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멋지게 물들었던 벚나무의 잎이 다 떨어졌다. 떨어진 자리에 겨울눈이 자리 잡았다.
단 며칠 만에.
초록이 붉고 화려하게 변하더니 모두 떨어졌다.
이파리를 떨어뜨릴 때 나무는 잎의 둥치 부분을 정확하게 끊어낸다고 하던데. 그 정확함은 내년 봄이 필 꽃자리를 마련하기 위함인 것 같다.
입을 꾹 다문 채 잠든 것 같은 겨울눈.
봄이 되기 직전, 겨울눈 끝에 에너지가 차올라 꿈틀거리겠지. 벚꽃보다 더 좋아하는 그 장면.
겨울눈을 보니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