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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 은 작가 Jun 27. 2016

과연 진실이었을까?

몽테뉴의 수상록을 읽다가 불현듯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라서...

몽테뉴는 수상록에서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을 남겼다.

죽음 앞에서는 내 말들이 입에서 나왔는지 가슴에서 나왔는지

그때야 비로소 알게 될 것이라고 고백했다.

글쎄...

인생에 대해 39살에 사색을 하며 수상록을 남긴 저자와 달리

치매를 앓다가 노환으로 세상을 떠나신 우리 할아버지


손녀라면 취중에도 요구르트를 챙기셨던 우리 할아버지

그분의 마지막은 가슴의 말이 아니었다.

때론 바늘 같고,

때론 송곳 같아 아버지 가슴에, 내 가슴에 구멍을 내었다.


우리 부녀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말은 입에서 나온 말이지

가슴의 말이라고 인정할 수 없었다...

나는 감히 할아버지의 죽음을 이렇게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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