인터파크나 yes24등의 티켓사이트들에서 월디페라는 이름은 많이 보고 그 존재는 알고 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페스티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때쯤 월디페는 꼭 빠른 시일 내에 가보고 싶다는 임팩트를 남겨주었는데, "밤새도록 야외에서 놀 수 있을 만한 페스티벌" 이라는 월디페의 지향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여담이지만, 우리나라 페스티벌 중 상당수에 대해 아쉬운 점이 바로 페스티벌 운영시간이다. 물론 페스티벌 주최사 잘못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여건상 (특히 서울에서) 밤새도록 페스티벌이 열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주민신고는 기본이고, 페스티벌이 주로 열리는 종합운동장, 난지한강공원, 고척돔 등을 담당하는 공단 측에서도 애초에 제재를 걸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최근 몇년 사이에 규제가 더 심해져서 2017 싸이 흠뻑쇼에서 싸이 본인의 말에 따르면, 잠실종합운동장에서는 밤 10시 이후 폭죽 등의 특수효과가 아예 불가하도록 제재가 걸려 있다고 한다. 이 페스티벌 운영시간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은데, 대표적으로 작년에 인천에서 열린 월클돔2017(World Club Dome Korea)의 경우 세계적인 페스티벌 브랜드인 월클돔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며 수십명의 메이져 디제이들과 함께 성대한 파티를 기획했으나, 4개월 정도 앞서 프리파티 차원에서 월클돔 주최 측에서 투모로우랜드 Unite with Tomorrowland를 5월에 열었다가 대규모 주민신고 테러를 맞고 상당히 큰 논란을 불러왔었다. 덕분에(?) 본 페스티벌인 월클돔 또한 그 여파로 기대만큼 성행하지 못하고 장소 문제로도 여러 난항을 겪었었다. 문학경기장을 예상하고 찾아온 레이버들에게 야외 대규모 경기장 대신 실내 웨딩홀 안의 무대로 바뀌었다거나 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주최측의 답답한 입장도 충분히 이해는 가나, 팬들의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외국에서는 4시,5시 쯤 시작하여 새벽 4시 정도까지 페스티벌이 열리는 경우들이 많은데, 그 운영시간을 차용하는 데에 한국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명확하게 입증시켜준 사례였다.
역시나 말이 많다보니, 여담이 길었다.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사실 그래서 월디페의 시작은 강원도 춘천에서였다. 규제사항이 많은 서울 대신 춘천에서 1박2일동안 밤에도 새벽에도 친구들과 야외에서 EDM 음악과 함께 신나게 놀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춘천을 택한 것이다. 지역적 접근성 대신 분명한 페스티벌 지향점에 포커스를 둔 결과였다. 강원도로 1박2일 대규모 음악축제 캠프를 간 느낌이랄까.
하지만 작년부터 월디페 또한 자리를 서울의 잠실 종합운동장으로 옮겼기 때문에 이 지역적 특색에 대한 논의는 더이상 무의미할 것 같다. We are Back in Seoul 이라고 포스터에 큼지막하게 홍보를 하며 10년 만에 서울로 귀환했음을 알렸다. 어디에서 하든 장단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많은 규제와 제한에 안타까움을 느낄 뿐, 시간적인 요소에 큰 초점을 두지는 않아 나 또한 서울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을 훨씬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작년의 월디페는 10년만의 서울 월디페를 자축하며 짱짱한 라인업으로 컴백했다. 자우즈, 알란워커, 마이크페리, 마데온, 보져스, 익시젼 등의 장르별 실력있는 디제이들이 해외 디제이라인업으로 이름을 올렸고, 역시 기대에 걸맞게 로컬 디제이들 또한 총집합했다. 2개의 메인 스테이지의 구성도 괜찮았고, 이동도 편리했다. 사일렌트 디스코 스테이지 또한 마이너한 감성 속에 흥을 돋우기에는 충분한 분위기였다.
그동안 다니면서 월디페에 대해서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운영이다. 운영이 굉장히 깔끔하다. 아무래도 페스티벌을 많이 다니다보면, 각 페스티벌별로 운영에 있어 차이가 명확히 드러나는데, 이것이 그 페스티벌의 이미지메이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Pre-페스티벌에서는 라인업 공개, 티켓배부, 얼리버드 티켓의 진행 정도 등이 되겠고 페스티벌 기간 동안에는 입퇴장 줄부터 시작하여, 음식,주류 부스 대기줄, 스테이지 간 이동의 편리성 등이 모두 운영이라는 한 카테고리 안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월디페의 강점이 드러난다.
주기적이고 단계적인 라인업을 발표하면서 공연 몇 개월 전부터 관객들을 설레게 하고, 일찍이부터 블라인드와 얼리버드 티켓을 오픈하면서 관객들이 보다 싼 가격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굉장히 많이 주는 편이다. PRE-페스티벌 단계는 마케팅 차원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갈까 말까 고민하는 관객들에게 "너희가 좋아하는 이 아티스트, 이 디제이를 부를거야!" 라고 말하며 페스티벌이 오기도 전에 그 설렘을 몰입감 있게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월디페는 단연 그 점에서 최고다. 뿐만 아니라 페스티벌 기간 동안의 운영도 굉장히 탁월한 편이다. 아니 EDM 페스티벌 중 개인적으로 운영 면에 있어서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부스를 여러군데에 마련함으로서 음료, 주류를 즐기고 싶을때 대기시간이 길지 않도록 도와준다. 이것이 겪어본 사람들은 강하게 공감하는 부분인데, 운영이 안좋은 페스티벌에서는 맥주 한잔을 마시기 위해 1시간씩 대기줄에 서있으면서 공연을 보는것도 아니고 안 보는것도 아닌, 상당히 기분나쁜 상황에 놓이게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 운영에 대해서 계속 강조를 하는 것이다. 입퇴장 줄 역시 다른 페스티벌에 비해서 수월하게 진행되는 편이다. 물론 라이벌인 움프와 비교를 하자면, 움프는 워낙 입장시 신분확인에 있어서 엄격하고, 월디페는 이에 비해 덜 엄격하게 확인하고 (티켓만 확인하는 정도) 있기 때문에, 입장 속도가 더 빠른 부분도 있다.
월디페의 또 하나의 강점은 분위기이다. 정말 이게 페스티벌이구나 하는 느낌이 자연스레 들게 만드는 그런 분위기 연출이 페스티벌 자체적으로 이루어진다. 그에는 각종 대학 연합동아리 및 연합 레이버들의 공이 크다고 생각하는데 21rpm, Team oops, rapiritz, UPA 등의 대학연합 레이버 동아리들이 모두 단체로 컨셉이 담긴 옷을 맞춰입고 와서 무리지어 돌아다니면서 하나의 새로운 세계에 온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처음 페스티벌에 갔을 때는 컨셉을 잡고 온 사람들과 같이 사진 찍으러 다니는 데만 해도 큰 재미를 느끼며 한참 동안을 사진 찍기 바빴던 기억이 있다. 작년에는 소방대원 룩, 죄수 룩, 산타 룩 등 많은 컨셉으로 단체들이 함께해서 그만큼 보는 재미도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개인 단위로도 컨셉을 잡고 오는 관객들도 많다. 처음 봤을 때는 "와 저사람은 뭐지?" 하고 봤었는데 보다보니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맞춰 입고 놀고 있었다. 이후에는 "한국에 잘 놀고 흥 많은 사람들은 여기 다 와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나 또한 작년에 월디페에는 무난하게 NBA 져지를 형과 맞춰입고 가서 놀았었다. (맞춰 입고 신나게 놀고 있으니 애프터무비에도 등장합디다...)그렇게 일행과 맞춰입고 노는게 또 사진도 잘 나오고 더 재밌는 법이다! 슈퍼 관종까진 아니더라도 나름의 스타일은 맞춰서 놀러가는 것을 강려크하게 추천한다.
올해의 월디페 역시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다. 아직 라인업 발표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해외의 라인업들은 꽤 모습을 드러낸 상태이다. 거기에 우리나라의 명성이 자자한 로컬 디제이들이 합류한다면, 올해도 역시 고퀄 꿀잼은 보장이다. 현재까지 나온 라인업만 보더라도 국내 EDM팬들이 꿈에 그리던 디제이들이 대거 이번 월디페를 방문한다.
This Girl이라는 흥의 절정을 달리는 곡으로 스타덤에 오른 KUNGS
아름다운 멜로디를 EDM에 입히며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장르에서 한 획을 그은 Porter Robinson
세명의 디제이가 한팀으로 굉장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Black Tiger Sex Machine (BTSM)
등 현재까지 올라온 8명의 디제이들에 대해서는 그 에너지를 기대해도 전혀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월디페가 몇년간 그래온 것처럼 올해도 Q-Dance 브랜드와 함께하니, 이번 월디페에서도 환상적인 엔딩쇼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밑의 사진과 같이 하드스타일 장르의 음악과 함께 눈앞에서 10분 간의 불꽃놀이가 펼쳐지는데, 정말 환상 그 자체이다. 매번 주차 문제와 귀가 시간 때문에 일찍 공연장을 벗어나는 관객들이 가장 아쉬워 하는 것이 마지막 피날레이니, 꼭 놓치지 않길 바란다.
끝으로 월디페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서 공개한 1분간의 작년 애프터무비로 포스트를 마무리하려 한다.
인생에 한번쯤은..매거진 그 첫번째 포스팅: 월디페 by yollsug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