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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에이 Nov 03. 2019

45. 팥배나무, 매혹

다 같이 도서관 다녀오다 아파트 단지에서 작은 열매가 열린 나무를 발견했다. 잎은 색이 변하고 말라서 떨어지고 있는데 열매가 익어가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다.

큰 나무만 보고 살다 작은 꽃들을 보지 못하고 살았다. 그래서 요즘엔 작은 꽃들만 찾아다녔더니 큰 나무를 놓치고 산다.
하늘을 보니 땅을 보지 못하고, 땅을 보니 하늘을 보지 못한다.
내가 어디를 보는지를 깨닫지 못하면 내가 보는 게 세상이라 착각하고 살게 된다. 보고 또 봐야 하는 건 언제나 나.

빨강보다는 연하고 주황보다는 진한 작은 열매가 여물고 있는 나무의 이름은 팥배나무였다.

열매의 색이 오묘하다 했는데 노란 붉은색이란다. 어쩜.
이 열매는 지금부터 봄까지 가지에 매달려 있단다. 지금은 잎과 함께 있지만 겨우내 잎사귀 없이 열매만 대롱대롱 매달려 있을 거라니 잘 지켜봐야겠다.

꽃말이... 매혹이다!
해가 지고 가로등 불빛에 비친 이 열매들을 보고 있자니 이 꽃말이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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