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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 은 작가 May 03. 2016

비오는 날 절두산(截頭山)에서


비가 내려 합정역 주변을 몇 바퀴씩 돌았다.

합정역에서는 좀 떨어져 있는

공영 주차장마저 주차할 곳이 없어

공익요원에게 안내 받은 곳이

절두산 주차장!    


비가 와서 그런지 한강 옆 절두산 성지에

주차하는 것이 왠지 꺼림칙했으나

가뜩이나 사무실 들어가기 싫은 참에

잘됐다 싶어 운전대를 돌렸다.

절두산 주차장으로!   

 

지금 나는 주차할 곳이 없어 화가 났고

무언가 억울하고 짜증이 났다.

그런데 회사 일은 재미있다.

업무의 성과를 내는 재미도 있다.

그런데 나는 화가 났고,

억울했고, 짜증이 났다.

그런데 지금 나는 절두산 주차장!    


합정역까지 노트북을 들고

뛰어가야 할 판이다.

회사 일이 재미있고

업무 성과를 내야하니

노트북을 들고 뛰어야 한다.

절두산(截頭山)에서!    


회사 절두(截頭) 명단에 혹여나 들어갈까

나는 절두산에서 사무실까지 뛰어가려한다.

형장의 이슬로 사로진 그들!

그들의 청춘을 바치고 인생을 바친

누군가는 신의(信義)가 있는 이곳!

지금 이곳에서 일이 재미있어

회사까지 나는 뛰어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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