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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에이 Oct 03. 2019

14. 달개비꽃, 불 켜진 전등

첫째 아이 친구네 놀러 가는 길.
아파트 옆 화단에 전등 같은 꽃이 작게 피어있다.
색도 오묘하여 파랑인지 보라인지 명명하기가 힘든 작은 꽃.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자세를 낮추어 속을 빼꼼히 들여다봐야만 했다.
두 아이와 고개를 숙여 엄마 치마 속을 들여다보듯 장난치며 꽃 속을 쳐다봤다.

필라멘트에 불이 켜진 듯도 하고, 콩나물이 자라 나오는 것 같기도 한 이 아이는, 달개비꽃이다.

엄마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달개비 꽃물을 받아가던 아기 개구리 이야기가 생각났다. 달이 뜨는 밤이면 이 꽃에서 꽃물이 떨어지는 걸까?

정식 명칭은 닭의장풀이란다.
닭의 벼슬을 닮아 그런 이름을 붙였다고도 하고,
닭장 옆에 많이 자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닭밑씻개도 있다는데.
키가 작은 꽃이니 실제로 그럴 수도 있겠다.

이 작은 꽃이 여성의 갱년기에 좋은 약초라는데.
10년 동안은 잊어버리지 말고 잘 기억해둬야지.



파란 달개비


쫑긋
새앙쥐
달개비가
바다 빛깔을
울타리 아래에
풀어 넣고 있어요.
여름을 내려놓고 있어요.

<꽃마중>이라는 그림책에 달개비꽃 시가 있어 적어둔다.
그러고 보니 달개비꽃이 생쥐를 닮은 거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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