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카톡이 울렸다.
회사 출근 전부터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운전 중이라 폰을 확인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무생물의 기계에서도 기운이 느껴지는 걸 아는가?
신호 대기 울렸던 카톡 메세지를 보았다.
엄마가 오늘 아침 7시에 천국으로 떠났다고
아이가 메세지를 보내 왔었다.
그 아이는 회사 생활을 하기 전 내가 한 번씩 공부를 봐주던 학생이었다.
얼마 전까지 아이의 진로문제를
그 아이 엄마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건만
3주 전 호흡 곤란으로 응급실에 입원 후
그렇게 아이의 엄마가 천국으로 떠났단다.
부모도 아니고, 형제도 아닌 그 아이 엄마일뿐인데
부고소식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래서 그 아이에게 바로 전화를 했다.
운전 중이었다.
그런데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어서 그냥 같이 펑펑 울었다.
당장이라도 그 아이 엄마가 누워있는 곳으로 달려가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아이의 여동생은 이제 열한 살
같은 열한 살 딸을 키우다 보니 그 여동생의
사춘기가 걱정이 되었고,
초경이 걱정이 되었다.
여자 엄마 없이 맞이하게 되는 그 여동생의 초경
그 성스러운 순간을 기뻐해주지 못하고 떠난 그 아이 엄마
출근해서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것 같았다.
갑자기 그 아이 엄마와 주고받았던 문자도 한 번 봤다.
그 아이 엄마의 sns 스토리도 봤다.
아이들 웃는 모습을 올리고 "예쁘다", "사랑스럽다"라고 글을 남긴 그 아이 엄마
순간순간 울컥해지고 먹먹한데,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회사 업무를 봤다.
치열한 보고서를 써서 보고 했고,
점심을 먹을 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쌈밥을
잘 싸 먹었다.
그 아이 엄마! 나와 같은 동네에 사는 아이들 친구 엄마!
일상에서 늘 보던 그 아이 엄마를 보내고
나는
꾸역꾸역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