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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 은 작가 May 22. 2017

한 명

위안부 소설이야기

My book story


#한_명


김 숨 작가가 쓴 위안부 장편소설이다.

#소녀상 이슈가 있을 때마다 가슴 아픔은 있었지만, 온전히 내 아픔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그러다가 동네 작은 책방 사장님이 “너무 업무 관련 책만 보지 말고, 이 책도 한 번 읽어보세요.”해서 읽게 된 책 이었다.


지난 얘기지만, 2월부터 대상포진이 심해서 많이 아팠고,

겉모습은 멀쩡해 보여 간혹 오해도 샀지만, 아프면서 책을 계속 볼 수 없었다.

더욱이 #한_명 이란 책을 읽고 나서는 다른 책이 쉬이 읽히지 않았다.

뭐랄까, 이 소설의 먹먹함 때문에 선명함과 결론이 나와 있는 책을 들기엔 그냥 알 수 없는 미안함이 있었다.


그래서 한동안 책 읽고 쓰는 리뷰를 멈춰었다.


내가 아니지만, 내 딸들의 이야기에 슬프고, 슬프고 또 많이 슬펐다.


내가 처음 위안부라는 단어를 접한 건 어린 시절 #여명의_눈동자 라는 드라마에서였다.

여주인공이 위안부였으나 그 안에서도 우정과 사랑이 있었으며, 아이를 낳아 기르고 해방이 되어 그 아이 아빠와 함께 마주 할 수 있었던 내용이었다. 물론 최대치와 인연이 닿지 않았지만, 아주 멋진 자상한 남자가 나타나 아이의 아빠 역할을 해준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위안부에 대해 객관적으로 주입된 진실에 가까운 내용은 이 소설책을 읽고 나서부터 인 것 같다.

단순히 성적 노리개 이상이었다.

인간성 말살에 가까운 일제의 만행에 지금 내 자매들이 겪고 있는 일처럼 억울하고, 불안하고, 아팠다.  


되돌릴 수 없는 그 사건 앞에서 진심으로 일본이, 그때의 일본남자들이 무릎 꿇고 두 손 모아 싹싹 빌어도 부르르 떨며 주먹 쥔 두 손으로 그들의 얼굴에 “퉤”하며 침을 뱉은 후 모멸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소설은 위안부 할머니 중 마지막 생존자가 인공호흡기로 겨우 숨을 연명할 때 숨어 있던 “나”라는 또 다른 위안부가 역사적 증인이 되려고 그 병실을 찾아가는 것으로 끝났다.

내 잘못이 아닌데도 평생 치욕스러워하고, 숨어 지내야 하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들어낸 자궁으로 아이도 가질 수 없고, 결혼은 상상 할 수도 없었던 그 소녀들…….

봄이면 진달래 꽃 따고, 여름이면 냇가에서 고둥 잡던 그냥 열두 살 아이들…….

우리 집 둘째가 올 해 딱 열 두 살인데, 위안부 할머니들이 할머니로 보이지 않았다.

열두 살, 열세 살 소녀로 내 딸 아이라고 감정이입이 되면서 세월호의 아이들 마냥 80여 년 전의 그 소녀들이 만주행 열차를 타고 간, 조선의 아이들로 보였다.

엄마를 뺏기고, 형제들을 뺏기고, 청춘을 뺏겨 소녀들은 이름을 숨긴 뒤 이 대한민국에서 죄인처럼 살아왔던 우리의 딸들 이었다…….

내가 생각하고 상상했던 이상의 내용이라 소설을 읽으며 구역질이 여러 번 났었다.

그래도 나만 읽어선 안 될 책이라 생각해 이렇게 오래간만에 북리뷰를 남긴다. 이 책은 용기가 필요했던 북리뷰였다.

한 번쯤은 역사 앞에서 소설이라는 도구로 조금이라도 덜 구역질나게 쓰인 이 역사를 모두 읽어보면 좋겠다 싶다.

내용이 너무 잔인하여 중학생들까지는 권하지 않고 싶은 책입니다.

최소 고등학교 2학년 이상 된 생각 있는 학생들이 보며 좋을 듯하다.

왜냐하면 우리의 소녀들을 위해서 말이다.

#소녀상, #위안부, #역사, #역사소설, #일제만행, #반성_사과_회개_없는_미래는없다

#반성없는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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