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기획을 꿈꾸는 대학생이 컴퓨터 앞에 앉은 이유(3) - 산발적 시도
새로운 공부(파이썬)와 새로운 도전(브런치)으로 채워진 3월과 4월이 지나가고, 일련의 계기로 공연문화산업 쪽으로 목표방향을 틀게 되었다. 끊임없이 스포츠업계와 문화산업을 놓고 목표방향을 고민했는데, 스포츠는 취미로 지켜나가고 문화산업에 커리어로 도전해보고 싶은 의향이 생겼다.
이쯤에서 다시 들었던 생각, "난 이제까지 무엇을 했었나."
문화산업에서 일하고 싶다 한들, 내가 이제까지 해왔던 공부는 CPA 시험을 위한 경영/재무/회계 공부 뿐이었다. 물론 모든 기업에 경영학과 재무 관련 지식은 필수적이기도 하고, 도움이 많이 되는 분야이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명확한 그 이상이 필요했다.
솔직하게 내가 생각해도 내가 아무리 공연을 좋아하고, 이제까지 페스티벌을 많이 다니며 이 문화 자체에 강한 애정이 있다 한들, 이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쯤 되면 내가 정말 많이 겪어본 것인지, 다른 사람에 비해 많이 애착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스스로 의문이 들었다. 또한 각종 페스티벌, 공연들을 가서 즐긴 경험들만 있었을 뿐, '일'을 하기 위한 준비는 아예 안 되어 있었을 뿐더러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현직자들에 비해 실무와 관련된 정보는 무지할 수 밖에 없고, 그렇다고 실무 관련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소스들도 거의 없다고 판단하였다. 현직에서의 경험이나 실무 능력을 갖추기 위해 관련 기업에 인턴으로 뛰어들고 싶어도 그러기 어려운 노릇이었다. 아직은 준비가 아예 안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 막연히 앞에 놓인 상황에 좌절감이 들기도 했지만, 준비만 잘 해놓는다면 몇 년 안으로 분명 나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믿어야 마음이 편하기도 했고)
아무튼 그 기회는 무조건 잡아야 한다!
그러면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언젠가 쓰일 수도 있는 능력을 다양하게 많이 기르는 것'이었다.
모든 대학생, 취업준비생들이 겪는 고민이겠지만, 자격증 공부가 되었든, 다른 공부나 활동이 되었든, 이것이 내가 할 만한 가치가 있는 활동인가에 대해서 심히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시간투자를 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말이다. 소위 스펙이 마냥 많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무엇이든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투자'가 필요하기에 취사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런 고민에 휩싸여 쉽사리 시작을 하지 못하고, 결국 학교 생활만 이어가는 경우도 너무 허다하다. 나도 그랬다.
제대로 마음을 먹은 이번만큼은 그렇게 한 학기를 보내기 싫어 결심을 하였다.
일단 시작해보자
시작했으면 한 달은 몰입해서 제대로 추진해보자
그 뒤에는 에너지가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끊겼다 했다가를 반복하더라도 꾸준히 이어가는데 목표를 두자.
그렇게 파이썬을 배우고, 글을 쓰고, 영상편집을 하고, 이제는 웹개발 공부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글쓰기는 혼자 쓰다가 주변의 뜻이 있는 친구들과 함께 두 개의 매거진으로 확장해서 준비 중이고, 그 외의 공부들도 계획중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일 참 많이 벌렸다.
무엇인가를 시작할 때 고려한 가이드라인은 분명 있다.
공부를 시작한다면, 단순 암기형, 증명형이 아닌, 나의 '능력'이 될 수 있는 공부인가?
내가 좋아서 계속 진행할 수 있는가?
내 취미와 연결되어 계속 에너지를 유지할 동력이 있는가?
스스로 중간점검 차원에서 지난 1년 반 동안의 수많은 '일 벌리기'에 대해서 짚어보면, 앞으로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지에 대해 가이드라인이 형성될 것 같아 글을 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