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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Sep 07. 2019

밸런스가 생긴 FIBA 농구 월드컵

NBA 시즌 개막 D-50 '느바 맛보기' DAY5

지난 농구 월드컵까지만 해도 미국을 제외한 모든 팀의 최종 목표는 2위였다. 그도 그럴 것이 2014년 FIBA 농구월드컵 당시 미국의 로스터를 살펴 보면, 현재 NBA에서도 최고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커리, 탐슨, 어빙, 커즌스, 앤써니데이비스, 하든,드로잔 등

상대편이었으면 경기를 하겠다는 욕구보단 이 선수들과 사진을 찍겠다는 욕구가 더 컸을 것이다.

그게 이제까지의 미국 드림팀의 위상이었기도 하고.


하지만 너무 우승을 압도적으로 매번 했던 탓일까.

이번 농구월드컵을 앞두고는 미국의 슈퍼스타들이 대거 월드컵 불참 선언을 하였다. 35인 예비 로스터가 나왔을 때만 해도 올해도 미국의 농구 공연을 볼 수 있겠구나 했었는데, 사실상 35인 중에 가장 약한 12명이 최종적으로 뽑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미국. NBA는 NBA인 법. 올스타 레벨 선수들로 가득한 미국 대표팀은 여전히 우승후보 1순위이다.

다만 엄청난 경쟁자들이 생겼고, 다른 팀들이 그 어느때보다 열심히 우승을 향해 달려가는 중일 뿐.


현재 FIBA 농구월드컵은 2라운드가 진행중이다. 1라운드 조별예선에서 조1위와 2위를 차지한 팀들이 새로운 조별리그를 실시하고, 여기서 올라가는 8팀 결선 무대를 밟는 방식이다.

2라운드에서 결선으로 올라갈 8팀도 일부는 확정된 상태이다. 아르헨티나와 폴란드. 세르비아와 스페인은 확정되었고, 남은 4 자리를 두고 미국과 브라질, 그리스. 프랑스와 호주, 리투아니아가 경합하는 상태이다.


미국 로스터가 얇아진 점도 있지만, 현재 NBA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중에 유럽 선수들의 파워가 어마어마하다. 호주와 아르헨티나 등도 막강하다. 계중에서도 세르비아와 프랑스, 그리스,그리고 호주에 주목하며 이번 월드컵을 시청 중이다.

괴수로 불리는 NBA 2018-2019시즌 MVP 야니스 안테토쿰보가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선언하며 이끄는 그리스.

토니파커가 은퇴했지만 그 자리를 프랭크 닐리키나가 메꾸며, 니콜라스 바툼, 에반 포르니에 등의 윙맨 자원과 Defensive Player of the Year를 쉽게 가져가는 NBA 최고 수비형 센터 루디 고베어가 버티는 전통 강호 프랑스.

그리고 벤 시몬스의 불참 선언에도 불구하고 델라베도바, 에런 베인스, 조 잉글스, 패티 밀스, 앤드류보것이라는 준수한 NBA 선수들로 BEST5를 꾸릴 수 있는 다크호스 호주.


2라운드에 세 팀이 모두 남아있는 만큼 주목해보면 재밌을 듯 하다. 필자의 픽이다!


오늘 메인으로 다룰 팀은 필자가 생각하기에 미국과 가장 겨룰 수 있는 우승후보 세르비아이다. 현재 파워랭킹에서도 미국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파워랭킹은 실제 랭킹과는 사뭇 다르게 이해해야 한다. 각 팀이 최근에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최근의 지표에 집중하여 판단하는 순위표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세르비아에는 현재 NBA에서도 현역 최고의 센터 중 하나로 평가받는 니콜라 요키치가 있다. 1번, 4번,5번을 모두 플레이 할 수 있는 올어라운더 자원이다. 패싱센스가 웬만한 포인트가드들보다 좋다는 평가도 수두룩하다. 그렇다고 골밑에서의 존재감이 약하냐, 절대 아니다. 그런 요키치가 본인의 득점보다 팀원들의 득점에 집중하며 사령관 역할을 도맡으니 세르비아의 팀 케미스트리는 좋을 수 밖에 없다.

센터 니콜라 요키치(좌)와 슈터 보그단 보그다노비치(우)

주요 득점 자원 중에는 보그단 보그다노비치라는 슈터가 있다.  새크라멘토 소속인 보그단은 빠른 슛 릴리즈와 높은 타점으로 리그에서도 소위 '좀 치는' 슈터이다. 유럽 출신답게 국제 무대에서는 더욱 활약하는 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NBA 선수들이 늘 국제무대와 리그의 차이를 수비에서 뽑는다. 괴물들이 모인 곳에서 뚫어야 할 수비와 한 단계 낮은 국제무대의 수비는 확연히 다르고, 이런 차이에서 가장 이득을 보는 것은 아무래도 슈터들이기에 보그단의 이번 월드컵 활약도 어마어마하다.


이들을 받쳐주는 선수들도 굉장히 많다. FIBA에서는 대개 센터 한 명 중심으로 굴러가는 팀들이 많다. 농구에서 키가 중요한 요소이긴 한 만큼 키 큰 센터 한 명이 있으면 아무래도 옵션이 많아지는 법이다. 우리나라도 하승진이 그 역할을 예전에 했었고, 지금은 언더사이즈이지만 라건아를 중심으로 팀이 움직인다. 이란의 하다디도 마찬가지.

그러나 이 업계에서의 탑은 세르비아의 보얀 마리아노비치이다. 어느 순간부터 NBA에서는 개그 캐릭터가 되어가지만 2미터 21의 큰 키에 NBA에서도 경쟁력을 갖는 보드 장악력과 마무리능력은 다른 국가에게는 재앙일 뿐이다. 뿐만 아니라 새크라멘토에서 보그단과 같이 뛰는 비엘리차나 독일리그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요비치 또한 팀의 주요 득점 자원이다.


미국이 1차 조별리그에서 호주에게 일격을 맞고, 터키와의 경기에서도 고전한 만큼 순탄치 않은 길을 걷고 있는 반면, 세르비아는 1차 조별리그에서도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였고, 심지어 2라운드에서도 강팀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단번에 2위 경쟁으로 몰아세우며 위상을 드높이는 중이다.


뎁스와 국제 무대에 대한 이해, 그리고 개개인의 실력을 모두 고려하였을 때 미국에 가장 견줄 수 있는 우승후보는 세르비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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