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국립공원은 처음이지. 나의 첫 국립공원, 로키.
2017년 여름, 최고의 추억이 되었던 로키마운틴 국립공원. 지금의 나(?)를 만든 국립공원. 2017년도에 다녀온 뒤 2019년도에 다른 곳에 기행문을 써놓았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사진을 꺼내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라고 써져 있는데, 나는 이 기록을 2년이 넘은 지금 보는데도 여전히 좋다.
2017년 여름에는, 샌프란시스코 > 시카고 > 뉴욕 > 덴버로 여행을 하던 때다. 어머니와의 첫 여행에 호기롭게 2013년도에 잠시 지냈던 콜로라도를 가기로 했지만, 신들의 정원과 로얄고지브릿지만을 계획하고 방문했었다. 그러나 콜로라도를 떠나기 하루 전, 남쪽 푸에블로부터 북쪽으로 올라가는 동안 갑자기 경로가 수정된다. 그래. 여기까지 왔는데 언제 또 올지 모르니까 로키 한번 가보자. 2017년도의 로키 덕분에 나에게는 2018년도의 유타가 있었던 것이다. 국립공원에 대해 뭣도 모르는 상태에서 갔던 로키였다. 계획도 지식도 없던 나에게 국립공원이 이렇게 넓고 푸르다고 보여준 곳이다.
푸에블로에서 로키까지는 3시간 이상 걸렸고, 계획에 없던 운전이라 걱정이 되기로 했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게, 생각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 기존 걱정을 또 새로운 걱정으로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원거리를 걱정했었는데 웬걸, 가파른 길이 운전하기가 너무 무서웠으며, 5분마다 변하는 날씨가 문제가 될 줄이야.
먹구름이 껴서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은 날씨, 그래서 비가 오기 시작했고
또 어디로 가는 길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구름이 있고
소모임을 보기도 했나 보다.
로키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그랜비호수를 본다. 로키마운틴 이후 몇몇의 국립공원 여행을 다니며 이 사진에 대한 감흥이 사그라든 건 사실이지만, 이때 당시 나는 운전의 피로함도 잊어버릴 만큼 그랜비호수가 너무 멋있어서 차에 내려 엄청나게 사진을 찍어댔었다.
드디어, 로키에 들어왔다. 이상하게 길 한 곳에 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대포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 본능적으로 나도 내렸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이유를 알게 된다. 약간의 안개와 산 특유의 고요함, 사람들은 동물들을 구경하고 나는 그 둘을 구경하고. 동화 같았다.
동화를 뒤로 하고, 로키를 달린다.
콜로라도에 있는 동안, 문제없이 잘 달려준 내셔널렌탈에서 렌트한 고마운 Jeep.
고지대에는 아직도 눈이 보인다.
정확한 위치는 기억이 나지 않고, 기록해놓지 않아 모르겠다. 낭떠러지가 있던 어느 정상이었는데, 얼마나 좋았는지 뛰는 사진밖에 없다.
이때 전후로 비가 와서 그런지 고요하고 차분한 로키마운틴이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로키를 내려온다.
엄마는 아직도 이 랜드마크에서 찍은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쓰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