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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 주는 사람

by 기공메자

<작가의 생각 한 줄>

"글은 혼자 쓰는 기록에서 시작하지만, 함께 읽힐 때 비로소 삶의 방향이 된다."


책 『불꽃 속에서 문학을 피우다』를 출간한 지 어느덧 1년을 앞두고 있다.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매일매일이 감사의 연속이었다. 출간 이전까지 글쓰기는 오롯이 혼자의 일이었다. 책상 앞에 앉아 문장을 붙들고 씨름하는 시간은 고독했고, 결과는 언제나 불확실했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았던 이유는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나를 지탱해 주었기 때문이다. 글은 나를 정리했고, 나를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책이 세상에 나온 뒤, 글의 성격은 조금 달라졌다. 블로그 이웃들이 책을 읽고, 자신의 언어로 리뷰를 남겨주기 시작했다. 그 글들 속에는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각자의 삶과 선택, 고민이 담겨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작가 이전에 한 사람의 이웃으로 연결되었다.


누군가가 내 글을 기다려 준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큰 책임이었다. 그 기다림은 부담이 아니라 방향이 되었다. 대충 쓸 수 없게 만들었고, 더 진심으로 쓰게 했다. 글은 성과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임을 다시 배우게 되었다.


온라인이라는 공간은 참 묘하다. 얼굴도 모르고 목소리도 알 수 없지만, 한 문장과 한 댓글에서 체온이 전해진다. 때로는 가족에게도 하지 못한 이야기를 이웃 블로거의 글 아래에 조심스럽게 내려놓는다. 그 신뢰가 이 공간을 지탱하는 힘이다.


이제 1만여 명의 이웃이 생겼다. 오프라인에서 만난 분도 있고, 여전히 닉네임으로만 알고 있는 분도 있다. 그러나 이름보다 더 깊이 마음이 닿는 경우가 많았다. 누가 썼는가보다, 어떤 마음으로 썼는가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은 거창한 계획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하루에 한 줄이라도 쓰는 선택, 한 편의 글을 끝까지 읽는 태도, 댓글 하나에 진심을 담는 습관이 쌓이며 삶의 밀도가 달라졌다. 같은 24시간이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나는 성공을 빠른 성취로 정의하지 않는다. 꾸준히 자신의 기준을 지켜내는 힘, 흔들리면서도 다시 돌아오는 태도, 관계를 소모하지 않고 쌓아가는 방식이 진짜 성장이라 믿는다. 이 믿음은 독자와의 교류 속에서 더욱 단단해졌다.


글을 쓰며 나는 계속해서 배우고 있다. 나를 성장시킨 것은 조회수도, 결과도 아니라 함께 나눈 시간과 마음이었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이 자리에 앉아 문장을 적는다.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

당신이 오늘 선택한 작은 태도 하나가 내일의 삶을 바꾼다. 읽고, 쓰고, 공감하는 이 조용한 반복이 결국 가장 확실한 자기계발이다.


<이웃의 공감 댓글>

작가님, 벌써 3년이 되셨네요. 그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소통하고 인연이 된 분들이 벌써 8천 분이나 되었습니다. 혼자 책을 쓰시며 외로웠던 시간도, 출간 이후의 허전함도 모두 지나오셨기에 이제는 응원을 담은 리뷰와 후기를 통해 감동을 선물로 받으시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 말씀처럼 이곳은 가족에게조차 쉽게 하지 못한 속마음을 조심스럽게 남겨둘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더 빠르게 마음의 빗장을 열고 자연스럽게 소통을 이어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글이 독자에게 닿고, 그 마음이 다시 메아리처럼 작가님께 돌아오는 순간, 참으로 감동이 가득한 장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의 답글>

정성스러운 댓글 고맙습니다. 글 하나를 쓰는 것보다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말씀해 주신 것처럼 이곳은 가족에게조차 꺼내지 못한 마음을 살며시 내려놓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더 깊은 공감과 진솔한 소통이 이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따뜻한 인연 속에서 님과 마음을 나누며 함께할 수 있어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이 응원의 마음을 깊이 간직하며 앞으로도 더 좋은 글로 보답드리겠습니다.


<작가노트>

출간한 지 1년을 앞두고 이웃들의 리뷰를 다시 읽으며 고마움이 차올라 이 글을 쓰게 되었다. 글이 나를 성장시킨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연결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는 마음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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