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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에이 Sep 25. 2019

5. 애기똥풀, 모유가 나와요

아이 등원 길.
노란 꽃 두 개가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었다.
지난번 산철쭉을 찍은 곳이라 산철쭉의 꽃인가, 하다가 철쭉은 봄에 핀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아이와 앉아서 자세히 들여다봤다.
산철쭉 무더기 사이를 비집고 좀 더 연한 잎들이 나 있었다.
그 잎의 줄기를 타고 고개를 내민 노란 꽃.
본 것도 같고 알 것도 같았다.

애기똥풀. 아 맞다!
첫째 아이가 유치원 산에서 처음 알게 된 꽃이라며 이야기해줬었는데. 5년이면 잊을 만도 한 건가. 이렇게 까먹다니.

꽃말이, 엄마의 사랑과 정성, 이란다.
아아, 하필.
까먹지 말았어야 할 꽃을 까먹은 느낌이 확~ 든다.

줄기가 비어있으며 흰색을 띠는데 상처를 내면 귤색의 젖 같은 즙이 흘러나온단다. 꽃말과 만나니 모유가 생각난다.
귤색의 즙이 애기똥, 같기도 하고 엄마의 모유 같기도 한가보다.

이미 핀 두 송이 옆으로 두 개가 또 준비하는 것 같아 은근 기대가 된다. 예쁘다. 내가 좋아하는 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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