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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에이 Sep 25. 2019

6. 토레니아, 엄마의 보라색 치마

오늘 오전 횡단보도에서 신호 기다리다 만난 토레니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횡단보도 곳곳에 놓인 걸 자주 봤는데 이름은 몰랐더랬다.

플백을 하니 이름도 찾아보고 꽃말도 찾아본다. 그러면서 참 별 거 아닌데 왜 특정 모드에서만 이런 게 가능한 것일까, 새삼스러워진다.

토레니아.
어릴 적 엄마가 입던 보들보들한 보라색 긴치마가 생각나던 촉감의 꽃이다.
5월부터 10월까지 개화기가 긴 덕분에 화성시의 간택을 받아 횡단보도에서 교통경찰 노릇을 하는 게 아닐까.

별명 중에 wish bone이 있었는데 뜻을 알기 어려워 찾아봤다.
닭이나 오리의 목과 가슴 사이에 있는 V자 뼈를 wish bone이라고 한단다. 이 뼈를 두 사람이 양쪽에서 잡아당겨 긴 쪽을 갖게 된 사람이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음, 좀, 뭔가 비릿한 말이다.

꽃말이, 가련한 욕망이다.

비릿한 별명과 꽃말보다는 엄마의 보라색 치마로 기억하고 싶은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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