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 은 작가 Dec 12. 2016

사랑 앞에서

사랑에 빠지는 일은

교통사고처럼 예측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내 주변인들을 질서 정연하게

정리해놓았다.

내 방을 정리하듯


늘 있어야 하는 곳에 물건이 없을 때 오는

실망과 짜증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

제 자리에 정리를 해두려 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사람들을....


예측할 수 없는 일상이 싫어

주변인들도 모두 제 자리에 두었다.

나만의 관계 계산법으로 거리를 측정하였고,

나만의 관계 측량법으로 관계의 깊이를 정리하였다.


그런데 내가 정리 정돈하고 앉힌 그 자리에

그는 없었다.

그는 내 관계 계산과 측량으로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와 나와의 감정의 교류로 그 자리에 있기도, 앉기도 하며

멀리 가 있기도 했다.

내가 정리할수록 그들은, 

그는 그 자리에 없었다.

정리하면  잘할 수 있을 줄 알았는 사랑도

실망만 커지고,

다시금 예측할 수 없는 모든 현상 앞에 나는 한낱 작은

미물로 그냥 오롯이 다 받아들여야 한다.

사랑 앞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설레는 것은 중독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