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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tter Dec 26. 2022

Antelope Canyon

최고의 화려함

2018년도 유타를 방문했고 그랜드 캐니언 노스림에 들렸던 적이 있다. 동선을 고려하면 엔텔롭은 방문하기 어려웠고 로컬 투어를 예약해야만 들어갈 수 곳이라는 것만 희미하게 알던 때였다. 올해는 인연이 되었는지 방문 2주 전에 예약을 성공했고 날씨, 가이드운 마저 도와줘 큰 추억이 되었다. (사실은 한 달 전에 다른 투어사를 예약했는데 로케이션등 고려했을 때 Dixie's lower antelope canyon tours로 급히 경로 변경을 했다.) 


엔텔롭은 나바호 보호구역이며, 22년 10월 중순 방문 기준 마스크 착용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었다. 바로 전에 다녀온 canyon de chelly 주변에서 와도 마찬가지로. 아마 지금도 유지하고 있을 것 같다. 팬데믹으로 인해 엔텔롭 관련 모든 투어(업체가 여러 곳 있으므로.)는 1년 가까이 아예 중단이 되었으며 작년 여름부터 재개가 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엄격히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메일을 받은 것처럼 green roof를 찾아갔고 green roof를 찾을 필요도 없이 황량한 사막에 자동차가 엄청나게 모여 있는 곳을 단번에 찾을 수 있다. 티켓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내부도 상당히 멋지게 잘 꾸며 놓았다.

10명의 관광객 당 1명의 가이드가 배정이 된다. 500미터 정도의 땡볕을 기분 좋게 아주 씩씩하게 걸어갔다. 들어가기 전 가이드분은 미끄러져 발생하는 사고 위험 때문에 내려가는 계단에서 사진을 찍어서는 안 된다며 신신당부했다. 과거 폭우가 내려 대피하지 못한 관광객이 사망했던 사고도 유튜브로 보여주며 안전을 특히 강조했다. 

계단을 다 내려가지도 않았음에도 언더그라운드의 기운이 느껴진다. 몇 계단만 내려가면 사진 속 그 멋진 웨이브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한 팀이 된 우리 10명은 한국, 스페인, 미국 , 중국 각기 다른 국가에서 왔지만 감탄의 언어는 와~uhh~ 로 일관되게 수렴한다. 거짓말처럼 이 계단으로 내려가기만 하면 다른 세상으로 전환이 되어버린다. 

계단에서 내려와 위를 바라보며 촬영한 입구는 비현실적이다. 

엔텔롭의 표면을 잘 표현한 사진이다. 만져보기 전까진 완전 딱딱한 돌덩이인 줄만 알았는데 막상 만져보면 만져지는 대로 흙이 흩어지는 수분감이 느껴지는 질감이다. 

LG UHD TV 광고에 나온 엔텔롭을 보여주는 가이드분. 나는 참지 못하고 손을 들고 말한다. 그 LG가 한국브랜드이고 나는 한국인입니다! 이 가이드분은 촬영하는 방법 등 친절히 잘 설명을 해줬고 직접 촬영도 해줬다. 구석구석 사진 찍느라 늦는 우리들을 잘 기다려 주기도 했다. 고마운 마음에 끝나고 팁을 드렸다. 

보는 각도에 따라 빛의 각도도 달라져 캐니언 밝기, 선명도가 달라진다. 실제로 보면 탄성을 자아내는 근사함이다. 

어느 블로그글을 보면 관광객이 너무 많아, 온갖 사람들이 본인이 촬영한 사진에 다 나왔다더라. 하는 글들이 많다. 가이드는 앞뒤 팀의 거리를 살펴보며 조절을 잘해주는 듯했다. 다행히 내가 방문한 시기에는 방문자가 그렇게 많지 않아 관람에 방해가 되진 않았다. 

인디애나존스(표현력의 한계에 부딪혀 너무 많이 인용되나 가장 적합한 상황적 표현임은 명백하다..)에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어느 요르단 사막 깊숙한 곳 같기도 하다. 좁은 길을 굽이굽이 이동하면서 빛이 들어오는 것을 바로 아래에서 전부 다 볼 수 있다. 자연이 빚어낸 최고의 걸작품이다. 물이 지나간 자리가 어떻게 이렇게 부드럽고 섬세하게 화려하게 남아 있는 것인지.

사진은 사진일 뿐이다.라고 얘기하고 싶은 곳이다. 좁은 협곡에서 바로 마주한 캐니언 내부가 어땠는지 사진이 전부 다 표현을 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오전 11시의 광선이 내리쬐어 따스한 협곡이 45분 동안 감싸고 있는 느낌이다. 그 어느 곳보다도 신비롭고 빛의 화려함을 보여주는 곳이다. 

투어를 마친 사람들이 빠져나오는 곳이다. 보기엔 작아 보시는데 작기는 하지만 빠져나오는데 무리가 없다. 1시간 미만의 시간 동안 사람이 자연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함을 모두 본 것 같은 느낌이다. 

현생(?)을 마주한 나는 잠시 쉬어 정신을 차려본다. 잠시 쉬고 Tuba city로 향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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