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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 은 작가 Jan 01. 2017

나는 화장한다.

나를 창조한 이 누구일까?


정자를 제공한 아버지와 난자를 제공한 어머니

그리고 창조주


아침마다 거울을 본다.

아버지 어머니의 유전적 결합체를 나를

그리고 창조주의 피조물인 나를


아름답다 아름답다 세뇌시켜보아도

눈썹을 다듬어 본다.

피부를 정리하려고 파운데이션도 얇게 펴서 바르고

아이섀도를 칠해본다.

그리고 생기 있어 보이려고 볼터치까지


하지만 가장 경건해지는 순간은

바로 마스카라를 칠하는 순간

거울에 가장 가까이 얼굴을 가져다 대고,

눈은 반쯤 내려 깔고

입술도 반쯤 벌린다.

그 순간 부모에게 받은 유전적 결합체인 내가

가장 아름다워 보인다.

그리고 창조주의 최고의 작품이라는 걸 잠시 인정해본다.


그래서 나는 화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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