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을 할 때 그를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스무 살 시절 연애를 막 시작할 때도
상대를 기다리는 순간에도 설레었다.
내가 그의 눈에 멋있게,
혹은 예쁘게 보일지를 생각만 해도 설레었다.
그러다 그 설렘을 주던 사람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첫 아이를 가졌을 때도 설레었고,
그 아이를 낳아 내 품에 안고 초유를 먹일 때도
설레었다.
그리고 설렘이 사라진 지금
설렘 금단 현상으로 때론 화가 나고
때론 꼴도 보기 싫을 때가 있다.
지독한 금단 현상을 겪는 중이다.
한때는 설렘이 끝나면
사랑도 끝이라 생각했다.
설렘이 곧 사랑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설렘은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의 작용이며
그 감정의 중독에 빠지게 된다는 거다.
설레는 것은 중독이며,
내 곁에 있는 이에게서
더 이상 옥시토신이 분비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잘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때론 설레는 것에 대한 금단 현상을 겪지만,
우리는 누구보다
더 잘 사랑하고 있다.
더 이상 중독되지 않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