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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홍 Sep 25. 2019

놀고 싶지?

이곳은 직장 안에 작은 정원이다. 한창 업무 시간이라 주위에는 환자 또는 보호자가 많다. 우리 셋은 우연히 이곳을 지나갔다. 피로에 찌든 몸뚱이를 이끌고 작은 숲 속으로 걸어갔다. 길은 짧다. 무척  짧아서 나는 그냥 지나치기 아쉬웠다. 사진이라도 남기고 싶었다.


우리가 언제 함께 이 작은 길을 걸은 적이 있었나? 그것도 업무 시간에, 아마 처음? 우리에게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처참하게 노력한다. 생존을 위해서... 일이란 게임과 같다. 열심히 노력하고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허리가 아파도 필히 일어나야 한다.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무거워진 어깨를 참고 이겨내야 한다. 그래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우리 잠시나마 이런 작은 정원에서 면 어떨까? 한 손에 커피 한 잔을 들고 말이야. 근로시간 꼭 지키세요? 하며 압박하는 모든 것들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에서 자유를 만끽하자. 놀고 싶다. 그렇지? 너희들이란 함께 놀고 싶다.


야! 듣고 있지! 너희들 일만 하면 병 생긴다. 명심해. 우리는 말이야. 가끔 작은 정원이든 어디든 짧지만 휴식해야 해. 점심시간이면 항상 지친 몸뚱이를 이끌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좀비처럼 서성거리지 말자. 누군가 우리를 감시할 수 있어. 하지만 우리는 일벌레가 아니야. 그러니 일부러 시간을 만들어야 해. 지친 피로를 풀기보다는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말이야. 다시 한번 말할게. 신선한 고기만 찾아다니는 좀비는 되지 말자.


왜 자꾸 이런 말을 하냐고? 너희들이 좀비가 되면 분명 날 잡아먹을 것 같아서... 난 말이야. 다시는 좀비가 되고 싶지 않아. 일부러 서로 시간을 내자. 커피 한 잔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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