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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 은 작가 Apr 27. 2016

인생 산책 중 사색한 두 단어! 利用과 活用

  

며칠 전 유명한 K강사의 강의를 두 번이나 들을 기회가 있었다. 한 번은 회사에서였고, 또 한 번은 무료 초대 특강이었다. 두 번의 메시지가 동일하였는데도 각각의 울림이 있는 강의였다. 두 번씩이나 강의를 듣다 보니 강사가 사용하는 단어조차도 예사롭지 않게 들렸다.


강의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에 한 청중이 질문을 했다. 그녀는 캄보디아 인이며 한국인 남편과 결혼했지만, 현재 이혼한 상태이며 아이는 시댁에서 키우고 있다고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그녀가 스스로를 캄보디아인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아무도 그녀가 외국인일 거라 생각을 못했을 만큼 우리말이 자연스러웠다.

그녀가 한 질문은 아이를 만날 방법을 알려달라는 거였다. 
자신의 인생을 이렇게 힘들게 만든 한국이 싫고, 시댁이 싫고 남편이 밉다는 거였다. 하지만, 소통을 통해 아이를 만나보고 싶은데 어떻게 시댁이나 남편에게 다가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였다.


나는 저 유명한 강사가 어떻게 대응할까 너무 궁금했다. 누구나 다 아는 소통 강사! 그는 정말 어떻게 청중의 마음을 읽는 소통을 할까? K강사가 그녀에게 일단 한국에서 한국인의 타민족에 대한 배타적 성향으로 상처받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자신도 알코올 중독자에 소통이 불통이 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늘 남을 경멸하는 말투의 환경에서 자랐으며 오히려 정상적이지 않은 가정에서 자라다 보니 오늘날 소통의 강사가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생을 살면서 각양 각인에게는 저마다의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인생의 어려움 앞에서 이용당할 것인지, 내가 그 어려움을 활용해서 훗날 일화로 사용할지는 그 여성분이 선택하는 것이며 우리가 선택할 몫이라 답변을 했다. K강사의 답변을 듣는 순간 내 손은 스마트 폰으로 빠르게 검색을 시작했다. 이용(利用)과 활용(活用)의 사전적 의미를 다시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즉 이용(利用)이란 필요, 이익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며, 활용(活用)은 살려서 잘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뜻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고유어이건 한자어이건 우리 조상들이 사용해온 단어들의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K강사는 그녀에게 지금의 환경에 이용당하지 말고, 지금의 환경을 활용하라고 보편적이면서도 적극적인 답변을 해준 것이었다. 이용과 활용이라는 두 단어를 듣는 순간 내가 그 단어의 주인이 되고싶어 내마음의 밭에 뿌리를 내리게 했다. 그리고 두 단어는 뿌리를 내려 생각 나무를 자라게 했으며 나로 하여금 조금은 창조적인 사람이 되고자 하는 생각에 이르게 했다.

우리는 누구나 다 안다. 내 앞에 있는 현실에서 좀 더 나은 삶을 꿈꾸고 열심히만 노력하면 무언가는 이뤄져 있다는 것을…….

그런데 다들 꿈꾸고 열심히 하는 것이라는 기준이 너무 주관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다들 현실과 타협하는 것을 넘어 지금 이 현실에 이용당하여 쓰러지고 넘어지면서 그 상처에 대한 분노와 우울함을 가진다.

나이가 들수록, 책을 읽을수록, 경험이 많을수록 우리는 어른 됨의 기준을 주어진 환경을 살려서 사용하여 창조적인 삶을 그려나가는 것이라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의 교육에서는 융합 창의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교과 간 경계가 무너진 융복합적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시대라고 하면서 우리는 왜 부정적 환경과 긍정적 환경을 버무려 창조적으로 활용하기를 꺼려할까? 성향의 차이? 성별의 차이? 나이와 학력의 차이? 아닐 것이다. 핑계를 보자면 우리들은 창조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일 것이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적용하지 못하고, 한국인과 외국인으로 민족을 나눠버리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현재를 살고 있어서 일 것이다. 이용과 활용이라는 두 단어에서 시작한 사색의 결론은 우리는 삶을 살면서 우리의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용을 쓸 것이라 아니라 이 환경을 그대로 버무려 활용하는 창조적인 인생을 살아보자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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