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재홍 Sep 28. 2019

동기부여

연구와 논문

자발적으로 목표를 향해 움직이게 만드는 게 동기부여 즉, 모티베이션(motivation)이라고 한다. 이 녀석 때문에 우리는 변화하고 발전한다. 나에게 동기부여는? 대표으로 연구와 논문이 있다.


지난 1년간 논문을 쓰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궁무진하다. 연구할 마음가짐과 체력 그리고 상황이 썩 좋지 않아서다. 연구라는 단어는 머릿속에만 맴돌고 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학생 논문지도가 감춰진 내 동기부여라는 싹을 찾아주는 듯하다. 연구의 즐거움.


학생들과 첫  만남부터 최종 논문 리뷰까지  생성된 파일을 확인하고 정리했다. 연구기간은? 벚꽃이 흩날리는 봄부터 가을이었다. 약 6개월 정도다. 하지만 시작하기 전 비공식적인 준비와 논문 종료 후 학회 발표와 추가 수정까지 합하면 대략 1년이 된다. 결국 알게 모르게 연구하고 논문을 쓰고 있는 샘이다. 다만 혼자 했을 때와는 다를 뿐이다.


아침 일찍, 점심시간, 퇴근 후 짬이 날 때마다 학생 논문을 수정했다. 최종 수정된 논문을 학생들에게 보냈다. 사실 수정해 줄 필요는 없지만 기록에 남기 때문에 손을 안 될 수 없었다. 오랜만에 논문에 집중하는 내 모습이 그려졌다. 연구 주제에 맞게 논문 전체가 최소한 내용을 갖추었는지 확인했다. 부족한 부분은 다른 자료를 참고해서 내용을 채워 넣었다. 꼼꼼하게 오타를 확인하고 논문을 처음부터 다시 읽고 또 읽었다. 잠시 생각했다. 논문을 확인하고, 생각하고, 정리하고, 쓰는 게  재미있다. 분명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나에게 논문 쓰기는 재미다. 하지만 내 논문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전문 학회 참석이 어려워졌다. 아마 직장 업무가 바뀌면서 이렇게 된 듯싶다. 누군가가 학회 참석하면 나는 일을 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함께 학회 참석은 어렵다. 그래도 학회는 친절하게 논문 초록을 내게 메일로 보내줬다. 퇴근 시간이 되었다. 나는 학회에서 보낸 메일을 열고 초록을 봤다. 이걸 다 읽을까. 아니면 다음에 읽을까. 항상 그렇지만 다음이라는 말은 다시는 보지 않을 버려진 물건과 같은 것이다. 나는 내용을 읽어보기로 했다.


발표 내용은 예전과 달랐다. 최신 유행에 맞게 인공지능에 관한 강화 학습(deep learning)과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어느 기관에서 중점적으로 수행하는지 알게 되었다. 주제는 다양하고 좀 더 전문화되는 경향을 확인했다. 즉, 단번에 쉽게 쓰게 될 연구가 아니었다. 어느 정도 폭넓은 전문지식과 공부가 필요해 보였다.


초록을 하나하나 읽을 때마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하고 싶다. 재밌겠다. 저럴 해 보면 어떨까. 무엇부터 해야 하지. 어떤 아이디어가 있을까. 쓰고 싶다.’ 내 안에 자발적 동기부여가 생기는 듯했다. 앞서 학생 논문지도를 하며 조금 싹트인 씨앗이 엄청난 속도로 자라고 있던 것이다. 나는 기억한다. 분명 올해부터는 연구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말이다.


동기부여가 말은 좋지만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무엇을 하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분명한 건 목표를 이루려면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셀프 동기부여는 오래가지 못한다. 반대로 예상하지 않은 무엇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자극은 꽤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지난 과거처럼 이것저것 다 해보겠다는 아마추어는 되지 말아야겠다. 생각하고 찾아야겠다. 탐험가가 되어야 한다. 연구를 하는 재미와 논문을 쓰는 재미. 이 두 마리 토끼를 찾아 나서야겠다.


[ 메인 사진 출처 : 포크포크 유투브 https://youtu.be/0BC10orcsaY ]

작가의 이전글 놀고 싶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