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넣고 다니는 이름

by 기공메자

<작가의 생각 한 줄>

"사랑은 무엇을 더 채우는 일이 아니라, 이미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태도이다."


① 장모님의 가방이 눈에 들어오다

나는 4년째 장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다. 퇴직 후에는 장모님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자연스레 많아졌다. 그 시간 속에서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장모님의 작은 습관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마음에 오래 남은 것은 장모님의 가방이었다.


② 나누고 싶은 마음

장모님은 올해 아흔이다. 기억은 예전 같지 않지만, 누군가를 챙기고 싶어 하는 마음만큼은 여전히 또렷했다. 노치원에서는 간식거리를 가져오지 말라고 했고, 아내는 그 규칙을 지키기 위해 늘 가방을 살폈다. 그러나 장모님은 땅콩이나 과자, 껌을 가방 깊숙이 넣어 두곤 했다. 누구에게 주려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나누고 싶다는 마음만은 분명히 담겨 있었다.


③ 비워진 가방, 남겨진 마음

며칠 전 아내가 조심스럽게 간식을 가져가지 말자고 말하자 장모님은 시무룩해졌다. 그날 저녁 가방은 정말 텅 비어 있었다. 아내는 안심했지만, 내 눈에는 어딘가 허전해 보였다. 비운 가방 속에 담기지 못한 마음도 함께 비워낸 것은 아닐지 마음이 쓰였다.


④ 한마디에 담긴 평생의 사랑

다음 날 아침, 장모님은 가방에 넣고 다닐 만한 것을 달라고 하셨다. 아내가 농담처럼 자신을 넣고 다니라고 하자, 장모님은 “니는 늘 내 마음 속에 넣고 다니고 있지”라고 답하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멎는 듯했다. 장모님은 간식 대신 사람을, 물건 대신 관계를 안고 살아오셨다. 세월이 길어질수록 사랑은 더 단순한 형태로 남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⑤ 사랑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

우리는 사랑을 거창하게 생각해 왔지만, 장모님의 한 문장은 그 믿음을 바꾸어 주었다. 누군가를 마음에 넣고 다닌다는 것보다 더 큰 선물은 없다고 느꼈다. 가방은 비었지만 장모님의 마음은 이미 가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랑은 들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안고 다니는 것임을 배웠다. 오늘은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마음에 넣고 다녀야겠다고 다짐했다.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

사랑은 크기로 증명되지 않는다.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태도로 전해진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배움이다. 오늘의 동행이 내일의 가족을 만든다.


<이웃의 공감 댓글>

작가님, 새벽에 한 번, 지금 또 한 번 울었습니다. 엄마에 대한 글을 쓰며 한 번 울었고, 장모님의 사랑을 보며 다시 한 번 울었습니다. 저는 아내님만큼 엄마께 살갑게 해드리지 못한 딸입니다. 그 상황에서 저였다면 그렇게 예쁘게 말씀드리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엄마나 작가님의 장모님이나 사랑은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엄마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의 사랑이 늘 그런 것임을 알면서도 제 마음에는 자꾸 부족함이 남습니다. 어제 돌아서 오는데 엄마가 너무 작아 보였습니다. 열흘 전 시술 이후로 더 늙어 보이셨습니다. 더 살갑게 챙겨 드렸어야 했는데 올라올 때마다 후회가 남았습니다. 오늘 댓글 창을 열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가방에 맛있는 것을 넣어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작가의 답글>

이웃님의 사랑은 표현이 서툴러도 이미 마음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저는 분명히 느낍니다. 엄마이기에 가능한 사랑이고, 딸이기에 더 가슴 아픈 후회가 함께 남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이렇게 마음 아파하고 눈물로 기억하는 그 마음 자체가 이미 가장 큰 효도입니다. 다음에 뵐 때 가방에 맛있는 것 하나 살짝 넣어 드리면, 그 마음만으로도 사랑은 충분히 전해질 것입니다. 저도 함께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편안하고 행복한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작가노트>

장모님의 한마디가 오래 마음에 남아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노년의 사랑이 얼마나 단순하고 깊은지 느끼는 순간이었다. 돌봄의 시간 속에서 내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 글은 사랑을 다시 정의해 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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